나는 한참 전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해보다가 'AB 슬라이드'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그란 바퀴에 양 옆으로 손잡이가 달려있는 그 운동 기구는 생소했고, 겉모습만 봐서는 어떤 부위를 운동한다는 건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
나는 인터넷과 유튜브에 이름도 생소했던 그 기구를 검색해보면서 사용법을 이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활용품 숍에서 AB슬라이드와 요가 매트를 구입했다.
'AB슬라이드'는 복근이 생기는 데 도움이 된다.복근을 만드는 데 가장 효과 좋은 운동 1위라고 한다.
처음에는 매일 300백 개씩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며칠 해보니 정말 터무니없이 무리한 목표라는 걸 깨달았다.
바로, 매일 100개씩 운동하는 걸로 낮췄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 사람인 지라 방 한구석에 요가 매트를 항상 깔아 둔다.
운동기구 준비하는 게 귀찮다는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서다. 요가매트만 깔아져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운동할 수 있으니까.
AB슬라이드 운동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1번. 바닥에 요가 매트나 수건, 담요를 깔아둔다.
AB슬라이드는 서서 할 수도 있고,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할 수도 있는데, 나는 무릎을 꿇고 한다.
무릎을 꿇고 하다가 좀 체력이 단련됐다거나 별로 힘들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서서 해도 된다. 초보자인 분들은 안전하게 벽이나 문을 앞에 두고 하는 것이 좋다.
2번. 무릎에 꿇고 손목이 꺾이지 않게 기구를 잡는다.
3번. 팔만 움직이면 안 된다.
기구를 쭉 뻗으면서, 동시에 몸을 움직여 체중을 실어야 한다. 고개는 과하게 들거나 숙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앞만 본다.
4번. 엉덩이를 쭉 빼지 말고, 배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끼면서 다시 처음 자세로 돌아온다.
말이 쉽지, 막상 하면 쉽지 않다.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신경 쓸 것도 많다.
엉덩이를 빼진 않는지, 어깨나 팔에 너무 힘을 많이 주고 있지는 않은지, 시선은 앞만 보고 있는지, 배에 힘은 잘 들어가는지 신경 쓸 것 투성이다.
처음에는 계속 자세를 맞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느라 한 번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얼른 하고 끝낸다.
AB슬라이드를 한 지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해보니 확실히 뱃살이 줄어들었다.
처음에 복근 생기는 데 제일 효과적인 운동 1위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 했는데, 직접 해보니 왜 그런 말이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은 경험해봐야 안 다더니, 뱃살이 빠지는 걸 경험하고 나니까 지금은 누구보다 더 그 말을 믿는다.
요가 매트와 AB슬라이드는 생활용품 숍에서 구입했다.
각각 5천원으로 두 개를 사도 겨우 만원이 들었다.
나는 운동기구를 사는 데 그렇게 큰돈을 들이지 않는다. 아령도 수십개를 검색해보고, 제일 저렴한 것으로 구입한다.
아무리 비싼 기구를 사도 내가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헬스장도 그렇다.
물론 그렇게 돈을 쓰고 강제적인 환경을 만들어놔야 운동을 하게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운동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다 돈만 날리게 된다.
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있고, 거절하면 무엇으로든, 어디에서든 운동할 수 있다.
사실, 난 헬스장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집에서 운동하고 있는 거지만 말이다.
그렇게, 만원 주고 산 요가매트와 AB슬라이드는 본전을 뽑고 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운동을 하고 왔다.
아마, 고장날 일은 없겠지만 고장날 때까지 쓸 것이다.
기구가 절반으로 두동강 나거나, 요가매트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찢어질 때까지. 앞으로 몇십 년은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 칼럼제공: 고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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