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 54.8kg
AFTER : 50.2kg
첫 아이 때 23kg, 둘째 때는 나름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25kg이 불었습니다. 둘째 출산한 날 몸무게를 쟀더니, 분명 아이가 3.5kg였는데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제 몸무게는 3kg밖에 줄지 않았더라구요.ㅋ 워낙 잘 붓는 체질이라 그랬나봅니다. 출산 후 2주 뒤부터 걷기와 스트레칭을 조금씩 시작했고 6주 뒤부터는 아이 잘 때 무조건 운동을 했습니다. 그래봤자 집에서 조용히 홈트나 사이클을 타는 정도였지만 그것조차 불굴의 의지가 필요했던 일이었지요.
그렇게 6개월 뒤 서서히 20kg이 빠졌지만 그 후 1년 동안이 정체기였습니다. 일주일 사이에도 4-5kg씩 왔다갔다 할 만큼 음식에 따라 몸이 쉽게 반응했습니다. 수유를 계속했기에 음식 조절이 어려웠고, 아이가 7개월 때는 심한 병을 앓으며 입원을 오래 하게 돼 제 몸의 리듬이 완전 무너졌지요. 아픈 아이 밤새 수유하고 난 아침이면 폭식증이 몰려와 엄청나게 빵을 먹어댔습니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식빵 한 줄, 던킨도너츠 12개 한 박스 통째로, 치킨 한 마리, 라면, 아이스크림, 과자 여러 봉을 앉은 자리서 한.번.에. 다 먹곤 했습니다. 그 습관이 1년 동안 수차례 반복되며 도전 다신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어졌지요. 그나마 몸이 이 정도 유지된 건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겠지만, 식습관을 바로잡지 않고선 도저히 정체기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도전 다신 30일을 지나오며 "먹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조금이나마 기른 것 같습니다. '식습관감량반'에 신청했을 때는 당연히 식단에 대한 미션과 관리를 해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식단은 자유라는 공지에 좀 당황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식단 미션까지 주어졌다면 왠지 일찌감치 포기했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30일만 하고 끝낼 일이 아닌데 앞으로도 꾸준히 챙겨야할 나의 식사를 나 스스로가 고민하고 선택하는 힘을 길러가는 그 시간들이 무척이나 중요했던 미션인 것 같아요. 함께한 그룹원들의 식단은 아주 유익한 예시들로써 많은 도움과 힌트가 되었고 말입니다.
저는 30일 내내 클린한 식단을 고수하지는 못했습니다. 폭식도 몇 차례 있었구요. 굳게 맘먹고 시작했는데 이런 상황들이 생기는 걸 보며 생각을 바꿨습니다. "아예 하지 말자, 참자"라는 생각이 제겐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주말엔 가족끼리 맛난 거 먹으며 행복해하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구요. 대신 그동안 생각없이 선택해왔던 식단들보다는 조금만 더 건강한 쪽으로 선택해보자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배달음식 세 번 시키던 건 한 번으로 줄이고 그 대신 좋은 재료로 요리해서 먹는 노력도 좀 하기루요.
또 그동안엔 폭식이 한번 시작되면 최소 4-5일은 지속됐지만, 이제는 그보다 좀 더 빨리 스톱할 수 있게도 되었습니다. 그건 30일이라는 약속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어찌됐든 완주는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서 4.6kg 정도 감량이 되었습니다. 목표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다른 분들 만큼의 대단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1년간의 정체기를 조금 벗어난 것 같아 보람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30일간 배고픔을 느낀 적 없이 아주 잘 먹으며 지내왔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해서 먹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을 테니 '너무 참는'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똑똑하게 잘 먹고 꾸준하게 운동하는 것, 그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한 달이었습니다. 특히나 놀라우리만치 대단한 절제력으로 식단관리와 엄청난 운동량을 소화해가는 우리 그룹방 님들을 보며 많은 걸 느끼고 배워갑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그토록 진지한 자세로 임해주신 분들과 함께였기에 30일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주차 때는 아이들 아프고 저까지 극심한 몸살이 이어지며 진짜 그만두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았었거든요. 식단 사진이며 글 등록하는 사소한 것 하나가 너무 부담으로 느껴질 만큼요.
징한 몸살이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그래도 운동을 손에서 놓고 있지 않으니 이만큼이라도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또 일주일 넘게 빵만 먹어댔을 상황이지만, 다신 도전의 습관으로 탄수화물도 줄이고 단백질 더 챙기려 애쓰고 있습니다.
다신 도전이 끝난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코치가 하루하루 식단+운동을 이끌어줬던 30일이 아닌, 나 스스로가 계획하고 이끌어온 30일이었기에, 미션이 끝난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 것이 바로 '다신 도전 10기'의 목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다신'에 감사드리고, 함께 등 토닥이며 걸어온 우리 식습관감량반 여러분들께 고생하셨고 감사한다는 인사말씀 올립니다. 얼굴도 모르는 서로였지만, 작은 하루의 일상들 공유하며 위로해온 지난 한 달이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좋은 성과가 나타났든 그렇지 못했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도전을 해보고 그 30일이란 과정 속에서 분명 한 가지는 느낀 게 있을테니 그걸로 충분치 않을까요. 함께해서 반가웠습니다. 모든 분들,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 만들어가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