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마음잡고 시작하는 마지막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언제부터 시작한건지, 살 빼야겠다는 마음을 언제부터 하기 시작한건지
정확하게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아마 첫 기억이 6살 때였나.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통통했던 내 몸을 비하하는 친척의 어떤 한 마디로 인해 처음으로 수치심을 느꼈던 것이,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졌던 때인 것 같다.
지금까지, 25살까지, 맛있는 음식들을 다이어트 생각없이 온전히 즐겼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항상 왜 나는 마르지 않은 걸까. 왜 나는 뚱뚱하게 태어난거지. 왜 나는 내 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거지. 왜 나는 떳떳하게 예쁜 옷을 입을 수 없는 거지. 왜 나는 옷 가게에서 사이즈를 말할 때 주저하는 거지. 왜. 도대체 왜.
항상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함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만 보면 한번쯤은 괜찮겠지 하며 합리화를 하고 먹어댔다.
언젠간 날씬해져서 꼭 노출있는 옷을 당당하게 입으리라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계획해놓은 운동시간만 다가오면 한번쯤은 괜찮겠지하며 합리화를 했고 드러누웠다.
그 한 순간을 참으면 될 것을, 그 잠시를 뛰면 될 것을 , 내 자신이 스스로를 살찌게 만들었다.
모든 게 나의 탓임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렸을 때부터 뚱뚱해왔다는 것 하나만을 가지고 나를 뚱뚱하게 태어나게 했다며 부모님을 원망했던 적도 있었다.
나의 식습관이 나의 운동습관이 100% 문제였으나 그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의 그 잠깐의 행복을 잃기 싫었던 것이다.
나는 내 몸에 대해 항상 부끄러워했고 부정하고 싶었다. 이제껏 몸매에 대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진 적이 없었다.
물론 날씬해지고 싶다는 욕구와 늘씬한 몸이 이상향인 나 스스로 때문에, 한없이 작아졌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했고, 남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내가 날씬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면, 나는 평생을 이렇게 스스로를 부정하고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살아갈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적게 되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몇 키로 쪘다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견하다고 느끼며 인정할 때까지,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그런 마음이 들어서 결국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