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래서 아침 식사는 딴 세상 이야기며 특히 스스로 끼니를 챙겨야 하는 싱글에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침 식사를 멀리하는 습관에서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몸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박설 과장의 도움말로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점심 식사까지, 빈 속으로 있어야 하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몸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특히 아침을 굶으면 대뇌 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다. 뇌가 활동하려면 포도당이 필요한데, 포도당은 식사를 하고 나서 12시간 정도 지나면 대부분 소모된다.
아침을 굶으면 점심 식사를 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뇌가 최적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더욱이 아침을 거르면 점심과 저녁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은 물론, 아침에 받아들이지 못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위의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아침 공복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 국립암연구센터와 오사카 대학 연구팀은 일주일에 아침을 주 2회 이하로 먹는 사람이 매일 먹는 사람에 비해 ‘뇌출혈’에 걸릴 위험이 36%나 높다고 발표했다. 뇌출혈은 고혈압 환자들이 걸리기 쉬운데, 아침 식사를 거르면 공복 스트레스로 혈압을 높여 뇌출혈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 5분의 아침 식사가 주는 에너지는 점심이 주는 에너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밤 동안 신진대사 활동으로 뇌도 공복 상태가 되기 때문에 에너지가 보충되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 밖에 아침 식사는 성인병 예방, 비만 예방, 충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아침 식사로는 밥이나 빵 등 당질 식품을 빼놓지 말고 먹도록 한다. 당질 식품을 먹어야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질 식품은 혈당치와도 관계가 있다. 혈당치는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너무 낮아도 신체 기능에 이상을 가져온다.
아침식사는 영어로는 ‘breakfast’, 글자 그대로 ‘공복(fast)을 깨뜨린다(break)’라는 말로 15시간 이상 되는 공복기를 멈추게 해 식사로써 대사작용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다.
아침을 굶으면 더 뚱뚱해 진다. 오전 내내 공복감에 시달리다가 점심을 폭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초대사율이 감소해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 오히려 체중이 불어나게 된다. 1년 동안 모으면 무려 7㎏의 체중에 해당된다.
밤새 담배 피우며 술 마시고 난 후 아침을 거르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 아침을 굶으면 더 위험하다. 담배는 혈중 피브리노겐을 상승시켜 혈액을 끈적하게 만든다. 아침에는 자연적으로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돼 혈소판(말초 혈액 내에 존재하는 유형 성분인 혈구의 일종으로 부착과 응집 과정을 통해 1차 지혈 기전을 담당하는 물질)양도 증가한다.
아침을 안 먹으면 혈소판이 더욱 증가한다. 여기에 날씨까지 춥고 건조해지면 뇌출혈, 뇌졸중, 심장마비의 위험성까지 있다.
● 건강관리협회 박설 과장 말하는 건강한 아침 식습관
"동물성 지방은 적게, 야채·과일은 풍부하게"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박설 과장은 건강한 아침 식습관으로 “동물성 지방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고, 야채 과일을 풍부하게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박 과장은 “지방 과다 섭취는 비만을 초래하고, 심지어 심장병까지 유발한다”며 “의학계에서는 지방 섭취량을 줄이도록 부단히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해야 한다”며 “되도록 복합 당질 식품(밥, 빵, 감자, 고구마 등)으로 열량을 섭취하고, 단순 당질식품(설탕, 케이크, 꿀, 사이다, 콜라 등)은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단백질 식품은 반드시 먹어야 하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은 고 콜레스테롤 식품(오징어, 새우, 달걀 등)은 피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또 “체중조절과 규칙적인 배변에 도움을 주는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으로 녹즙이나 과일주스 보다 생채소나 생과일을 먹고 흰밥보다는 잡곡밥, 식빵보다는 통밀빵을 먹는 것이 섬유소의 충분량 섭취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