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즐겨 보는 D사이트의 이보람 작가의 퀴퀴한 일기라는 웹툰에서 '빙의 다이어트(https://goo.gl/WcfJTu)'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내가 원하는 몸매의 소유자가 된 것처럼, 즉 내가 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먹는다는 내용입니다.
머리를 질끈 묶고 양푼에 비빔밥을 비벼먹던 모습, 대충 서서 식사 대신 빵이나 떡, 과자를 주워 먹던 모습에서 긴 머리를 풀고 예쁜 그릇에 아스파라거스와 계란을 우아하게 먹는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죠.
웹툰상에서는 예쁜 연예인이 먹방을 찍는 것처럼 '맛있는 음식들을 예쁘게 차려서 많이 먹고 결국 살이 찌고 말았다'로 끝났지만,빙의 다이어트의 저변에 깔린 심리상태는 다이어트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이어트는 장기전이고 마라톤입니다. 즐겁게 꾸준히 하지 않으면, 지속하기 힘듭니다.
다이어트 성공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다이어트를 잘 하다가도 직장에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학교에서 시험이 닥쳐오거나, 육아에 지쳐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날에는 보통 봉인 해제가 되죠.
이렇듯 심리상태는 다이어트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안한 상태에서는 음식을 더욱 많이 먹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티졸이 식욕을 증가시키고, 고열량, 고당질 음식을 찾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심리상태에 따라서 선호 식품도 달라집니다.
장래가 희망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건강식품을, 암울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패스트푸드를 각각 72%, 62% 더 선택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우울한 영화를 본 사람은 초콜릿을 더 많이 섭취하고, 즐거운 영화를 본 사람은 건강식을 더 많이 섭취한다고도 합니다.
죄책감, 수치심, 무력감, 불안감, 실망감, 혼란, 외로움 등 폭식이나 과식을 유발하는 심리적 상태에서 빨리 빠져 나오는 것, 대신 성취감, 즐거움, 행복 등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이야기한 빙의 다이어트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원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은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뚱뚱하고 못생긴 나를 예쁘게 만드는 것은 투쟁이지만, 지금도 예쁜 나를 더 예쁘게 가꿔주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음식을, 예쁘게 접시에 세팅하고, 천천히, 우아하게, 즐겁게 먹게 됩니다. 예쁜 운동복을 입고, 탄탄한 몸을 가진 나를 유지하기 위해 즐겁게 운동도 하게 됩니다.
지금도 나는 충분히 예쁘고 아름답기 때문에 입에 먹을 것을 허겁지겁 넣지 않아도, 운동하는 과정에서 조금 숨이 차도 즐겁습니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살이 찐 것 같아! 내 허벅지 왜이래! 저 연예인은 뭘 먹었기에 저렇게 날씬한 거야?” 처음 나의 부족함을 느끼고 자극을 받는 것은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데 있어 좋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 사람처럼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달려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떠한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 내가 너무 차이가 난다고 느끼고 '난 왜 이럴까'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현재 나의 몸에 대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폭식이나 과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다이어트가 2~3달 지속되면서 체중이 빠진 상태라면, 그동안 잘해낸 나 자신에 대해 칭찬을 먼저 해주세요.
그리고 나의 다이어트 롤 모델처럼 나는 이미 예쁘고 우아하다고 생각하면서 마치 내가 그 사람이 된 양 생각하고 행동해보세요.
모두들 아시겠지만, 우리의 다이어트 롤 모델은 우리보다 더 건강한 다이어트 식을 먹고, 소식하고, 운동하며 피부관리까지 하고 있습니다. (웹툰처럼 우아하게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 아닌 거 아시죠?)
이미 예쁜 내가 더 예뻐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힘들고 처절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내가 잘하고 있음을 일기나 SNS, 다이어트신 등을 통해 알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친구들이 있으면 더 흥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현재 나의 상황도, 다른 사람의 시선도 아닌 굳건하게 바로 서 있는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입니다.
저도 오늘부터 ‘저는 소유씨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운동해보렵니다.
*다이어트와 심리에 관해 참고해볼 도서: 식욕버리기연습, 마리아산체스/ 다이어트심리학, 캐런 R*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