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술을 얼마나 자주 드시나요?
술은 관계의 삐걱거림을 해소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도 하며, 좋은 사람들과 수다 떠는 자리에서 부스터 역할을 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한정지어 본다면, 부정적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술이 아닐까 싶네요.
허준의 동의보감 잡병문에는 술에 의해 몸이 상할 때 나타나는 증상과 치료법, 술 먹은 다음 해야할 양생법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데요. 옛날부터 과음이 인체에 주는 폐해를 해결하는 것이 의사의 숙제였던 것 같아요.
술이 어떤 기전으로 우리 몸과 피부에 악영향을 주는 걸까요?
▷ 면역력 저하
여러 실험에서 단기간의 알코올 섭취는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인 T림프구와 면역조절 세포인 수지상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세균과 바이러스 등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직접 제거하는 NK세포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반응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면역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모낭염을 비롯한 피부 감염증이 음주자에게 흔하고, 건선이나 아토피 등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에 알콜이 미치는 악영향은 많이 보고되어 있지요.
▷ 피부 충혈과 염증반응 증가
우리가 마신 술이 혈중 알코올 농도를 올리고, 그 중 극히 일부는 소변 및 호흡을 통해 대사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됩니다.이 중 90% 이상은 간에서 산화 대사과정을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분해됩니다.
이 과정 중 술은 소화기의 점막을 통해 혈액 속으로 흡수됩니다.약 20%는 위에서, 약 80%는 소장 상부에서 흡수되고, 간세포 내에서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게 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아세테이트로 대사된 후 다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며, 일부는 지방산으로 전환된 후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됩니다.
알코올의 대사과정은 아래 그림에 잘 나타나 있는데요.
에탄올에서 분해되어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 반응인 두통, 오심 등을 유도하며, 피부에서는 히스타민의 분비를 촉진하고 분비된 히스타민은 혈관을 확장,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알콜 대사 과정에서 간에서 생성되는 지방량이 늘어나고, 지방세포에서 분비되어 에너지로 활용되는 지방 양이 50%까지 감소해서 체지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이어트 성공을 원한다면, 금주하는 게 좋습니다.
▷ 항산화제 고갈로 산화스트레스 증가
알코올 분해에 항산화제가 사용되면서 몸에서 평소 사용할 수 있는 항산화제의 양이 줄어듭니다.
게다가 에탄올과 그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안전한 물질로 산화되는 과정에서 몸에는 해로운 반응성 산소종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합니다. 산화스트레스 증가는 피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반응성 산소종이 면포형성을 촉진하고 염증반응을 악화시키는 것이 확인되었지요.
정상적인 피지 성분은 스쿠알렌을 포함한 여러 지질 성분으로 되어있으며, 산화스트레스 공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줍니다.
그런데 알코올 섭취 후 산화스트레스 증가로 스쿠알렌이 산화되는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산화된 스쿠알렌은 면포형성을 촉진시킵니다.
▷ 피부장벽을 통한 수분 손실 증가
잦은 과음은 탈수분화를 가속화시켜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듭니다. 이는 알콜이 항이뇨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의 분비를 줄이는 반응과 관련이 있습니다.
술을 먹은 후 목이 마르고 오줌이 자주 마려운 것은 바소프레신이 줄어들어, 이뇨반응이 늘어나 신체가 탈수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 비타민, 엽산 등 영양소 파괴 가속화
알코올 해독을 위해 체내대사에 필요한 비타민이 알코올 대사에 사용되는데요. 이로 인해 생체활동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의 절대량이 부족해지면서, 생리현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타민은 세포대사를 촉진하고, 콜라겐이 합성과 피부 재생에 관여하는데, 비타민이 부족해지면서 생리 반응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알코올 대사 과정에 엽산도 많이 파괴가 되는데요. 이로 인해 DNA 합성 반응에 문제가 생겨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지요.
▷ 피지분비량 증가
술은 식이섬유나 비타민은 거의 함유되어 있지 않는 고당질의 음료입니다.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조절을 위해 체내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고, 급격한 인슐린의 분비는 IGF-1의 분비를 늘려 피지분비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음주하게 되면, 100에 90은 늦은 시간까지 마시게 되고, 위에 부담을 주는 안주까지 밤 늦도록 먹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은 신체의 생활리듬을 깨트리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가 늘어나게 됩니다. 코티솔은 안드로겐 호르몬 형성을 늘려 여드름이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득이한 상황으로 술을 먹게 될 때, 피부손상을 최소화하고 살찌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어찌 보면 더 현실적인 조언일 것 같네요.
1. 당도 낮은 술 마시기
당부하수치를 높이는 당도 높은 술은 피지분비량을 늘려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달달한 와인, 샴페인 같은 술보다 오히려 맥주나 소주가 더 좋다고 합니다. 여러 술을 섞어 놓은 칵테일보다 당도가 낮은 단일 종류의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가장 좋은 선택은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레드와인인데요. 와인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의 효과로 염증 악화를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와인의 경우 일반적인 알콜과는 달리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으니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거 같습니다.
2. 음주량 줄이기
당연히 피부가 재빨리 복구될 정도의 작은 알콜 자극이 안전할 것입니다. 얼굴에 지나치게 열이 달아 오르는 상태까지는 가지 않도록 음주량을 조절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양이 적절한지 감이 안 오시면, 위의 국민건강지식센터의 ‘저위험 음주량’을 참고하세
요!
3. 수분 섭취량 늘리기
술은 체내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탈수분 현상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수분섭취를 해서 탈수분 현상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세요.
음주 후에도 수분량을 평소보다 늘려야 하는데요. 수분 섭취량을 늘려 소변양을 늘리면, 독성물질의 배출을 증가시키고, 물이 필요한 여러 생체 반응을 증가시켜 알코올이 빨리 처리되도록 해 숙취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습니다.
4. 같이 먹는 안주 챙기기
기름진 안주, 밀가루로 만든 안주는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구요. 소화하기 부담스러운 안주를 많이 섭취해서 위장에 부담주지 마세요.그리고 술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식이섬유나 비타민 보충을 할 수 있는 안주 종류를 선택해주세요!
5. 일찍 술자리 끝내기
2차, 3차까지 술자리를 옮기면서 새벽까지 마시는 것은 당연히 안 좋겠죠? 신체 생활리듬이 깨져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되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 불안해지고 염증 회복이 더뎌질 수 있습니다.
※ 칼럼제공: 참진한의원, 신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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