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피부에 여린 몸을 가진 J님은 유학시절부터 시작된 여드름 때문에 마음 졸인 시간이 벌써 8년입니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또 다른 지병이 있는데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입니다.

그녀는 매콤한 음식을 먹으면 늘 배가 아파 화장실로 달려갔고, 변기에서 한참을 씨름해도 제대로 볼일을 보지 못했고, 어떤 날은 더부룩하고 불편한 느낌에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가 또, 2~3일간은 변비가 반복됐다고 합니다.

나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이러한 증상이 시작되었고, 그 무렵부터 여드름도 올라왔다고 해요.

J님처럼 소화기나 변비나 설사와 같은 장 문제와 동반해 여드름이 악화되는 분들을 진료하면서 빈번하게 만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장 건강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장 건강, 유산균을 빼놓고 논할소냐?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의 장은 무균 상태입니다.

출산 과정에서 자연분만을 통해 엄마의 산도에 사는 유익균을 물려받거나 모유를 먹으며 자연스레 장내에 여러 균들이 생성되고, 출생 후 4일 정도 되면 수많은 박테리아가 장에 자리를 잡고 4~5개월차가 되면, 어른과 유사한 장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성인의 장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사는데, 장내 미생물이 건강하면 면역력도 강해지고, 장벽이 튼튼해져서 영양소를 잘 흡수하고 노폐물 배출도 원활해집니다.

최근에는 장내에 유익한 유산균을 섭취하면, 여러 면역조절 작용 등의 생리 활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대사산물도 생산해 항염증, 항암 효과까지 있다고 규명되기도 했습니다.

유산균은 장을 산성화시켜 유해세균을 막고, 암모니아나 발암물질 생성을 줄여주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세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산균은 인류와 오랜시간 함께한 미생물로서 발효 유제품이나 양조식품으로 제조되어 식생활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위장기관 내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들 중에 우리 몸에 좋은 대표 유산균으로 '락토바실리 젖산균'과 '비피더스균'을 꼽을 수 있는데요.

생리적으로 정장작용, 비타민 생성 기능, 장누수 증후군 예방, 면역증강 작용, 뛰어난 항산화, 항염증 효과, 항암작용 등 여러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내미생물이 장과 연관없는 병인 관절염, 아토피, 지루성피부염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장내에 유해균이 서식하면 비만,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이 발생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장내 미생물은 장뿐만 아니라 우리 몸 속 구석구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산균이 여드름에도 도움될까?

유산균은 특히 염증성 여드름에 효과를 보이는데, 이는 장내에 산성환경을 조성해 장누수증후군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산균이 생산해낸 항균 물질의 항염증 효과로 피부가 건강해지고 염증도 줄어들게 합니다.실제 인간의 대변에서 분리된 유산균이 여드름 균을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 들어가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유산균을 말하는데, 몸안의 소장까지 도달해 장에 증식하고 정착해, 장내 유해균의 활성을 억제하고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효과를 냅니다.

요구르트, 치즈 같은 발효유와 된장, 간장과 같은 발효 식품도 훌륭한 프로바이오틱스 입니다.

▷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적인 섭취 팁

1. 60도 이상에서 유산균은 활성도가 떨어져 발효식품은 익히지 않고 섭취할 것

2. 프로바이오틱스 효과 올리려면, 섬유소 풍부한 채소나 과일 함께 섭취!

3. 장내 세균총이 변하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3주 이상 꾸준히 복용하기

4. 프로바이오틱스 함량 최소 1억 마리 (10⁸CFU/일) 이상인 제품 선택하기

5. 공복 상태에서 물로 위산 희석 후 복용할 것

또한, 장내 세균은 여성의 질이나 요로까지도 통과가 가능해, 질염이 있는 경우에도 유산균을 장복하는 것이 질염 치료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그리고, 장내 세균총을 변화시켜 장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는 꼭 관리해줘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나쁜 미생물이 10배나 증가해 면역력이 약해지고, 장 독소들이 장을 잘 투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도 장내 미생물총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이 되는데, 이로 인해 복부 지방이 늘어나게 돼 주의해야 합니다.

결국 피부건강뿐 아니라 날씬한 체중을 위해서도 장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칼럼제공: 참진한의원, 신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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