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업 운동해도 엉덩이는 말랑…‘엉덩이 기억상실증’이로군요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2018/09/12
잠자는 엉덩이 근육 깨우려면
▲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 근육이 힘을 내는 방법을 잊는 ‘엉덩이 기억상실증’ 위험이 커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탄력 있는 엉덩이는 건강과 젊음의 상징이다. 많은 사람이 엉덩이를 단련하려고 ‘힙업(hip-up)’ 운동을 한다. 그러나 효과는 제각각이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처진 엉덩이가 도무지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허벅지가 터질 정도로 하체 운동을 해도 엉덩이를 만져보면 말랑말랑하기만 하다. 운동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엉덩이 근육이 힘을 내는 법을 잠시 잊었기 때문이다. 피트니스 전문가들은 이를 ‘엉덩이 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이라고 한다.
정확히 말해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다. 엉덩이 근육은 본래 다리를 뒤로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 역할을 하는 근육은 엉덩이 외에도 또 있다. 햄스트링이라고도 불리는 허벅지 뒤 근육이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 길수록 엉덩이 근육 쇠퇴
문제는 오랜 기간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엉덩이 근육이 아닌 허벅지 뒤 근육만 힘을 낸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운동 부족’인 사람에게 특히 흔하다. 의자에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엉덩이 기억상실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본래 엉덩이 근육은 바른 자세에서 상체의 자세를 유지하는 데 기능을 한다. 그러나 오래 앉아 있을수록 엉덩이는 점차 그 기능을 잊는다. 허벅지 뒤 근육이 그 기능을 대신한다. 특히 앉는 자세가 90도로 바르지 못하고 쇼파에 앉을 때처럼 엉덩이와 허리로 체중을 분산할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그러나 허벅지 뒤 근육은 엉덩이 근육만큼 고관절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절하지 못한다. 허벅지 뒤 근육은 근섬유가 엉덩이 근육과 다르다. 특징적으로 쉽게 뻣뻣해진다. 이로 인해 고관절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고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뚝뚝 소리가 나거나, 골반이 틀어지고, 허리디스크 위험까지 높인다.
◇너무 푹신한 의자 피하고 허리는 등받이에서 떼야
자신이 엉덩이 기억상실증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를 뒤로 들어 올려본다. 이때 엉덩이를 만졌을 때 딱딱하지 않다면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다. 다리를 들어 올릴 수는 있지만, 허벅지 뒤 근육이 큰 역할을 하는 상태인 것이다.
잠자는 엉덩이 근육을 깨우기 위해선 하체 운동을 할 때 엉덩이를 의식해야 한다. 똑같이 스쿼트를 하더라도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뺀 상태로 하면 허벅지 근육뿐 아니라 엉덩이 근육까지 단련된다.
엎드린 상태로 힙업 운동을 한다면, 다리를 쭉 펴지 말고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들어 올려야 엉덩이에 힘이 더 들어간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선 허벅지 뒤쪽 근육이 힘을 최대한으로 쓰지 못하게 되므로, 그만큼 엉덩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다.
누운 상태로 무릎을 90도로 굽혀 발바닥이 바닥에 닿게 한 뒤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도 엉덩이 근육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오래 앉는 직업이라면 바른 자세가 필수다. 너무 푹신한 의자보다는 조금 딱딱하고 불편한 의자가 좋다. 허리를 등받이에 지나치게 기대면 체중이 허리로 분산되며 엉덩이 근육이 기억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엉덩이를 최대한 등받이 쪽으로 붙이고, 허리는 등받이에서 뗀 채로 곧게 세워야 한다. 40~5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까치발로 서는 것도 좋다. 이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는지 의식을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