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라면, 묶음으로 된 봉지과자, 맥주 그리고 가끔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호떡믹스와 핫케이크, 냉동보관 가능한 만두, 아이스크림을 카트에 실었다.
야채는 고기 구울 때만 먹는 코너였기에 늘 지나쳤다.
식습관을 바꾸고, 힘들었던 점은 늘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거나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식후에 먹던 간식과 멀어지는 것이었다.
한 번 쯤은 괜찮겠지 싶다가도, 한번 먹으면 과자로 차있던 봉지는 금방 비워져서, 순간적으로 놀라곤 했다.
배가 부르지 않기에, 내가 얼마만큼 먹은 지도 모르지만, 실제 칼로리는 어마어마하다.
사실, 그동안 칼로리를 보고 과자를 먹은 적은 없었다. 다 먹고 후회를 하긴 했지만, 금새 또 잊어버리곤 했으니까!
가장 빠르고, 손쉽게 쾌락을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먹는 것이었다.
기쁠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우울할 때는 달달한 디저트를 먹고, 화가 날 때는 잘 먹지는 못하지만, 매운 음식으로 땀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떡볶이와 순대 같은 분식류를 좋아해, 혼자 먹은 적도 많다.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회사 주변에는 백화점과 맛있는 빵집이 많아서, 점심을 먹고 나면, 달달한 슈크림빵과 앙버터 프레첼을 행복해하며 먹고, 저녁에는 시원한 맥주로 마무리를 했다.
주말이 되면, 집에서 먹기 귀찮음에도, 외식이나 코로나 이후로는 배달음식으로 배를 채우곤 했다.
어느 날, 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먹는 나를 발견했다.
지금처럼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았기에, 간식을 얼마만큼 먹은 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서서히 노폐물과 체지방이 누적되고, 무기력하고, 몸이 늘 피곤함으로 둘러 쌓여 생기를 잃어갔다.
어디가 아픈 건지는 알 수 없었고, 집중력도 사라졌고, 자꾸만 졸음만 몰려왔다.
내 몸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벌써, 이 나이에 이렇게 몸이 축 늘어지면, 50이라는 숫자가 내 눈앞에 올 때는 병원에 있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을 느꼈다.
『우리가 간식으로 자주 찾는 과자를 여러 가지 마일드 드러그가 가미된 울트라 가공식품이라고 설명한다. 마일드 드러그란, 정제도가 높고 중독성이 있는 식품을 말한다. 실제로 마약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중독성이 있어 위험하다는 의미이다.』– '과자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책 中 발췌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몸에 가장 좋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어렵다.
아무리 좋은 자연이 주는 식재료나 좋은 영양제도 과다하게 먹으면 몸이 망가지고, 적당히 먹는 간식은 크게 무리가 안 갈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계선을 넘어버리는 순간, 중독에 빠져 의존성이 높아진다.
식습관을 바꾸려고 다짐하는 순간에도, 과일주스, 아이스크림, 젤리, 과자, 쿠키를 더 먹으라고 명령을 내린다.
집 앞 편의점이 24시간 운영되고, 온라인으로 쉽게 배달이 되고, 장도 집앞까지 배달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쉽게 얻을 수 있다.
세상은 편리해졌지만, 건강은 소리 소문없이 자연과 멀어지면서, 더욱 악화되어 간다.
경감심을 느껴, 간식을 멀리할 때가 되면 그땐 이미 늦었을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의식을 가지고 식습관에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다짐해보자!
끼니마다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중독성이 강한 식재료 그리고 당이나 밀가루, 등 정제과정을 거쳐 미세영양분은 거의 소실된 상태로 만든 것들을 멀리하자고 말이다.
과자도 알 수 없는 재료와 성분이 적혀있는 것보다는 믿을 수 있는 과자를 구매하려 노력해보자.
한 번 대충 먹게 되면 게을러지고, 한 번 늦잠을 자면 하루가 엉망이 되고, 한 번 운동을 안하면, 다음날 컨디션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한번 과자를 먹는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중독성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스스로 매일 다짐하다 보면, 일주일이 되고, 짜증이 밀려오더라도 잘 참았던 일주일이 누적되어, 한달이 되면, 먹는 것이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각도 정상적으로 돌아와 재료 본연의 맛을 찾아가기 시작하면, 규칙적으로 하는 식사에 집중하게 되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의 소중함도 알게 될 테니, 지치지 말고, 계속 노력해보자.
※ 칼럼제공: 브런치 작가, yumyum
https://brunch.co.kr/@yumyu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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