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알고리즘에 떠서 본 어느 외국 여성분의 다이어트 관한 유튜브가 있길래 봤죠. 굶어서 배고플 거 같기 전엔 먹지 말래요. 심심하다 먹지 말고, 먹을 시간 됐다는 핑계로 먹지 말고. 그렇게 자잘하게 먹는 습관이 스스로를 마름으로 못가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심심할 때 먹는 걸 지양하라는 부분은 동의하지만, 그 외의 많은 부분들은 적어도 심리와 인체에 대해 공부하는 저로서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무식하게 빼는 게 가장 쉽죠.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그런데 그렇게 뺐다간 몸의 많은 기능이 망가지고 정신도 망가지고요. 물론 저도 망가졌었습니다. 고등학생때 양상추만 3주 먹고 살은 뺐지만 응급실로 입원한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를 보면서도 '저렇게라도 살 빼고 싶다'가 제 생각이었으니까요.

비교적 적은 시간 내에 스위치온으로 열심히 뺐지만, 운동을 며칠 놨다고 운동에 권태기가 왔네요. 게다가 다음 3주간은 여행이 예정되어있고요. 심지어 가장 마지막 인바디 체크했을 때, 그 전까지 열심히 식단하고 운동하며 1주일을 보냈는데도 되려 체지방이 느는 상황도 일어났고…

어쩌면 가장 큰 계기는 가슴 사이즈인 거 같네요. 빨리 무지성으로 빼는 거, 쉽더라고요. 그냥 최소한만 챙겨먹고 무작정 그 우리 다 알지만 하지 않는 운동들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가슴 챙기면서 빼는 거? 심지어 전 빨리 빼고 싶었어요. 그런데 가슴 챙기면서 빼려면 속도도 늦춰야하고, 지방과 탄수도 어느 정도 이상 챙겨야하고, 그렇다고 단백질에서 섭취 칼로리를 줄이면 근손실오고… 인터벌 런닝으로 막 1시간이나 40분씩 하면 밤에 다리 지방 타며 가벼워지는 느낌이 나면서 그게 참 좋았는데 인터벌 런닝 그렇게 많이 하면서 지방 훅훅 빼면 피부 탄력이 따라오질 못해서 가슴이 바람 잔뜩 들어있다가 갑자기 바람 훅 빠져서 쭈굴해진 가슴이 됩니다. 근데 챙겨먹을 거 먹으면서 적자 칼로리 낸다는게 훨씬 어렵고… 결과적으로 부담이 쌓이며 입이 터졌습니다.

입이 예정보다 빨리 터졌고 한 2주간 평소 먹던 식단에서 터졌지만… 덕분에 터진지 이틀차 밤에 정신차리고, 이젠 정말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새 식이 관한 심리책도, 영양학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살은 빼고자 할 겁니다. 대신 하루 감량 목표도 늦췄고, 목표도 이젠 일정 체지방량으로 언제까지 도달하자고 하기보단… 식단 계산 안 해도 대강 스스로에게 감이 오고, 얼만큼 운동하면 이 몸과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지, 빼고자하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에 대한 감을 세우기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그래야 제가 육체가 편안해하는 컨디션에서 행복하게 살 거 같고, 그 과정에서 알아서 살도 빠져있을테니까요.

맨 위에 언급드렸던 그 유튜버는 뭔가 영상 내용이 이상하길래 업로드한 다른 영상들이 있나 찾아봤습니다. 보니까 세계 3대 속옷브랜드 모델이더라고요. 그 분은 그렇게까지, 남들이 했다면 섭식장애가 생겼을 정도로 몰아칠 환경적인 이유가 있던 거였습니다. 하지만 우린 아니죠. 살 당장 다 빼지 않으면 커리어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허벅지 사이가 완벽히 떨어지는 게 아니라고해서 동료로부터 질타 어린 시선과 조롱을 받는 것도 감사하게도 아니죠. 우리가 살 빼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중 하나, 어쩌면 둘 다 아닐까 싶어요: 자아실현, 건강추구. 그러니까 자아에 금 가지 않고 자아를 오롯이 지키면서, 건강도 잃지 않으면서 빼는 법. 조만간 공유해드릴게요. 많은 내용을, 필요한 내용만 모아서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담아올게요:)

제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같은 글이라 최근 글과는 달리 가독성 체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