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처음 갔던 때가 생각난다. 광활한 웨이트 존에서 무슨 운동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굉장히 당황했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넓은 가슴을 키우는 게 로망인지라 나 또한 가슴근육을 키우는 데 필수 운동 기구인 벤치프레스로 가서 무작정 누웠던 기억이 난다.
무슨 일이든지 절차가 있는 법이다. 절차를 무시했을 때 탈이 나고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마찬가지다.팔 근육이 약해서 팔 운동을 먼저 하다가는 큰 근육인 가슴 근육과 등 근육을 위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원하는 부위의 근육을 성장시킬 수 없게 된다.
근육을 다른 말로 골격근이라고 한다. 즉 근육은 뼈에 붙어 있다. 뼈는 납작 뼈, 긴 뼈, 짧은 뼈, 불규칙한 뼈 등 모양도 다양하다. 특히 긴 뼈 같은 팔과 다리는 두 개 이상의 뼈가 서로 연접하여 관절을 이룬다.
근육도 짧은 근육과 긴 근육으로 나뉜다. 이렇게 짧은 근육, 긴 근육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관절이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부위를 말하는데, 두 개의 뼈에서 끝나는 것을 단관절이라 말하고 두개 이상의 뼈에 연접한 것을 다관절이라고 부른다.
상체에 있어서 어깨 근육과 복근은 단관절이고, 가슴근육과 등근육은 다관절이라 할 수 있겠다. 하체에서는 둔근과 내전근(모음근)이 단관절이고, 허벅지 앞과 뒤에 있는 근육들은 다관절로 분류한다.
이러한 단관절과 다관절의 구분은 웨이트 트레이닝 즉 근육 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 이유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의 순서는 다관절 운동을 먼저 한 후에 단관절 운동을 해야 한다.그 이유는 근육 내 탄수화물의 보유량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관절이 단관절에 비해 큰 무리의 근육들이 붙어 있기에, 에너지(칼로리)를 소모하는 양이 많다. 또한, 단관절에 비해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팔 운동을 먼저 하게 되면, 근육에 피로가 쌓여서 가슴과 등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시간 내에 모든 부위의 근육을 운동할 경우, 먼저 스쿼트와 런지 및 데드리프트를 하고 벤치 프레스와 랫풀 다운 운동을 한다. 그런 후 킥백과 덤벨 컬을 하고, 마지막으로 크런치를 실시한다.
스쿼트와 런지 및 데드리프트 그리고 벤치 프레스와 랫풀 다운은 각각 하체와 상체에 붙어 있는 다관절을 운동할 때 실시하는 동작이다.
다관절 운동은 몸 전체를 움직인다는 뜻으로 ‘홀리스틱 트레이닝(Holistic training)’이라고도 부른다.
킥백과 덤벨 컬 그리고 크런치 동작은 단관절을 운동할 때 실시한다. 단관절의 다른 표현은 '아이소 레이션 트레이닝(Isolation training)'이다. 즉 고립 운동을 뜻한다.
어렸을 적에 나는 늘 밥을 먹기 전에 군것질했다. 그런데 군것질을 하고 나니, 밥과 반찬을 먹을 때 입안이 거칠거칠해져서 밥맛이 사라져 밥을 남기곤 했다. 그래서 늘 부모님께 꾸중을 들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또한 이와 비슷하다. 단관절 운동을 먼저 하게 되면 정작 주요운동인 다관절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밥맛이 사라지는 것처럼 힘이 빠지게 된다.
몸을 만들든, 다이어트를 하든 효율적인 웨이트 운동순서는 다관절에서 단관절로 진행되어야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칼럼제공: 피트니스 큐레이터, 김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