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증 때문에 미치겠어요
여태 잘 해왔는데 요즘들어 한번 먹기 시작하면 병 걸린 사람처럼 음식을 흡입해요
배가 너무 불러서 토하고 싶을 정도로요
목구멍에 손가락 넣어서 토한적도 몇번 있구요
하지만 계속 되면 진짜 정신병으로 발전될까봐 토하는 것 만큼은 참아요
하지만 계속 되는 폭식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많이 뚱뚱했던 상태에서 표준 수준이 됐는데 주위 사람들 모두가 만날때마다 제 살 얘기만 하더군요
물론 칭찬이죠 살 많이 빠졌다
근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그래요 아, 과거의 난 정말 엉망으로 보였겠구나 지금도 날씬한 몸은 아닌데 과거엔 얼마나 돼지같이 보였을까
실제로 살 때문에 좋아하던 사람들 한테도 다 차이고 학교 남자선배들은 신입생 당시부터 유독 저한테 냉담하고
가족들 친척들 모두 절 보기만 하면 살 얘기만 했죠
살이 제 자존감의 전부가 된 것 같아요 살이 찌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빠지면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근데 다이어트를 하며 살이 빠져가는 와중에도 그런생각이 드는 거에요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살을 빼야하지? 왜? 날씬하면 좋으니까? 그게 날 위한거니까? 근데 왜 날씬한게 좋은거지? 내가 건강에 이상이 있는 수준의 몸매를 가진것도 아닌데 그저 딱 평범한 수준의 통통한 몸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이유없이 주위 사람들 모두가 미워져요 저 사람들 때문에 내가 이 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중인격에 걸린 사람처럼 마냥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또 비난의 화살이 저에게 날아와요 다이어트가 어렵긴 하지만 세상엔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저렇게 많잖아 근데 왜 넌 못해? 심지어 넌 뚱뚱했던 상태에서 지금이 됐잖아 여태껏 해온 노력은 뭐야? 니가 다 망치는거야 니가. 이런 생각이 멤돌아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치운뒤 괴로운 배를 붙잡고 있는 나 자신을 볼때는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 된 것 같아요. 이성이고 뭐고 없이 먹을거 밖에 모르는 짐승이요.
너무 괴롭네요.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푸는 습관이 원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운동을 하자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리자 하고 마음먹고 조금씩 조금씩 밖에 나가 걷고 산책해보고 그랬는데 그 간단한 거 하나도 일주일 이상을 못해요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스럽고 그래요 달리는 것도 아니고 한시간을 걷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가서 딱 내가 걷고 싶은 만큼 천천히 10분 걸어보는거요 그 간단한거 꾸준히 해내질 못해요
답이 없는 사람같고... 그냥 돼지로 살 운명인가 싶고... 사람만나기도 싫어지고... 그냥 모든 길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면 나랑 비교되는 몸 밖에 안 보여요
정말 병적으로 예뻐지고 싶다 날씬하고 싶다 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런데 지금 진행하고 있는 다이어트를 그만두면 금방 옛날의 돼지같았던 그때로 돌아갈걸 알기에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그만두질 못해요 그 당시 절 대하던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가 아직도 너무 생생하거든요 대한민국에서 뚱뚱한 여자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지옥같은지 아시잖아요
정말 답이 없죠? ㅜㅜ 그냥 이렇게 하소연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다신앱애 긴글 지껄여 남겨 보아요...
이러면서도 내일 또 작심삼일 다이어트 결심을 세우고 있겠죠... 정말이지 수백번 실패했던 다이어트 계획이지만 언젠가 건강한 식습관 운동습관을 지닌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