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구에 따르면, 체중조절을 목표로 칼로리 계산법을 따를 경우 약 95.4%는 실패한다고 한다. 이는 금연 실패율인 94.5%와 비슷한 수치다.' - <칼로리의 거짓말> 中
얼마 전 SBS에서 ‘칼로리亂(란)’ 주제를 다룬 2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한적이 있습니다. 이 다큐에서는
칼로리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고 요요없는 건강한 다이어트 비법을 다뤄, 여러분께도 이야기해드리려합니다.
첫째, 숫자에 집착하지 마라.
둘째, '양'보다 '질'이다.
셋째, 답은 당신에게 있다.
먼저, 위 세 가지를 바탕으로 칼로리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숫자에 집착하지 마라
어차피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없다. 칼로리에 집착하지 마라.
4명의 영양학자가 음식 칼로리를 맞추는 실험에서는 '실제 칼로리'와 '추정 칼로리'가 50%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처럼 뉴욕대 교수 매리언 네슬도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운동을 통해 소비한 칼로리를 측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측정한 기계마다 +10%에서 -37%까지 차이가 났다.
'섭취한 칼로리 - 소비한 칼로리'는 많은 다이어트 관련 서적에서 나오는 체중감량 칼로리 공식의 큰 틀이다. 칼로리를 제대로 계산할 수도 없는데 이 공식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복잡한 칼로리 공식을 이용하는 칼로리 계산을 너무 맹신하지 말자.
2. '양'보다 '질'이다
오차범위가 큰 애트워터(식품에 들어 있는 영양소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를 구해 칼로리 계산)의 칼로리 계산법이 무의미하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아쉽게도 아직까진 대안이 없다.
대신 이번 다큐에서는 칼로리의 '양'이 아닌 '질'이 중요하다는 실험을 보여줬다. 위 사진의 주인공 쌤은 3주간 5,000kcal의 고지방식사를 했는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칼로리 공식대로라면 6kg의 늘어나야 하지만 1.3kg만 늘어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허리둘레가 3cm 감소되었다는 거다. 위 실험에서도 칼로리 계산이 우리 몸에 맞지 않는 것을 보여줬다.
쌤은 이어서 5,000kcal의 고탄수화물 식단을 3주간 진행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패스트푸드를 중심으로 먹었는데, 이번 결과는 예상과 비슷했다.
체중 7kg이 증가하고 허리둘레도 9c나 늘어난 것이다. 쌤이 진행한 셀프 실험은 같은 5,000 kcal의 식단이지만 탄수화물이 중심이냐 지방이 중심이냐에 따라 차이가 났다. 보다 큰 차이점은 칼로리의 '질'이다.
고지방식단에서는 양질의 자연식품을 섭취했고, 고탄수 식단에서는 저질의 가공식품을 섭취한 것이다. 물론, 고지방 식단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쌤은 고'질'의 식단을 강조했다.
<칼로리의 거짓말> 저자 조나단 베일러는 좋은 칼로리와 나쁜 칼로리를 싱크대를 통해 쉽게 비유했다.
좋은 칼로리 섭취는 물(음식)의 양이 많아도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싱크대(우리 몸)와 같고, 나쁜 칼로리 섭취는 싱크대의 배수관을 막아 물이 흘러 넘치는(살이 찌는) 싱크대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조나단 베일러의 주장은 쌤의 셀프 실험결과와 같다. 코넬 대학의 연구에서도 위 논리는 증명된다.
양질의 음식을 섭취한 집단에게 저질의 음식을 섭취한 집단보다 1,800kcal 를 더 먹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질 식단 집단보다 86.5%의 체지방을 더 감소시켰다.
즉, 비만은 칼로리 섭취를 너무 많이 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따라서 칼로리를 볼 땐 '양'이 아니라 '질'을 봐야 한다.
3. 답은 너에게 있다 (나에게 맞는 식단을 직접 찾아보자)
대세는 '저칼로리'다이어트가 아니라 '호르몬'다이어트다.
SBS 스페셜의 PD도 쌤과 비슷한 셀프 실험을 했다. 2주는 2,200kcal의 고지방식단을, 다음 2주 동안은 2,200kcal의 고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했다.
결과는 두 식단 각각 4.3kg, 2.6kg를 감량했다. 쌤의 결과와 사뭇 다르다. 쌤과 다르게 고탄수화물 식단에서도 체중을 감량한 이유는 단순하다.
패스트푸드 위주의 쌤과 달리 PD의 식단은 천연재료로 영양사가 직접 조리한 '양질'의 식단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식단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호르몬의 작용이다.
설명에 앞서 간단히 그렐린과 렙틴 호르몬의 개념을 잡고 가자.
그렐린 호르몬은 '식욕 자극' 호르몬으로 혈당이 떨어지고 공복감이 길어지면 분비되는 호르몬이고, 렙틴 호르몬은 '식욕억제'호르몬으로 혈당이 올라가고 포만감이 들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PD의 고지방 식단에서는 그렐린과 렙틴 호르몬의 정상적인 작용이 일어났으나 고탄수화물 식사에서는 호르몬 변화가 거의 없었다.
즉, 양질의 고지방 식단에서는 몸이 포만감을 느꼈지만, 양질의 고탄수화물 식단에서는 느끼지 못한 것이다.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식단을 지속하게 되면, 우리 몸은 음식을 먹어도 먹어도 더 먹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양질의 고탄수와 고지방 식단. 두 식단 모두 체중감량에 성공했지만 호르몬의 작용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호르몬이 제대로 작용하는 고지방 식단이야말로 PD에게 알맞은 다이어트 식단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리해보자면, 칼로리의 정확한 측정 자체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칼로리의 '양'은 무의미하다. 즉, '탄수화물이냐, 지방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
단순히 질 좋은 칼로리를 넘어 우리 몸이 말하는 소리(호르몬의 정상 작용)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칼로리의 질과 호르몬의 정상 작용이 연결될 때야말로 좋은 다이어트 식단인 것이다.
에서는 어떤 식단이 맞다고 결론내지 않고, PD와 쌤처럼 자신의 식단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모호한 결말이지만, 사실 이 결말이야말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쌤과 PD의 식단이 우리 모두에게 맞을 리 없기 때문이다. 직접 실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야 한다. 그 식단의 기준은 칼로리의 양이 아닌 질, 그리고 우리 몸의 호르몬에 달려있다.
다음 편에서는 칼로리의 질이 높은 식단과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참고도서: 칼로리는 거짓말, 조나단 베일러
* 내용 참고: <SBS 스페셜 칼로리란>
※ 칼럼제공: 빨래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