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 저체중은 비만보다 뼈·근육을 약하게 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치매 위험을 높인다./사진=헬스조선DB
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체중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체중은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고 입을 모아 경고한다.
뼈·근육·장기 등이 약해져서 비만일 때만큼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은 한국인 1만6000여 명을 포함한 아시아인 114만 명을 평균 9.2년간 추적 조사하고, 체중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저체중 그룹(BMI 17.5 이하)의 사망위험도는 비만 그룹(BMI 25.1 이상) 보다 1.9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에 속하는 그룹과 비교하면 2.8배로 높았다.
◇뼈=골다공증 위험 증가
체중은 그 자체로 뼈에 무게를 가해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체중이 약해지면 그만큼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저체중 여성일수록 골다공증 위험이 크다고 보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근육=근감소증 원인
저체중인 사람은 단백질·칼슘·비타민D 등의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근육세포가 위축되고 근육량이 줄어든다. 근육량이 줄면 낙상을 당했을 때 골절 위험이 더욱 크다. 적당한 근육은 뼈의 보호 역할을 하는데, 근육이 없어지면서 뼈가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또한, 활동량 저하로 인한 만성피로, 무기력증 위험도 커진다.
◇면역력=감염성 질환 위험 증가
영양 공급이 부족하면 당장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취약해진다. 실제로 저체중인 사람은 결핵이나 간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는 것으로 보고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저체중자의 폐결핵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자의 2.4배나 됐다.
◇뇌=치매 위험 증가
저체중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영양분이 적어서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인 비타민D·E가 부족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45~66세 성인 195만8191명을 15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BMI지수가 낮은 사람일수록 치매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 20 미만인 저체중군은 20~24.9인 정상체중군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4% 높았다.
◇암=암 사망률 89% 증가
암에 걸렸을 때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저체중인 유방암 환자는 암의 재발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더 많으며, 두경부암이나 식도암 환자는 암 진단 시 저체중이었을 때 사망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 대장암 진단 후 저체중(BMI 18.5 이하)인 여성의 경우 사망 위험이 89%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