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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지는 약, 그것이 알고 싶다

다이어터에게 연말연시란 시련과 고난의 주간이나 다름없다. 맛집을 순례하며 양껏 먹은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살 빠지는 약’을 검색해 봤다면 코치 D의 충고에 귀 기울일 것.
일단 한 가지만 기억하자. 다이어트는 질병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병이 낫는 치료제는 없다는 것!

다이어트의 정도가 적절한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괴롭고 힘들다 보니 결국 다른 탈출구를 찾게 된다. 은밀히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이랄지, 신비의 명약 같은 지름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꼼수.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 사람들은 약을 찾게 된다.

사실 당신의 ‘배둘레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하루 만에 살이 빠지는 방법이 없듯 하루 사이에 살이 찔 리도 없다. 지금 배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꽤 오랜 시간 스스로 쌓아온 작품이다.

비만은 몸에 들어온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단번에 원인을 몰아내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게 당연하다. 약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다이어트를 잘못 이해한 결과물이고 결국 올바른 다이어트를 방해할 뿐이다.

하지만 기댈 곳이 없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을 찾는 마음도 이해는 된다. 그래서 이번엔 일명 ‘살 빼주는 약’들의 정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약 vs. 건강보조식품
시중에서 유통되는 살 빼준다는 약들은 크게 식욕억제제, 대사촉진제, 칼로리 차단제.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의약품과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이다.

이름에 ‘제(Tablet)’라 표현되어 있고 약국에서 판다고 모두 다 똑같은 약이 아니다. 약물로 분류돼 있고 의사나 약사의 지시에 따라서 먹어야 하는 진짜 ‘약’들과 식약청에서 ‘살 빼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인정한 ‘건강보조식품’ 간의 차이는 분명 있다.

당연히 약물로 분류되는 제품들은 효과는 좋은 대신 위험요소가 크고, 건강보조식품들은 효과는 떨어지지만 안전하다. 둘의 구분은 중요하고 또 필수적이지만 홈쇼핑, 약국 등지에서는 에둘러 표현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속기 쉽다.

따라서 살을 빼는 데 이용할 보조제품을 이용하기에 앞서 해당 제품의 성분 확인은 물론, 의약품인지 단순한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에 속하는지 판매자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첫 번째, 식욕억제제 계열
살이 찌는 이유를 단순화하면 ‘너무 많이 먹어서’다. 자연스럽게 덜 먹으면 살이 덜 찐다는 생각은 누구나 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중추신경에 작용해서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들은 이미 60~70년대부터 개발돼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문제는 부작용이다. 인체의 식욕은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 및 흡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 치료제들과 묘하게 작용하는 원리가 비슷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Prozac)의 부작용이 식욕 감퇴라는 사실을 미뤄본다면 쉽게 와 닿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식욕억제제 계열의 약들은 몹시 위험하다. 부작용이 단순한 육체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병원에서도 3개월 내외의 단기 처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함부로 처방해 주지도 않는, 조심해야 할 약이다. 시작부터 너무 무서운 이야기로 겁을 주는 것 같아 조금 귀여운(?) 식욕억제제를 알아보자. 바로 과일, 자몽이다.

자몽에 많이 함유된 생소 성분, 나린진(Naringin)은 특유의 떫고 쓴맛 때문에 일시적인 식욕 억제 효과를 낸다. 이것이 자몽이 다이어트에 좋은 과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한다.

굶는 것은 앞으로 살이 덜 찌도록 해 준다는 뜻이지 이미 생긴 지방을 태워준다는 뜻은 아니니까. 식욕 억제에 그치지 않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지방을 태워 없애야 제대로 된 다이어트가 되는 법. 식욕억제제들은 그 위험성과 별개로 효과에 있어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수단이다.

두 번째, 대사촉진제 계열
살이 덜 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미 찐 살을 처리해야 진정한 다이어트.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신진대사 촉진이다. 체지방은 우리 몸이 에너지로 쓰기 위해 비축해 둔 비상식량이다.

원칙적으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이것만 태워서 버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뱃살이 두둑한데도 자꾸 뭔가를 먹게 되니 이는 마치 집 안 금고에 돈이 있는데도 쓰질 못하고 쩔쩔매는 것과 같은 상황. 이럴 때 돈이 잘 돌게 만들어준다는 약들이 바로 대사촉진제 계열이다. 이들의 대표는 바로 생약 성분인 마황(麻黃, Ephedra)이다.

주로 한의원에서 살 빼주는 약으로 다려주는 한약의 주재료. 신경계를 각성시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살이 잘 빠지게 도와준다. 식욕억제제 이야기를 하면서 잔뜩 겁먹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기에 비하면 이 마황은 비교적 안전한 성분이다.

사실 2004년 이전까진 이 마황(에페드린)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약이 아니라 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있었다. 즉 의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주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흥분제나 각성제의 일종으로 광범위하게 남용돼 왔다.

하지만 이 흥분 및 각성 효과를 바꿔 말하면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부담이 있단 말도 된다! 실제로 마황이 들어간 다이어트 한약을 먹고 밤새 가슴이 뛰고 불면증에 시달린다거나 현기증, 메슥거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따라서 마황 성분의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병원이나 한의원 같은 의료기관을 통해서 처방받아야 하며 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은 없는지 확인하고, 정량 정법을 지켜서 먹어야 한다.

마황이 무섭다면 보다 안전하며 유구한 역사의 대사촉진제가 존재한다. 바로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전 인류가 1000년 넘게 남용 중인 대사 촉진 물질이다. 그저 잠 깨는 기호식품 정도로만 여길 수 있지만 그 강도가 약할 뿐 마황과 같은 흥분제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카페인의 숨은 능력 하나. 단순히 정신을 맑게 해 주는 것을 넘어 운동 중 체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지구력을 상승시킨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전에 아메리카노를 진하게 마시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몸에서 땀이 난다.

이 상태에서 운동하면 보다 쉽게 살을 뺄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바로 내성이다. 카페인 같은 중추신경자극 물질은 매우 빠르게 내성이 생긴다.

효과를 보려면 자꾸만 용량을 늘려야 하고 이는 결국 온종일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아야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이 대사촉진제들은 무엇보다 ‘운동’을 병행할 때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세 번째, 칼로리 차단제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칼로리 차단제 쪽으로 관심이 흐른다. 결국 먹어도 흡수가 되지 않으면 살이 안 찐다는 얘기니 식이조절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식욕억제제가 가진 부작용은 없는 진정한 꿈의 다이어트 약이 바로 이것 아닌가? 글쎄, 언제나 그렇듯 현실이 그렇게 녹록하진 않다.

칼로리 차단제의 대표주자는 올리스탯(Orilistat)이라는 성분의 약품이다.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약으로, 일명 ‘회식 약’이라는 별명으로 통하기도 한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냐고? 인체의 영양분 소화 흡수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먹는 대로 무조건 흡수돼 살로 간다면 맛집 한 번 다녀온 다음 날이면 모두 뚱보가 돼 있어야 할 것이다. 올리스탯은 이를 극대화시켜 지방 성분의 흡수를 최대 30% 가까이 억제해 그대로 배출하게 만들어준다.

그리하여 회식날 폭식하고도 살이 안 찌게 만들어준다고 해서 ‘회식 약’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 하나. 살찌게 하는 원인에는 지방만 있는 게 아니다.

다이어터라면 지방보다 진짜 무서운 녀석들이 바로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거다. 올리스탯은 삼겹살의 지방은 막아주지만 애석하게도 밀가루가 체지방으로 쌓이는 현상까지는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리고 아름답지 못한 사실 하나 더.

이 회식 약의 효능을 말하는 사람들은 다음 날 온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불편함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흡수되지 않은 지방 성분은 결국 설사로 고스란히 나오기 때문에 영 괴로운 게 아니다.

또 ‘체내의 지방이 분해되어 배출되게 만들어주는 약’으로 이 지방 흡수 억제제들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정확히 말하자면 ‘지방 흡수 억제제’다. 먹는 것에 비해 살이 덜 찌게 해 줄 뿐 이미 붙어 있는 살에 대해선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탄수화물 차단제는 없는 걸까? 있긴 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라 불리는 HCA가 그것.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HCA는 칼로리 차단제가 아니다.

탄수화물은 에너지로 당장 쓸 수 있는 양은 간과 근육에 저장되고 남은 양이 체지방으로 전환되어 ‘배둘레햄’을 이룬다. 여기서 HCA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될 때 사용되는 효소(ATP-Citrate Lyase)를 억제해 체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 준다.

하지만 이 탄수화물은 그대로 방출되지 않고 형태만 바꿔 간과 근육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써서 없애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그래서 HCA는 살 빼주는 약이 아니라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 있다.

가장 안전한 칼로리 차단제, 식이섬유
결국 다이어트 약을 찾겠다는 바람은 꿈도 희망도 없는 신기루를 좇는 길이었던 걸까? 쓸 만한 녀석들은 위험하고, 안전한 녀석들은 효과가 미미하다. 그렇다고 절망하긴 이르다.

여기 바로 안전하며, 효과도 좋다고 국가에서 공인한 칼로리 차단제가 있다. 바로 식이섬유다. 주변에서 식이섬유가 함유된 건강 음료나 식품들의 영양성분표를 본 적 있는지? 현재 법에 따라 모든 식품, 음료를 판매할 땐 9가지 의무 표시 영양소(칼로리, 탄수화물-식이섬유, 당류 단백질 지방-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를 표시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몇몇 식품들을 살펴보면 뭔가 계산이 안 맞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실제 포함된 탄수화물 양에 비해 칼로리가 적게 나오는 식품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바로 식이섬유 때문.

식이섬유란 탄수화물 가운데 인간이 소화시킬 수 없는 식물의 딱딱한 부분들이다. 따라서 장에 흡수되면 장 벽에 마치 차단막처럼 달라붙어 영양분(특히 탄수화물)의 흡수를 방해한다.

체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바꿔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흡수를 차단하는, 진정한 의미의 칼로리 차단제인 것. 부작용은 없냐고? 있긴 있다. 변을 무르게 만들고 양을 늘려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만든다는 점.

하지만 변비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부작용을 가장한 또 하나의 효능 아닌가! 결국 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오래 전부터 우리가 알고 있었던 자연에 가까운 길이 결국 ‘정도’였다. 최고의 칼로리 차단제는 바로 푸른 밥상 위에 있다.

국가 공인 성분은 단 4가지뿐!
살을 빼는 데 도움을 준다는 다양한 기능성 식품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성분은 대동소이하다. 식약청에서 인증받은 성분은 HCA/ CLA(공액리놀렌산), 키토산, 식이섬유 단 네 가지뿐! 이외 성분을 넣어 광고하는 제품이 있다면 허위 광고이거나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일 가능성이 크니 꼼꼼하게 체크하자.

식이섬유 어디까지 알고 드셨어요?
식이섬유는 크게 불용성과 수용성으로 나뉘는데 이 둘을 고루 섞어 먹어야 칼로리 차단은 물론 변비 해소 효과도 극대화된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주 반찬인 김치 때문에 배추와 무(하얀 야채)만을 먹는 경향이 있다. 녹황색 야채(브로콜리, 시금치, 상추, 당근, 오이 등)의 섭취량을 늘려볼 것

출처
ELLE
살 빠지는 약,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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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 린ye
  • 06.24 23:28
  •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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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 대쪽
  • 09.20 22:19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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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 엔조엔조
  • 09.14 18:07
  •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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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 ㅈㅣ방ㅇㅣ
  • 09.14 13:23
  • 비밀 댓글 입니다.
다신
  • 제발빼줄래
  • 09.14 00:03
  • 좋은 정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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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 바다너머
  • 09.13 18:29
  • 좋은 글이네요. 자유게시판이 아닌 꿀팁에 올라와야 할듯!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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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 바람난1004
  • 09.13 18:23
  • 결국 꼼수는 없는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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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 ㅂㅂ.ㅇ
  • 09.13 14:20
  • 좋은 정보 감사해요! 저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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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
  • 바람구두
  • 09.13 14:10
  •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캄보지아가 최근에 연구결과에 의하면 간을 손상시킨다고 하는데, 위설명에 의하면 체외로 배출되는게 아니라 근육의 형태로 간에 붙어 있어서 문제가 되근것 같군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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