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3때만 해도 학교에서 툭하면 농구하고 아무리 빨빨거리고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는 전형적인 운동파였는데, 그렇다고 체형이 날씬하지는 않았어요.(오히려 과체중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들어오면서 과 동기들이랑 비교도 되고 해서 자극받고 다이어트 결심한 후 3개월동안 하루 800kcal 맞춰먹고, 30일 다리 만들기, 팔벌려뛰기, 버피테스트도 도전해서 거의 다 성공했습니다. 다이어트가 절실하기도 했고, 다른 다신 분들 도전 후기보면서 이거만 하면 진짜 살 빠지겠구나 싶어서 정말 열심히 따라했거든요. 근데 이게 제 몸에는 많이 무리가 되었나 봅니다.
사실 그동안 한 번도 체계적으로 칼로리를 계산한 적이 없어서 하루에 약 3000kcal정도 먹었던 거 같은데(밥 양만도 한 끼에 밥 2~2.5공기 정도 먹었어요), 갑자기 하루 800kcal로 급격히 줄이니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에, 알바 끝나고 피곤해 죽겠어서 당장 씻을 힘 하나 없이 눈이 감기는데도 악착같이 그 날치 운동은 끝낸 후에 기절하듯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기에 몸이 무겁고 힘도 없고 피로한데도 학교랑 알바 갔다오면 다시 운동 끝내고 그랬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효과는 확실했어요. 뭐 객관적으로 엄청 날씬해지고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일단 몸무게를 8kg가량 감량했거든요. 아무래도 스쿼트와 런지, 월싯 등의 운동도 병행하다보니 앞벅지 근육이 뙇하고 생기면서 다리 라인도 전에 비해 많이 예뻐졌구요. 주변에서 살 많이 빠졌다, 대체 뭘 한거냐 등의 칭찬을 듣다보니 뿌듯도 했습니다.
문제는 군살은 없어지고 근육이 생기면 몸이 건강해져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활력이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활력이란게 뭐 삶이 즐겁고 말고 이런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온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 거예요. 팔목은 가늘어졌는데 전에 쉽게 들던 짐도 안 들어지고, 걷는 건 누구보다 자신있었는데 이젠 1만걸음 걸으면 정말 쓰러질 거 같고 그러네요.. 다이어트가 3개월로 끝난 것도 피트니스에서 요가를 하던 중에 한 10~15분 했을까요, 머리가 핑 돌고 갑자기 속이 메슥거리면서 토할 것 같고, 요가 자세가 힘든 게 전혀 아닌데 온 팔과 다리가 덜덜거리면서 힘이 안 들어가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일시 중단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몸무게는 다이어트를 마친 시기와 비슷하지만 운동을 당시만큼 안 하다보니 체형은 많이 망가졌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운동 없이 식이요법(이라 해봤자 하루에 1200~1400kcal정도로 맞추는 정도?)으로 몸무게 조절하면서 지낸 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몸은 나을 기미가 안 보여요. 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던 건지 모르겠고, 이런 몸 상태를 치료받으려면 병원도 어디 분야를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이제는 정말 다이어트가 문제가 아니라 삶을 걸고 너무 불안하고 해결이 절실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