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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다이어트(글이 조금 깁니다)
먹는 걸 좋아하고 여행다니는 걸 좋아하는 남자입니다. 20대에는 먹는것도 많이 먹고, 가리는 것은 딱 하나 술밖에 없었습니다. 술은 20대의 체력으로도 딱 반병이상은 못먹겠더군요. 좀더 나이가 드니 1잔으로 끝입니다(친구들이 좋아하죠. 술먹고 뻗은 넘들 집으로 배달해주니까요). 고등학교 이후로 아무리 많이 먹어도 57kg(163cm)을 넘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하며 앉아서 일하고 야근하고 회식때 술대신 안주 많이먹고 그러면서 배가 슬슬 나오더군요. 그래도 여행은 많이다니고(물론 20대에는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차를 산 이후로는 운전해서 다녔지요) 별 불편이 없었기에 신경을 안 썼습니다.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임신 8개월이더군요.

임신했냐? 부터 출산예정일이 언제냐? 성전환했냐? 임신을 다 하고? 너 쪼그려 앉으면 뒤로 넘어지겠다 (실제로 쪼그려 앉으면 배가 허벅지와 만나서 균형이 안잡혀 뒤로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등등 온갖 놀림을 당하고 살았죠. 초등학교 동창들만 아니면 벌써 때려줬을겁니다. 다들 동네친구라서 뭐 남자들은 다 그렇죠 ㅎㅎㅎ

생애 첫 다이어트를 결심한 건 올해 6월말 등산을 갔다가 10분만에 온몸을 땀으로 목욕하고 등산포기하고 내려왔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내내 드는 생각은 '예전에는 산을 뛰어다녔는데 지금은 10분도 안되어 포기하고 내려오는 체력을 가지고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까?'하는 질문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가고싶은 곳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런 몸으로 나중에 당뇨병에 고혈압에 고지혈등 성인병으로 평생 당관리,혈압관리하며 약먹고 살아갈 생각을 하니 암담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었지요.

살을 빼는 것으로 단식이나 절식등으로 먹는 칼로리를 낮춰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근본적인 원인은 먹은만큼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이었어요. 아침은 안먹고 점심은 밥 두 공기에 배부를 때까지 먹고 (딱 10분안에 먹습니다.나머지 50분은 자야하거든요) 저녁때 맛있는거 먹고(외식도 많이 하지만 자취경력이 10년이라 요리도 쫌 합니다) 누워서 컴퓨터나 인터넷하다가 야식먹고 2시쯤 자고 주말엔 TV와 휴대폰 끼고 비몽사몽으로 보내고 집청소나 빨래 설겆이는 2~3일을 미루는 것이 기본이었죠.

일단 퇴근하면 무조건 집을 나가는 것으로 다짐했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휴대폰만 챙겨들고(지갑 카드 일체 미소지) 나가서 뜁니다. 한시간 동안은 걷든 뛰든 들어오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첫날은 뛰다걷다??아니요 100m뛰고 5km걸었습니다. 이틀째 100m뛰고 1km걷고 100m 뛰어주고 1km걷고 하다보니 지금은 5km는 그냥 쉼없이 뜁니다. 달리기앱으로 매일 기록 경신하는게 재미있어지고 목표를 이루어나가는게 재미있더군요.

그렇게 3개월이 지나니 5kg이 빠졌더군요. 뱃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맨날 배를 가리려고 펑퍼짐한 옷만 입고 다녔는데 뱃살이 빠지니 핏도 좋아지고 붙은 옷도 입고 정장과 와이셔츠를 입어도 조끼로 안가려도 되고 하니 욕심이 생겼어요. 멋진 근육을 갖고 싶어졌거든요 그래서 1회 운동을 달리기 5km(30분) 집에와서 근력운동 40분으로 바꿨어요. 주 3~4회 운동합니다.야근을 하고 오면 10시든 11시든 30~50분은 반드시 걷고 옵니다. 제가 만보걷기 하는 도전기록 보시면 보통 18000보에서 23000보걷고 최대30000보 걷는게 다 그런 이유가 있답니다.몸이 가벼워지니 설겆이도 청소도 빨래도 제때제때 한답니다.

아직 먹는 걸 좋아해서 다이어트식단이나 고구마 바나나 닭가슴살 식단은 꿈도 못꿔요. 일반식으로 먹고 싶은거 먹는 대신에 양만 조금 줄였어요. 1/3 덜어내고 먹어요. 야식은 거의 끊었어요(밤에 배고프면 번데기 3kg사놓은것 중에서 한줌 삶아먹습니다)칼로리나 식사량 조절하려고 이리저리 알아보다 다신에 가입해서 다이어리 쓰고 있답니다. 제가 빈칸 채우는 걸 좋아해서 야식칸만 빼고 다 채우는 건 비밀이예요.ㅎㅎ

생애 첫 다이어트지만 체중감소나 식이조절이 목적이아니라 건강하게 살기가 목표라서 아직 꾸준히 운동하고 식단조절에 실패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식단도 일반식이라 먹고 싶은 욕구를 눌렀다가 폭식으로 가지않는 것 같구요.회식때 많이 먹어도 죄책감이나 자괴감이 들기보다는 더 운동하면 되겠지 하고 있구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재미없는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다들 즐겁게 다이어트 하시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시길...

운동 1일차에.찍은 사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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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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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 힘없는근육맨
  • 11.27 20:15
  • sorrrrrrrry 감사합니다.님도 화이팅하셔요.다이어트 성공하시고 잘 유지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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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 힘없는근육맨
  • 10.27 22:05
  • 저기 등 뒤로 보이는 늘어진 살과 허리부근에 남아있는 살을 빼는게 이번에 주어진 숙제예요. 3개월동안 해보고 숙제가 미흡하면 다른 방법으로 다시해야죠. 저 살들의 주인이 난데 설마 저놈들이 주인을 이겨먹을까요. 언젠간 제게 항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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