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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운동해서 빼는 건 문제 없는데
지금 다이어트 하기 전에 감량했던 경험이 몇 번 있는데, 가장 첫 번째는 군에 있을 때 였어요.

중 3때부터 80kg근처를 유지하다가 군생활 말년에 술을 마시면서 95kg까지 찌게 되었어요.
직업군인이라 퇴근 후에 자유로웠고 산골이라 월급을 받아도 건강하게 쓸 데가 없어서 간간히 친구들 만나 술 마시는데 썼죠.
워낙 먹는걸 좋아해서 안주를 많이 먹으며 술을 마시니 95kg까지 금방 찌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시작하고 먹는 양을 줄였는데 먹는 양을 줄이는건 못하겠어서 운동량을 늘렸죠.
거의 매일 하루도 안 쉬고 줄넘기 5천번(1시간)에 10km달리기를 하니까 3개월이 조금 안 되어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더군요.

그리고 두 번째는 군 전역 후 복학하고 난 뒤에 대학 다닐 때에요.
감량하려는 목적은 아니었고 버스비를 아껴보려고 자전거로 통학했었죠.
부천에서 서울에 있는 학교까지 버스로 1시간 반에서 밀리면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자전거로 가니 처음에는 버스와 비슷한 시간이 걸리다가 1달 정도 되니 1시간으로 줄어들더라고요.

편도 23km이고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집에 오는 거리가 대략 46km였어요.
도서관에서 알바를 해서 월~금은 무조건 그렇게 다녔어요.
물론 비오는 날은 못했겠지만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에 시작해서 비는 거의 안 왔어요.

그렇게 3달 정도하니까 15kg정도 빠지더라고요.
도서관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니까 매일 가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자전거로 통학하는 것은 안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겨울 동안 집에 있으면서 귤을 까먹었더니 또 다시 체중이 불더라고요.
그리고는 졸업하고 종교 기관에 들어가서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들어가서 노동을 하면서 체중을 감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땀복을 입고 일하면서 음식 섭취량도 줄이게 되었어요.
노동을 하고 나면 정말 지쳐서 운동은 따로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3개월을 하니까 21kg이 줄었어요.

이 때는 29살이어서인지 그렇게 피로감이 심하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계속 유지가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니까 다시 90kg까지 찌더라고요.

거기에서 나와서 해외에서 정착해 보려고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해서 갔는데, 여기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감량이 되었어요.
한국에서 알바를 하면서 비행기 삯에 조금 더 보태서 갔는데, 다행히 농장에 자리가 나서 매니저와 얘기하고 입국했는데 일을 안하게 되어서 나왔는데 당장 비행기 삯만 겨우 벌어서 간지라 되는대로 일을 해야했어요.

일을 구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나니 60달러가 남더라고요.
다행스럽게 구한 직장의 사장님이 지역에서 알아주는 분이시기도 했고 집 주인이 마음이 좋아서 계약금 조로 40불만 내고 일단 묵을 수 있는 방을 얻었어요.
그렇게 남은 20불로 일주일을 버텼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식단이죠.
공동 하우스라 조리기구는 디 갖춰져 있어서 쌀 6kg짜리 하나랑 파스타 면, 소스 3개 정도, 우유 3리터짜리랑 식빵 2줄 사니까 19불 몇 십센트더라고요.

그걸 일주일 일하면서 나누어 먹었는데 문제는 얻은 일자리가 타일이었다는데 있어요.
일 자체가 중노동이고 무거운 타일을 하루에 몇 십 상자를 옮겨야하고 그것만 하는게 아니라 시멘트 반죽을 하루 평균 40포대 정도를 해야했거든요.

그렇게 일하니까 순식간에 8kg이 빠지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네요.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게 정말 기적이네요.
그렇게 1주 정도 일하고 부모님을 통해서 일자리를 얻은 지역에서 지인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돈을 좀 꾸어서 집세와 식사비를 해결했어요.
차피 돈을 꾸는거면 조금 넉넉하게 꾸었어야하는데 집세 내고 나니까 얼마가 안 남더라고요.
그래서 몇 주를 더 그렇게 살았더니 한 달에 무척 많이 빠지더라고요.

그 때 간이 맛이 간건지 종종 감당하기 힘든 심한 피로감이 몰려올 때가 있어요.
벌써 8년 전일이라 그 사이에 회복이 된건지 어쩐 건지 4년 전에 건강검진 때는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일로 멘탈이 털려서 2년이 조금 넘은 기간을 폐인처럼 살다 정신차려보니 체중이 인생최대치네요.

이번에는 여러가지로 공부도 하고 조심스럽게 감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끄적여봤어요.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네요.
  • can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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