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울한 장문의 글을 올리고서..한 2개월이 지났네요. 오늘도 조금! 우울한 글을 적어보려고 해요. 아마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이 있을 테니까요.
저는 작년 12월 90.1kg라는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 미친듯이 운동했어요. 하루에 2시간, 많게는 3시간씩 운동하며 수능이 끝나고 대학들어가면 내가 입고 싶은 옷 다 입고 멋지게 살고 싶어서요. 참고로 제 키는 176cm입니다! 어쨌든 막 정장같은 것도 일자핏 그런 게 나왔으면 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식단은 평소에도 밥 반그릇도 안되게 먹었으니 수정하진 않았고요. 그래도 간식은.. 조금씩 먹었어요..(이게 문제였어요)
그래서 올해 7월 83kg을 드디어 찍었다고 글을 올렸었어요.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1학기 땐 정말 힘들었어요. 다들 너무 날씬하고 멋있는데 나만 뚱뚱해, 나만 보이겠지? 많이 먹으면 덩치값한다고 하겠지? 이런 피해의식 속에서 학교를 마치고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오고, 집에선 결국 부모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제가 너무 싫었어요. 그리고 그 글을 올린 뒤에도, 감량은 커녕 몸무게만 늘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 운동 방식은 과하다 할 정도로 부족하진 않은데, 그러면 식단이 문제일까?
그렇게 2학기 개강을 하고, 속에 고여있던 상처가 터져나왔어요. 집에서 너무 펑펑 울었던 것 같아요. 다른 날씬한 애들은 먹을 거 다먹고 운동도 별로 안하는데 왜 나만? 난 별로 안먹고 죽을만큼 운동하면서 공부도 하려고 열심히 사는데 왜 나만? 방학 때도 그런 생각으로 집에 혼자있을 때 많이 울었거든요. 솔직히 지금까지 우울증은 완전히 낫지 않았어요. 그래도 이겨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고요.
각설하고, 제 어머니께서도 이제 못 참으시고 그만 좀 하라며, 운동을 더 늘리지도 못할거면 우울한 표정은 짓지 말라고 그러셨어요. 저는 곰곰히 생각하고 엄마한테 내기를 걸었어요. 2주동안 식단관리해서 70kg 대 되면 식단관리한다고 뭐라 하지 말라고.
저희 집이 먹는 것에 좀 예민해요. 먹고 운동해! 주의여서 저는 그것대로 스트레스였거든요. 많이 먹진 않아도 인스턴트같은 걸 부모님께서 주면 거절을 못하니까 다 받아먹었었고요. 그러니 엄마도 마지못해 수락하셨어요. 우울증은 나아지질 않고 몸무게도 줄지 않으니까.
그렇게 2주 내기는 실패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80.3kg로 실패했어요. 그래도 전 너무..너무 기뻤어요. 84에서 83, 그 사이를 벗어나지 않던 체중이 점점 줄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렇게 3주 째 된 지금, 79.1kg가 되었네요. 조금 허탈하지만 기뻐요.
거의 평생을 뚱뚱하게 살아왔는데 이번엔 꼭 이악물고 60kg 찍어볼거에요. 덩치도 큰 게 무서운 것도 많네, 그런 말 절대 듣지 않을 거에요. 여러분도 저같은 고민을 가지셨다면 자신을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