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다친 후 근황, 생각의 변화 등등 올려요.(feat. 요리👩🍳)
<다친 후 근황 1: 폭식증의 재발>
엄지발가락을 다친 게 저번주 월요일이니 벌써 약 2주가 지났네요.
처음 일주일은 다친 것도 스트레스, 직장 일도 스트레스, 그런데 스트레스들을 풀던 방법이었던 운동을 못하는 것도 스트레스, 전부 다 스트레스였어요.
그러다 벗어난 줄 알았던 폭식증이 지난주 수요일부터 오더라구요. 폭식이어도 채소를 폭식하면 그나마 나을텐데, 꼭 폭식은 대부분 달다구리들인 게 문제예요.😅
지난주 수요일은 발령 동기인 친구가 생일인 날이었어요. 그래서 직장에서 1차 생파(케이크), 동기들끼리 2차 생파(피맥집, 주점), 친구 자취방에서 3차(아이스크림), 목요일에 직장에서 다시 4차(전날 저희끼리 샀던 새로운 케이크)까지 하면서 한 번 많이 먹기 시작하니까, 그걸 다시 확 끊어내기가 어렵더군요.ㅋㅋㅋ큐ㅠㅠ
<근황 2: 가라앉은 달다구리 폭식증+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 요리>
그러다 일요일부터 폭식증이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그건 전부 요리 덕이었어요.
제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저는 운동이든 일이든 요리든 뭐든 제 속의 에너지를 계속 써줘야하는데 그러질 못하면 그 에너지를 저작운동으로 썼던 거 같아요. ㅋㅋㅋ 그래서 이젠 요리로 에너지를 다 써보려고요.
오늘은 동생들 점심으로 참치마요덮밥을 만들어줬고, 저녁엔 집에 있는 냉동닭가슴살을 활용해서 치킨까스를 할 예정인데, 방금 수제돈까스소스도 직접 만들어보고 이제야 좀 앉아서 쉬며 오랜만에 정석방에 들어왔네요.ㅎㅎ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만든 걸 시간 반대 순서로 나열해보자면,
1. 오늘 점심에 만든 참치마요덮밥(양파볶음 아래에 스크램블에그도 있어요.)
2. 수제 돈까스소스(사실 치킨까스소스) '루'도 처음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제 입으로 말하긴 민망하지만 맛있더군요.ㅋㅋㅋ
3. 어제 저녁 메인 메뉴였던 단호박 훈제오리찜! 피자치즈가 화룡점정이었죠.😏
4. 쪽파무침
5. 취나물무침, 건새우된장국
6. 돼지고기김치찌개
7. 강된장머위쌈밥, 데친 두릅(점심 도시락을 싸가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일어나 머위랑 두릅도 데치고, 다양한 채소를 썰어 넣어 강된장도 만들었어요.ㅎㅎ)
8. 아로니아잼(이라기보단 콩포트..?) 엄마가 당뇨가 있으셔서 단맛은 사과, 배즙, 꿀 넘치게 4큰술만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역시나 동생들은 안 먹네요.ㅋㅋㅋㅋ
9. 파운드케이크. 아로니아잼을 먹기 위해 만들어봤어요! 이것도 엄마를 생각해서 '계란, 무염버터, 베이킹파우더, 홍시, 스테비아(설탕 대체), 아몬드가루(밀가루 대체)'를 이용해 가능한 건강하게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다치기 전에도 조금씩 가족들 식사를 준비하곤 했는데, 이젠 집에만 있을 시간이 늘어났으니 본격적으로 다양한 요리 연습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요리 실력도 키우고, 엄마도 집에 오니 누가 차려주는 밥상을 먹어서 너무 좋다고 하시고, 일석삼조인 거 같아요.ㅎㅎ
<근황 3: 생각의 변화>
다이어트 다시 시작한 지 1달 반 만에 4kg가 내려가며 57kg를 찍었다가 1주일 폭식했다고 다시 60kg 찍었는데,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ㅎㅎ
다치고 나서 신체의 자유(?)를 잃고 보니, 체중이 뭐가 중요하고 심지어는 인바디가 뭐가 중요하냐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아마 인바디 상으로 저는 현재 여전히 체지방률은 30%대이고, 근육량은 표준 이하(85% 정도)일 거예요. 내장지방레벨도 그대로 8일 거 같구요. ㅋㅋ
그렇지만 저는 제 주변 친구들 누구보다도 건강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폭식증을 겪었을 때도 폭식증을 제외하곤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어요.
평균 6-7시간 깊은 수면을 하면서도 일찍 일어나고/편식 전혀 없고/1주에 1번, 적어도 2주에 1번은 등산을 하고/꾸준히 새로운 걸 찾아 배우고/보드게임이나 각종 전시회, 뮤지컬 등 문화생활도 다양하게 하고.. 기타 등등 정말 많은 일들을 하면서도 체력은 늘 넘쳐나는 에너자이저 같죠.
아직 완전히 골절이 나으려면 적어도 4-5주는 더 가만히 있어야 하고, 완치 판정을 받아도 운동은 조심조심 시작해야겠지요. 그치만 그때가 되면 이젠 더 이상 체중도 인바디도 뱃살에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정말 건.강.을 위한 식사와 운동을 하자 싶어요.
물론 그때가면 또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수영복을 위해 단기간의 급 다이어트 유혹에도 빠지고, 또 시도도 할 것 같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진짜 그런 생각이에요. 미용이 뭐가 중요하냐, 뱃살이 좀 나오면 뭐 어떠냐, 아프지 않고 건강만 하면 되지ㅠㅠㅠ!!
오랜만에 정석방에 찾아와서 주저리주저리 넋두리를 하다보니 또 한 번에 긴 글을 쓰게 됐어요. 실제 나이는 20대 중반인데, 하는 짓이나 생각은 거의 인생 n회차라고 주변 사람들이 늘 그러는 이유가 있는 거 같네요.🙄ㅋㅋㅋ
다음엔 또 언제 들어올지 모르지만, 그때까지도 다들 건강한 다이어트, 마음까지 행복한 다이어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