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가는 나를 보며 생각한다. 10대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늘 하는 이유를 생각한다.
'왜, 나는 계속 다이어트를 하는가'
'살찌는 몸보다 날씬한 몸을 원하는가'
나답기 위해서다.
싱그러움, 발랄함, 가벼움, 활기참 긍정적 열심히 모드일 때는야식도 안 당기고 적당히 흘리는 땀, 적절한 배부름이 함께 한다.
피자 치킨보다는 유기농 야채, 올리브유 가득한 샐러드와 곁들인 고기가 좋고, 속도 편한 것을 안다.
신선한 식재료로 집에서 취향껏 조리해서 예쁜 접시에 놓고 먹는 즐거움도 만끽하고 싶어진다.
적절히 식욕이 채워져 그런지 야식도 안먹게 된다. 맛있게 먹고는 가족들과 공원으로 산책도 가고, 신나게 쇼핑도 한다.
그러니, 저절로 살도 빠지게 된다.
귀찮음, 놀고 싶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음, 화남, 안 좋은 일들이 겹쳤을 때, 생리 전일 때,
하루 종일 굶어서 저녁이 다 되어야 겨우 한끼 먹을 수 있을 때.
이럴 때는 자극적이고 무언가 한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생크림 가득한 빵, 과자, 아이스크림, 야식, 술, 떡볶이 등등. 소위 다이어트 할 때 먹지 말라는 그런 음식이 당기는 모드이다.
난 이 두 모드를 안다.
내가 좀 더 나 스스로에게 만족스럽고 즐겁게 지낼 때는 결국 내 몸에 이로운 음식들과 생활모드이기에 살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컨디션이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분이 안 좋거나 몸이 힘들 때는힘든 그 부분에 대한 보상인지, 맵고 짜고 달게, 배부르게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그런 몸에 안 좋은 모드로 돌진한다.
이러면 살이 찐다. 어딘지 힘들다는 증거다.
이 두 모드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할 것이다.
이걸 알면 된다. 그러면 살이 빠지는 몸, 모드, 그 모드로 실행하려고 하나씩 노력해보면 된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한다.
나의 몸과 마음을 좀 더 긍정적인 모드로 지내고 싶은 그 욕망. 좀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은 그 욕망을 충족시키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예민한 소화기. 몸을 가지고 있어서 남편과 기분 좋게 야식을 먹으면, 다음날까지 소화가 안 되는 걸 안다.
한번은 괜찮다. 매일 계속되면 퉁퉁 부은 얼굴과 하체. 더부룩한 소화기. 이러한 신호를 몸이 보내기에 그만두고 싶어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말끔한 소화기로 시작하고 싶다. 상쾌하게. 기분좋게.
그래서, 내게 다이어트는 나 스스로의 생존의 의미다.좀 더 내 몸이 편한 상태라고 할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욕망. 생명체 원래의 그 생생함을 존중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그래서, '비만은 질병이다'라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나온 것이다.
결국 우리 몸도 먹으면 활동하고, 먹으면 싸고, 먹은 다음엔 안 먹고 등의 적절한 균형을 좋아한다. 그래야 편하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잘 써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들어, 나도 모르게 자꾸 껌을 씹게 된다.
이 밤에 껌을 씹는다는 것은 무언가 불안하다는 나의 몸 신호인 걸 안다.
이렇게 강박적으로 껌을 씹으면 사각턱이 되고, 껌에 들어간 감미료들 때문에 배에 가스가 찬다는 것도 안다. 그간의 경험이다.
껌을 씹으며, '불안하구나 괜찮아'를 되새기며, 영양제를 먹거나 따뜻한 물을 마셔본다. 피곤한 신호이니 공진단(한약)도 먹는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이렇게 나를 관찰한다.
'이런 음식조합은 속이 편하네', '이 음식이 먹고 싶은 걸 보니 불안하구나', '힘들었구나', '오늘은 배가 별로 안고프네', '꽤 괜찮은 컨디션이구나' 등등.
내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알아차리면 쉽게 살찌는 쪽으로 가기가 힘들다. 체중은 일종의 지표이다.
즉,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니기에 '체중 44kg'이 아닌 '체중43~45kg'로 구간을 설정한다.
그렇기에 체중을 통해 어제의 음식, 수분, 운동 등의 상태를 체크한다.
체중은 벌이 아니다. 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다. 참고하는 지표일 뿐이다.
오늘 좀 늘었으면, 오늘 조금 덜 먹으면 된다. 음식의 양이나 메뉴를 선택하는 데 참고를 하면 된다.
어제의 식단이 꽤 깔끔했음에도 증가했으면 나랑 잘 안 맞는 음식이라 체액저류가 있었구나 등의 판단을 하고 넘긴다.
친구도 나와 맞는 친구와 오래간다. 옷도 그렇다. 아무리 예쁜 옷도 불편하면 손이 안 간다.
덜 예뻐도 내 얼굴을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내 몸을 예쁘게 만들어주면 그 옷이 좋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숱하게 많고 많은 음식들 중에 나에게 잘 맞는 음식과 맛을 찾기 위해. 그것을 내 몸에도 편하고 잘 맞는지를 판단하고 즐기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내게 잘 맞는 음식은 소화, 흡수, 배설 과정이 매끄럽기에 살도 안찐다.
다이어트가 좋은 것은 좀 더 나은 생활들에서 살이 빠지는 이치를 알기 때문이다.
내 몸에서 5kg이상 체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내게 맞는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고, 충분히 자지도 않고, 무언가 무리한 일정을 보냈다는 것이다.
임신 기간을 빼고 생각해보면 그렇다.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한다고 아무것도 안 먹고미친 듯이 운동했을 때, 바쁘다고 낮 동안에 대강 때우고 일 끝나고서 허기짐에 음식을 먹을 때 등을 생각해보면, 이런 일정들에 늘 살이 쪘다.
그래서, 더욱이 나는 40대가 된 지금이 좋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애초에 생각도 안 한다.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한 상태가 내가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기이며, 이럴 때는 신
기하게도 체중이 제법 안정적으로 적게 나가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이어트에 진심이다.
※칼럼제공: 한의사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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