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때 평소처럼 막 먹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 이렇게 먹다가 고3때 진짜 굴러다니겠구나..'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던 중에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돼서 2달 동안 10킬로그램을 뺐었어요.
아침, 저녁을 양상추+방울토마토+파프리카 등의 샐러드를 드레싱 소스 없이 먹었고
급식은 맛있는거 나오면 친구들 주고 반만 먹고..
일주일에 한번 점심에 먹고 싶었던 음식 중 칼로리 낮은 걸 먹었어요
원래도 체력이 안 좋은 편이었는데 그렇게 먹으니 기력이 딸려서 운동은 거의 못했어요
15분 정도 거리의 학교는 원래 매일 걸어다녔고, 이소라 다이어트 1편 일주일에 서너번하고 땡!
키 162, 66킬로에서 56까지 가는 동안 60->59가 제일 힘들었어요ㅜㅜ 그 기간을 넘기고 나서 정체기가 오고..
근데 학교에서 지나갈 때마다 친구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왜이리 많이 빠졌냐고 그러더라구요
단짝 친구도 자극 받아서 저 따라 다이어트하고ㅋㅋㅋ
근데 먹는 것에서 삶의 낙을 찾던 제가 그렇게 못 먹고 있으니 부작용이 생겼어요
두달이 좀 지나서 살이 안빠질때 쯤 체력은 남아 있지 않고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정말 우수수 빠지더라구요
원래 머리 숱이 너무 많아서 단골미용실에 매직하러 갈 때마다 제 머리 한번 잡아보고 한숨 쉬었었는데
그 땐 가니까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이 3분의 1은 빠진 것 같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다참다 못해 결국 조금씩 식사량을 늘렸어요
이 정도 뺐으면 고3때 10킬로 쪄도 괜찮아! 이러구요ㅋㅋㅋㅋ
결국 4개월만에 몸무게가 정말 제자리로 돌아갔고
고3때는 체력이 약해 병원에서 영양제 맞으면서 울면서 공부했어요
살은 66킬로에서 빠져서 63~4..
고3 수능이 끝나고 대학도 합격하고 이제 다시 빼야하는데 그때 기억이 나서 너무 무섭더라구요
내 사랑 음식을 포기하고 힘든 운동을 해야한다는게...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살을 많이 빼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했고
각종 모임과 행사를 나가다보니 안주살때문에 또 찌고..
그러다 일주일에 5개의 과외를 하느라 저녁을 못 먹다보니 또 빠지고...ㅋㅋㅋㅋ
그렇게 몇년을 65킬로그램 언저리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한학기 간 동안에 72킬로그램이라는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
다시 돌아와서 집밥먹고 학교 다니니 자연스레 64킬로그램까지 빠지고...
남자친구가 생겨서 먹을 것 막 먹고 돌아다니니 다시 65~6
지금은 학교를 휴학하고 공부 중인데 하루종일 운동도 안하고 간식만 먹다보니 다시 71킬로그램까지 쪘어요
몸무게보다는 체력이 문제네요 조금만 돌아다녀도 숨이 차고 힘들고 늘어져있고 싶고ㅠㅠ
요즘 들어 날도 풀리고 옷차림도 가벼워져서 남자친구 만날 때 입을 옷을 꺼냈는데 너무 끼더라구요
갑자기 한순간에 우울해지고 아 내가 정말 자기관리 안하고 사는구나 싶었어요..
뚱뚱한 사람이 몇 년을 그렇게 살면 살을 빼도 몸이 그때를 기억해서 돌아가려고 한다던데..
이대로 고정되는 건 아닐까 무서워요ㅠㅠ
빼는 과정도 무섭고 유지를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네요
다이어트 성공한 사람은 독한 사람이라는데 여기 계신 분들 다 대단하게 느껴집니다ㅠ.ㅠ
어쩌다보니 푸념만 늘어놨네요...ㅎㅎㅎ
다들 힘내시고 저같이 의지박약으로 축 처져있지 마시고.....ㅋㅋㅋㅋ 파이팅해서 운동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