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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정 가로막는 '이런' 다이어트는 하지 말아라?
댓글 11 · 조회 6648 · 좋아요 20


A씨는 중학교 때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30살이 넘은 시점까지 다이어트를 쉬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키 165cm에 최저 체중은 47kg, 최고체중은 65kg까지 여러 번의 요요를 경험하며, 체중은 계속 왔다갔다 를 반복했습니다.

아마 예측해보건대, 57~58kg가 제일 많이 유지했던 체중이니 다이어트를 한다 해도 50대 중반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 몸에 무리를 주는 저체중은 폭식을 불러일으켜서, 또 다시 요요가 오게끔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A씨는 50 중반에도 스스로 혐오스러운 감정이 들만큼 자신의 몸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상담에서 눈여겨볼 점은 A 씨는 늘 바쁘게 일만 하고 노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생 때는 공부만 했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지금은 주말에도 만들어서 일할 만큼 쉬지 않았습니다.

일정 안에는 운동도 꼭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쩌다 여유가 생기면 A 씨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감정이 첫 번째로 들었고, 그 다음에는 알 수 없는 무기력함과 외로움, 공허함이 찾아오며, 우울해지는 감정을 경험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제 몸은 아무리 의지로 운동을 하러 나가라고 다그쳐도 더는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지요.

'전에는 내가 마음먹은 대로 다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내가 너무 게을러진 게 아닐까? 너무 우울하고 저 자신이 한심합니다.'

A 씨는 쉬지 않는 다이어트, 일로 자신을 바쁘게 만들며, 진짜 느껴야 할 핵심감정인 슬픔, 분노,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을 막고 있었기에 더는 의지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다이애나 포샤의 가속경험적 역동치료' 에서는 이런 현상을 변화의 삼각형이라는 이론을 들어 설명했습니다.

감정을 통해서 현재 내가 무엇이 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은지, 또 자신과 깊이 있게 연결되려면 사람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7가지 핵심감정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7가지 핵심감정이란 슬픔, 기쁨, 분노, 두려움, 혐오감, 흥분, 성적흥분입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머리로 이성으로 거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들입니다.

위협이 다가왔을 때,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작동하고, 나의 경계를 누군가가 침범했을 때 분노를 느끼며 나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냈을 때, 또 무엇을 상실했을 때 우리는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과 교류하며 얻는 기쁨이나 흥분은 삶을 더 성장시켜 줍니다.

이런 감정들과 잘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서 외롭지 않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런데, 양육과정에서나 어떤 경험을 거치며 우리가 그 감정을 느끼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지속해서 비난 받았거나 저지당했다면, 우리는 그 감정을 차단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또, 아물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관련된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그것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힘든 감정들을 다 누르고 회피하기 위함입니다.

회피하고 방어하는데, 에너지를 다 쓰느라 정작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타인과 더 깊은 유대감을 누리는 데에는 에너지를 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A 씨의 경우에는 성장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놀면, 비난 받고 추궁 받았던 아픈 기억들이 있었습니다.

삶이 고단했던 부모님은 A 씨가 어릴 때 마땅히 느껴도 되는 기쁨이나, 자유로움과 같은 감정들을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대부분은 방임에 가까웠고 친구들과 놀러 간다거나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은 늘 채찍과 비난이 따라왔던 것입니다.

A 씨 안에서 느끼는 핵심감정인 분노와 슬픔 등의 감정들은 죄책감, 수치심, 불안과 같은 억제감정에 의해 눌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억제감정이란 핵심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방어하고 있는 감정들을 말합니다.

이 모든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A 씨에게는 바로 멈출 수 없는 다이어트와 일 중독이었던 것입니다.

방어 행동에는 이 외에도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폭식, 절식, 완벽주의, 술중독, 자해, 멍한 상태, 시선 회피, 웃음, 화제 바꾸기, 반추하는 생각들, 쇼핑, 관계 집착 등등이요.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을 말합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A 씨의 방어 행동과 억제감정, 핵심감정이 무엇인지 구분한 것처럼 일단 나의 패턴을 분석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막연히 불안해하는 억제감정으로 나 자신을 멍하게 만들어 정작 내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반복되는 요요나 체중에 대한 강박감이 내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다면 그것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내 감정을 차단하는 방어 행동에 가까울 것입니다.

내가 진짜 느껴야 할 핵심감정이 무엇인가요?
또, 내 감정을 막고 있는 방어 행동은 무엇인가요?

※칼럼제공: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s://blog.naver.com/flower_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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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 11.02 23:29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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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찌이
  • 11.02 07:42
  • 감정조절이 다이어트에 중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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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하빵
  • 11.01 00:20
  •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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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둥네
  • 10.27 09:13
  • 너무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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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oss
  • 10.27 08:58
  • 마음이 건강한게 제일이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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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hm01128
  • 10.24 10:55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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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나라
  • 10.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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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안에꼭!
  • 10.20 07:19
  • 넘 좋은 글이네요 상담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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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쏘
  • 10.19 10:29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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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ntasia
  • 10.18 22:44
  • 다이어트만의 문제를 떠나 저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깨닫게 해준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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