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는데 살찐다는 사람들은 몰래 다 먹으니까 살찌는 거야. 그냥 살이 찌진 않아'
'무조건 유산소 운동하고 열심히 움직이면 빠질 수 밖에 없어. 게을러서 안 빠지는 거야'
'1일 1식이나 간헐적 단식을 해 봐. 살이 그냥 빠지지'
다이어트에 관한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혹시 '맞아, 내 얘기야'라며 공감하지 않으셨나요?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어 꽤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비만의 원인을 단순히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의지가 없고 게을러서라고 단편적으로만 보게 된다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섬유질 등도 여러 요소 중의 하나일 뿐 어느 하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같은 기저질환, 호르몬, 출산, 피임, 반복된 다이어트와 요요 등 체중 증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내 책임이라 하기엔 억울한 비만!
사람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비만해질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의 흡연이나 임신성 당뇨는 2세에게 비만 위험을 증가시키며, 신생아의 경우에도 출생 체중이 높은 경우 성인기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모유수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의 비만 위험도가 감소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10세 미만의 아동기에서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비만한 경우 성인기까지 비만이 지속될 위험성이 훨씬 높습니다. 폐경기에 일어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의 감소는 체지방 분포의 변화를 가져와 비만을 유발합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체중 증가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5시간 미만의 수면은 비만 위험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금연을 시도하는 분들에게도 체중 증가는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것은 니코틴으로 인해 식욕과 흡연욕구가 경쟁하여 허기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 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여 비만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연구된 바가 있으나 정확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유전도 비만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입니다. 실제 입양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들의 비만 경향은 환경적 요인을 결정하는 양부모보다는 오히려 친부모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들에 비해 체질량지수 간의 연관성이 높았으며 이 역시 양육환경과는 무관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처럼 비만의 발생에는 말씀드린 내용 외에도 생활습관, 연령, 인종, 유전적인 요인, 운동부족, 약물의 복용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어떤 한 가지 원인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식욕은 환경과 뇌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단지 의지가 약하고 게을러서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며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명히 알면서도 실천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도 있으니까요.
식욕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고 환경과 뇌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단지 의지가 약해서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주변의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잦은 야근과 회식, 업무스트레스, 술자리, 3교대 근무, 아이가 남긴 음식물 처리, 옆 자리의 동생이 먹는 과자 등 다이어트 앞을 가로 막는 요인들은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살찌는 이유를 단순히 게으르고 의지가 없어서라고 단정짓거나 자책하지 마십시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취사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힘내세요.
※ 칼럼제공: 다솜한약국 김상민 한약사
http://blog.naver.com/panaxosd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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