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많은 세상이다.
최근의 뉴스를 보더라도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평생 씻지 못할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넘치는 분노를 꾹 삼키자니 정신병을 비롯한 각종 스트레스 잔여물을 몸으로 흡수하는 것 같아서 꺼림칙하다.
최근 미국 순환(circulation)에 관한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흥미롭다.
전 세계 52개국 1만 2,461건의 심근경색 사례를 분석한 결과, 14.4%가 흉통 등 증상 1시간 전에 분노가 일어난 상태였다.
분노한 사람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급성 심근경색 발병률이 2.44배 높았다.
놀라운 사실은 분노가 일어난 상태에서 운동(고강도 운동)하면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더 올라갔다는 것이다.
연구의 핵심은 심장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혈관 질환과는 별개로 화를 내는 것은 심근경색 및 부정맥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잠시 분노가 심장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살펴보자.
크게 근육의 종류를 말할 때는 골격근, 내장근, 심장근을 들 수 있는데, 각각 골격과 내장 그리고 심장에 붙어 있어서 골격근, 내장근, 심장근으로 불린다.
골격근의 지배 신경은 체성신경(운동신경)이며, 내장근과 심장근은 자율신경에 지배를 받는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심장병을 불러오는 것은 교감신경이다.
교감신경은 싸울 때나 도망칠 때 비처럼 쏟아진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평온한 상태에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산책할 때 함박눈처럼 수북이 쌓이게 된다.
이 두 신경은 제로섬의 관계로 한 쪽의 이득이 있으면, 한쪽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욱하고 분노를 터뜨리면 교감신경이 더욱 활성화되어 심장근의 수축력을 강화한다.
그렇게 되면 맥박수가 증가하며,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한다.
또한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겨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여 가슴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결국엔 심근경색과 부정맥을 발생시킨다.
게다가 운동(고강도 운동)까지 하게 되면 교감신경은 더욱 활성화되면서, 불난 집에 휘발유 붓는 격처럼 더욱 심장을 옥죄인다.
분노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분노할 때 숫자 세기나 분노 유발 대상을 무시하기 등이 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
호흡과 보행이 좋은 대안 일 듯하다.
필라테스 호흡이든 요가 호흡이든 뭐든 좋지만, 발살바 호흡만 피하자.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호흡에만 집중해야 하며, 걷기도 좋다.
심장에 무리가 안 될 정도로 가볍게 걷는다.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걷는다. 시속 5km/h 내외면 적당하다.
호흡과 보행이 분노를 다스리는데 좋은 이유는 위에서 말한 교감신경의 반대 기능을 맡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교감신경과 함께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하게 된다.
몸속의 분노로 인한 정신병과 스트레스 잔여물을 호흡과 걷기의 장치로 치유하고 걸러내자.
잊지 말자.
단 한 번의 화마가 어떤 이에게는 심장병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 칼럼제공:<트레이닝을 토닥토닥>,<내 삶에 힘이 되어 주는 글쓰기>저자
김성운 트레이너http://blog.naver.com/ksw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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