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나 수기 요법이 생소했던 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뭉친 근육을 풀었을까?
특히나 왕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못했던 그 시기에 임금은 어떻게 근육의 컨디션을 조절했을까?
내시들이 보는 앞에서 다리를 벌려 스트레칭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어혈을 잡는 한약 몇 첩 지어서 통증이 가실 때까지 버텼으려나?
하기야 그 흔한 종기도 잡지 못하고 돌아가신 왕도 있는데 마사지가 웬 말인지..
센터에서 운동하던 한 회원이 슈퍼맨 자세(바닥에서 팔과 다리를 쫙 편 채 허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를 하다가 왼쪽 허리뼈 주변의 묵직한 통증이 와서 옴짝달싹 못 하여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순간적으로 과도한 힘이 허리 근육에 있는 감각 센서들을 무력화시켰던 것이다.
특히나 허리 주변은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통증 매개 물질)들이 민감한 반응을 하는 곳이다.
살짝 건드리면 오만 인상을 다 쓰고 넘어지는 예민함의 총 집합체다.
그만큼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곳이라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은 곳이다.
마치 허리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통증을 호소하는 것처럼 바늘로 콕콕 찌르는 아픔이 어떤 동작을 하더라도 동일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말 “디스크가 터진 거 아냐” 하면서 끝 모를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러나, 허리 통증 대부분은 허리 주변의 근육 뭉침 즉 요통이 80%를 차지한다.
이처럼 허리 주변에 찾아온 불청객인 근육 통증은 모든 운동 계획을 수포가 되게 만들 뿐 아니라 새 가슴처럼 마음을 위축시킨다.
허리 주변에 통증이 오면 기존에 해 오던 운동 루틴을 길게는 한 달 정도 포기해야 하며,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등과 같은 고난도 동작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는 어떤 운동을 해야 회복이 빠를 수 있을까?
일단 기능의 혼돈을 가져온 근육 내의 특수 감각기인 근방추를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근방추는 몸의 균형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운동을 할 때 회복력이 좋다.
척추에 붙어 있는 중요한 두 근육이 있는데, 앞에는 배가로근(Transversus abdominis)이고 뒤에는 다열근(Multifidus)이다.
이 두 근육은 속 근육으로써 동시수축(co-contract)을 하는 특성이 있다.
즉, 힘을 주게 되면 복부 속에 있는 배가로근과 척추 뼈 사이사이에 붙어 있는 다열근이 동시에 반응하게 된다.
이들 근육은 몸통의 내압을 상승 시켜 척추의 구조물들을 보호하며, 허리 통증을 잡는 방향키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럼 두 근육을 활용한 운동을 살펴보겠다.
배가로근과 다열근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배꼽을 꺼트리는 것인데, 이 방법을 ‘abdominal draw-in’이라고 부르고, ‘국자 모양(scoop posture)’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배를 가능한 한 많이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동시에 흉곽(늑골)을 아코디언처럼 옆으로 크게 벌렸다가 조였다가 하는 호흡을 해야 한다.
즉 복식 호흡이 아닌 흉식 호흡으로써 완전히 연습한 후에 사지를 움직여 더욱 배가로근과 다열근을 활성화할 수 있다.
호흡을 통한 배가로근과 다열근 운동을 어느 정도 연습했다면, 그다음으로 골반의 기울기(pelvic tilting)와 척추분절 운동을 하면 좋다.
골반은 보통 좌골, 치골, 장골로 구성되어 있는데 골반에 붙어 있는 근육들은 상당히 많다.
그러한 근육들의 잘못된 움직임은 골반을 틀어버려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골반 기울기(pelvic tilting)는 누워서 양 무릎을 세우고 골반을 시계 12시 방향과 6시 방향으로 움직인다.
척추분절 운동은 벽에 똑바로 기대어 서서 양팔을 앞으로나란히 한 채 그대로 상체만 숙인다. 고개는 바닥을 보고, 하체는 구부러지지 않도록 한다.
척추 분절 운동은 처음에는 누운 자세에서 시작하고, 통증이 완화되면 아래의 그림처럼 서서도 할 수 있다.
누워서 하는 척추 분절 운동은 서서 하는 동작과는 반대로 골반과 척추 뼈를 순차적으로 들어 올리고 내려야 효과적이다.
다음에 해야 할 운동은 고관절 주변 근육을 활용한 동작이다.
이 동작은 어느 정도 허리 통증이 완화된 상태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허리 통증이 호전된 것을 알려면 한 다리를 들어 올리고 내릴 때 척추에 통증이 없어야 한다.
이 동작을 ‘하지 직거상 테스트’라고 한다.
고관절 주변 근육을 활용한 운동으로 플랭크(plank) 운동과 싱크로나이즈 운동이다.
플랭크 운동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데, 플랭크(plank)라는 뜻은 널빤지라는 말로 일자로 몸을 쫙 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플랭크는 무엇보다도 엉덩이와 어깨뼈 주변(전거근) 그리고 복부에 집중해야 한다.
세 부위의 근육(엉덩이와 어깨뼈 그리고 복부)을 동시에 응축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싱크로나이즈 운동은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이 물 위에서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보고 만든 운동법이다.
바닥에 누워 양팔을 벌려 바닥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오른쪽으로 완전히 넘긴다.
이때 상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반대쪽도 동일하게 반복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요통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주부라면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서 김장하다가 허리를 펴려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헉”하고 허리를 부여잡고 옴짝달싹 못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장거리 운전을 하고 잠시 쉬었다 가려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다가 “윽”하고 골반을 부여잡고 엉거주춤 서 있었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허리가 찌뿌둥해서 허리를 늘리려고 거꾸리 기계에 180도로 매달려본 적 있을 것이다.
거기서 물구나무서기 자세로 있다가 다시 돌아와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악”하고 주저앉아 “아이고 어머니”를 외쳤던 아찔한 경험을 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 위와 같은 운동을 순차적으로 하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차츰차츰 일상으로의 복귀가 수월해질 것이다.
정리하자면, 허리 통증이 왔다면 호흡을 통한 배가로근과 다열근 운동, 골반 기울기와 척추 분절 운동, 그리고 플랭크와 씽크로 나이즈와 같은 고관절 활성화 운동을 하자.
※ 칼럼제공:<트레이닝을 토닥토닥>,<내 삶에 힘이 되어 주는 글쓰기>저자
김성운 트레이너http://blog.naver.com/ksw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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