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내며 살 순 없을까요?
'나 잘 지내'라는 말 대신 '나 요즘 힘들어'라는 그 한마디를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폭식을 하며 괴로워합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어린 시절 가족관계나 부모님의 양육태도도 있지만, 섭식장애(식이장애)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부를 묻거나 인사치레를 할 때 '식사하셨나요?' 라는 인사를 할 만큼 식사를 중요시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면서, 요리해 잘 먹고 사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인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과는 모순되게 다이어트 보조제나 운동기구를 광고하는 홈쇼핑 채널, 미용 관련 프로그램, 드라마까지. 대부분 강조하는 것이 '살을 빼야 예뻐지고, 살을 빼야 사랑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모순된 이중적인 메시지일까요? '폭식해도 절식해도 뚱뚱해도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을 바라는 식이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촉진제와도 같습니다.
《 다이어트 자극 사진을 본다 → 야식을 먹은 나를 탓한다 → '난 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야'라며 자책한다 → 화가 나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 → 기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단 더 먹기 시작한다→ 살이 찌고 배불러서 불편하다 → 후회하지만 다시 반복한다 》
아름다운 여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나 깡마른 몸매의 아이돌이 나오는 방송을 보며, TV 앞에서 야식을 먹고 있는 나를 탓하고 자책하게 되고, 우울한 기분이 들어 과식을 하게 되는 것이 안타까운 식이문제를 가진 우리들의 모습이에요.
식이문제로 오신 내담자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문제의 근본적인 뿌리는 대부분 가족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 상담이나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비교적 건강하신 분들에게는 사회적인 통념이나 고정관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지적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마음 챙김 먹기』라는 책을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이 책들을 보면 '무조건 잘 먹어' 또는 '살 빼야 하니 먹지 마라'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이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은 이런 책들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안전하게 나를 받아줄 수 있는 그 누군가에게 오늘 '나 잘 지내'라는 말 대신 '나 힘들어'라고 말해보세요. 솔직한 자기표현은 힐링의 시작입니다.
※ 칼럼제공: 에니어그램 심리연구소 상담심리사 이사랑
http://hoyaea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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