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이어트 4개월차이자 이번주 금요일에 모든 걸 (식단, 운동) 내려놓을 계획인 고등학생입니다.
저는 기숙사에 살아요. 그러다보니 중학생 때보다 활동량이 현저히 줄고, 고칼로리 나트륨에 당덩어리 매점 간식들로 3주를 지내니 5kg이 쪄 있었습니다. 하지만 딱히 두렵거나 위기의식을 갖지는 않았죠. 체육시간에 제일 활발하게 움직이고 건강했어요. 네. 확실히 건강했어요. 뱃살 좀 접히고, 똑바로 서면 허벅지 사이가 붙는 딱 표준인. 사실 체형변화도 많이 크지는 않았어요.
이번에 2학년에 올라오고 시험이 끝난 후 5월 초에 현장체험학습을 가요. 해외로요. 그래서 한번 살을 빼볼까? 하며 친구들과 가볍게, 정말 가볍게 시작한 다이어트였어요. 그게 작년 12월 말이었죠. 저녁을 적당히 먹고 10에서 15분가량 버피테스트나 마운틴 클라이머를 하는. 평소에 꼬박꼬박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하는 게 습관이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습니다. 개운했죠.
겨울방학 때 집에서 지내게 됐어요. 3주~1달정도요. 저는 본격적으로 다이어트라는 것을 빡세게 하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꽤 남아돌았거든요. 한두시간 운동할 정도는 됐으니까요. 중학생 때 10키로를 뺐다가 다시 요요가 온 제 친구가 추천해 준 1시간 20분짜리 홈트를 시작했어요. 와, 죽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3일, 4일, 하다보니까 돼요. 근데 살이 빠지는 게 안 보여요. 그래서 식단을 시작했어요. 다이어터들이 흔히 한다는 고구마, 닭가슴살, 그런 거.
한 끼가 두 끼가 돼고, 저녁은 점차 안 먹게 되고, 다이어트식이 아닌 밥은 먹지 못하게 됐어요. 하루에 두 시간 운동하지 않으면 다음날 바로 살쪄버릴것만 같았죠. 그래도 괜찮았어요. 총 칼로리는 낮지 않았고, 몸무게도 서서히 빠졌거든요. 3주차에 본격적으로 감량이 됐고, 점점 훅훅 빠졌어요. 수치가 주니까 더 빡세게 하게 되더라구요. 점점 안 먹고, 식단에서 탄수화물이 사라졌어요. 쌀은 입에도 안 댔어요. 간도 안 하고 간식류는 싹 끊었어요. 괜찮았어요.
다시 학교에 들어가고, 봄방학을 하기 전까지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됐어요. 운동할 시간이 정말 없었죠. 그래서 무리했어요. 공복으로 사이클을 30분 타고, 저녁 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1시간 근력운동을 한 다음 공복으로 11시까지 자습, 그리고 12시 취침, 다시 6시에 기상하면 저는 공복운동을 하러 가야 했죠. 급식? 안 먹었어요. 샐러드와 닭가슴살을 챙겨 다니면서 지독하게 했어요. 공복 유산소를 시작하고 확연하게 다리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종업식을 하게 될 즈음에는 허벅지 사이가 드디어 이별했죠. 이때부터였나요, 만성 근육통에 피로에 시달리게 된 게.
이대로 3월을 지내면서 심각성을 깨달았어요. 살은 계속 빠지고, 다이어트식은 그만두질 못하겠고, 운동도 못 끊겠고. 허리가 아프고 정말 24시간 근육통에 시달렸어요. 아팠죠. 피곤하고. 진짜 거의 안 먹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사과 한개, 점심에 고기반찬 조금. 저녁은 무조건 금식.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꼈지만 그만둘수가 없었어요.
왜냐면요, 근육이 빠지는 게 스스로도 느껴졌고 예전엔 거뜬히 하던 운동도 힘겹구요. 그런데 운동을 줄이면 근육이 더 빠질 것 같았고, 이미 내려간 기초대사량 때문에 더 먹을 수도 없었고. 악순환이었죠. 그렇게 저는 키 165에 몸무게 45kg을 찍어요. 집에 갔을 때 부모님이 심각성을 느꼈어요. 다이어트 그만하라고. 걱정된다고. 우셨어요. 그래서 그때 2박3일정도 폭식을 했어요. 폭식을 하는데도 탄수화물은 안 먹었죠. ㅋㅋㅋㅋ 그리고 먹고 토했어요. 토하고, 또 먹고. 먹토의 시작이었죠. 폭식과 거식의 시작이었구요.
지금은 식단도 헤이해지고 운동도 놨어요. 스트레칭밖에 안 해요. 운동 놓은지 이주 됐나. 근데도 불안해요. 실은 오늘 빵을 먹었어요. 완두 앙금빵이요. 1년 전만 해도 행복하게 먹고 잊어버렸을 빵을 죄책감 갖고서 먹어요. 식판에 받은 음식은 배가 터질것같아도 먹어요. 아침에 마카롱을 흡입하고 불안해서 운동장을 돌아요. 그럼 근육이 빠진 허벅지 뒤쪽이 너무너무 아파요. 계단도 잘 못 올라가고, 달리기도 못해요. 전력질주는 꿈에도 못 꿔요.
지금은 시험기간이에요. 금요일부터 시작이고, 정말 그때부턴 먹고싶은거 먹고싶을때 먹고 그럴거예요. 라면도 빵도 과자도 초콜릿도 다. 근데 폭식한 다음에 밀려오는 답답함과 포만감과 토할것 같은 느낌이 살찔것같은 느낌이 너무 무서워요. 지금 43kg이에요. 가끔 40kg도 나와요. 미쳤죠. 165에 40kg이 뭐야. 사람 사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근데 살이 쪄야 사람다워지는데, 또 살 찌면 무서워요. 공복몸무게가 44만 나와도 너무너무 무서워요. 요요 시작인가, 그러면서 막 스쿼트해요. 그럼 아파요.
정말 어떻게해야될지 모르겠어요. 마른데도 잘 움직이는 애들이 부럽고, 짜증나요. 나는 그애들보다 마르지도 않았는데 왜 그럴까. 자책감과 질투속에 잠들고 내일 아침이 되면 저는 또 초콜릿을 먹고 후회하겠죠. 요즘은 먹을 거 생각밖에 못해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 강박증, 거식증, 폭식증...그런 거, 극복하신 분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 요즘 배변을 잘 못보고 아랫배가 딱딱해요. 장이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건지..이유를 아시는 분들 계시면 답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