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9월 5일이 울엄니 생신이였어요.
어르신들은 미역국이 아니라 소고기무국을 끓여
드리는 거라고 하네요.
근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환자모드
인지라 아무것도 못했지요.
미리 엄마, 아부지 잠옷 좋은 걸로 세트로 사드렸지요.
어제 원래계획은 대게 쪄주는 가게로 가서 외식할
예정이였어요.
근데 서울은 비가 퍼붓다 못해 재난문자까지 떴고
딸아이 하교시간이 젤 심했어요.
비는 미친듯이 퍼붓고 천둥치고 번개까지...
딸아이가 전화를 했더라구요.
엄마. 무서워서 못가겠어요.
젤로 큰 우산 골프우산 두개를 집어들고
하나는 내가 쓰고 빠르게 갔죠.
보안관아저씨께 아이이름과 학년반 말하고 학교안으로
들어가 데리고 왔어요. 옷, 신발 다 쫄딱 젖음.
다행히 저녁에 비가 그치더라구요.
엄마한테 외식하자고 전화드렸더니
사양하세요. 계속 나가서 드시자고 사위가 한턱
쏜다고해도 괜찮대요. 아부지도 해산물 좋아하시고
울 아들놈도 좋아해요. 손주 핑계를 대며 가자고해도
아니래요. 니들 곧 명절 돌아오는데 돈 쓸 일 많다고..
결국 케잌이랑 화장품 세럼 완전 좋은걸로 들고
쳐들어갔죠. 사진 보이죠? 넘 좋아하셨어요.
손주들이랑도 사진 찍고...
문제는 점심 먹고 배가 부글거리더니 쫙쫙 쏟았어요.
저녁때 엄마집에서 케잌의 부드러운 빵부분만 쪼금 먹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배가 부글부글...
집에 와서 밤에 또 핑핑 돌대요.
한쪽 귀가 찌르는듯 아프고 이명이 들리고 눈도
뻑뻑하니 아프고 배는 난리도 아니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일단 죽을 급하게 끓여먹고
약을 먹었어요. 침대로 가 누웠는데 또 증상이
더더 심해지는 거예요. 토할거 같고 침 삼킬때 목이
엄청나게 아프고...핑핑 돌고...
죽을거같이 아팠어요. 식은땀 범벅이 되어서는
꺼이꺼이 흐느껴울었어요. 너무 아프니까...
눈물이 계속 나요. 눈물콧물 범벅이 되서 울었어요.
응급실로 또 가야하나...
남편이 편도가 부은 거 같다며 목에 얼음주머니
가져다주고 발까지 저릿저릿 저리다니까
족욕할 수 있게 따뜻한 물을 세수대야에 받아오고
애들은 두놈이 번갈아가며 아들은 엄마 많이 아프냐고
계속계속 묻고 딸은 엄마 물 마시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물병에 물을 가득 따라오더라구요.
오늘이 신경외과 외래로 가는 두번째날이예요.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길에 같이 병원에
갈거예요. 이석증이 참 힘든 병이네요.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나봐요. 감기도 같이 온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