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운동의 종류를 말하면, 유산소성, 무산소성, 유연성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세 가지 운동 중에서 어느 운동을 많이 하는가?
위의 운동종류를 속도 차원으로 분류하면, 무산소성, 유산소성, 유연성으로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무산소성 운동은 빠르고, 거칠고, 숨이 찬 것을 연상할 것이다. 유산소성 운동은 율동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생각날 듯하다.
그렇다면 유연성 운동은 어떠한가? 정확한 동작과 호흡 조절,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떠오를 것이다.
많은 다이어터는 무산소성 운동과 유산소성 운동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하고 있지만, 유연성에 관련된 운동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러나 유연성과 같은 느린 운동은 빠른 운동에서 얻을 수 없는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투수가 공을 던져야만 경기가 성사된다. 또한, 타자는 자신의 몸으로 파고드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쳐내야만 한다.
극도의 공포감을 무릅쓰고 말이다.최고의 몸값을 받는 투수는 대부분 빠른 공을 던진다.
그러나 매번 빠른 공만 던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가끔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 이렇게 되면 타자는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삼진을 당하고 만다.
변화구는 느린 공이다. 빠르게 오다가 갑자기 느리게 뚝 떨어진다. 그래서 행간엔 마구라는 별칭도 있었다.
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는 회원, 특히 남성 회원의 대부분은 근육을 긴장시키고 수축시키는 격한 운동이 끝나면 샤워장으로 향한다. 근육 구석구석에 피로물질을 흐르는 물로 씻겨내려는 듯 말이다.
그러나 흐르는 물은 땀만 씻어낼 뿐 젖산과 노폐물 및 활성산소는 근육 속에 그대로 남게 된다.
좋은 방법이 있다. 느리게 하는 스트레칭과 요가 등이다. 또한, 근육을 이완시키는 모든 동작은 다 가능하다.
스트레칭과 요가와 같은 운동은 호흡의 개선뿐만 아니라 유연성 및 자세를 바로 잡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체력도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을 위한 체력을 기르려고 아우성이다.
그러한 가운데 스트레스는 극도로 쌓여가고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만다. 또한, 자율신경의 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심각한 감정 기복 현상을 보인다.
특히 교감신경의 수치가 높아지면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거칠게 소리를 지르게 되고 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이완이다. 호흡을 조절하여 느리게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이런 운동(스트레칭 및 요가)을 지속해서 하면, 활성산소를 감소시키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운동은 스트레칭과 요가뿐만 아니라 단전호흡 및 태극권 그리고 필라테스도 도움이 될 듯하다.
근육운동을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도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인 방법은 근육이 짧아지는 동작에서는 빠르게, 근육이 길어지는 동작에서는 느리게 시행한다.
내가 현장에서 회원들을 가르칠 때 쓰는 방법은 '수축 2초, 이완 3초'이다. 스쿼트를 예로 들면, 내려갈 때 3초, 올라올 때 2초로 구령한다.
이러한 방법을 지키면서 꾸준히 하게 되면, 근육성장(양과 질)뿐만 아니라 부상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에서, 현기증이 나도록 빨리 돌아가는 현대에도 느리게 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느리게 하는 아홉 가지 지혜에 대해서 나열하고 있다.
그것은 '한가로이 거닐기, 듣기, 고급스러운 권태, 꿈꾸기, 기다리기, 내 마음의 시골 고향, 글쓰기, 포도주 한잔의 지혜, 모데라토 칸타빌레'이다.
모두 다 느림을 대표하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그중 ‘한가로이 거닐기’와 ‘기다리기’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스트레칭과 요가를 연상하는 듯하다.
파스칼은 말한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
운동도 때론 슬로템포가 필요하다.
※ 칼럼제공: 김성운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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