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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마음 속에서 정해진 폭식의 역할은?!
댓글 22 · 조회 6508 · 좋아요 12



“폭식하지 않을 때만 유일하게 부정적 감정을 안 느낄 수 있어요.


주로 내가 쓸모 없다는 생각, 앞으로도 세상에 내가 잘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내가 일찍 죽지 않을까?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자살하지 않을까?


먹을 때 빼고 계속 이런 생각을 해요.


왜 나는 쓸모가 없을까? 다른 애들은 잘만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 주로 이 생각에 압도되어 폭식을 하는 거 같아요.


억울한 일이 있었을 때 매번 엄마의 일관된 메시지는 ‘네가 문제야.’였어요.


아빠는 내가 뭘 잘 해도 더 큰 성과와 비교하며 한숨을 쉬는 것을 반복했었고요.


그러면 왜 내가 잘못이냐고 왜 나에게 칭찬해주지 않냐고 대들어서 엄청 맞았던 거 같아요.


그렇게 엄마 아빠한테 혼날 때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남들도 다 저처럼 죽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하는 줄 알았거든요.


선생님 저 좋아질 수 있을까요?”


왜 자신이 폭식을 고칠 수 없는지 폭식과 구토를 매일 달고 사는 내담자의 말이었습니다.


내담자의 말을 듣고 저는 상담 직전의 그 답답함이 오히려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마음이 먹먹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다행이라는 안도의 마음도 들었지요.


최선을 다해서 내담자는 과거에도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구나.


‘나는 쓸모 없는 존재’라는 목소리에 맞서 지금도 피를 철철 흘리며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폭식, 다이어트일 지라도 말입니다.


실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도저히 될 수 없는 벽에 부딪혀 선택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죽지 않고 살고자, 증상을 붙들고 있는 것도 내담자의 힘이고 자원이었습니다.


“제가 좋아질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내담자의 눈빛에서 간절히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싶어 하는 욕구를 저는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나는 쓸모 없는 존재’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힘이 센 것뿐이지 내담자에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던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가로막고 있는 그 두껍고 큰 장벽을 허물 수 있는 힘을 키워갈 시간 말입니다.


원래 없던 것을 심어주는 것이 아닌 오래 먼지 속에 파묻혀 있었던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내담자의 건강한 자아를 찾아주는 작업들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자신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의 내면에 있는 뿌리 깊은 자기 비난의 목소리를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생길 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식이장애 증상은 증상일 뿐이며, 폭식, 구토, 절식 들은 나의 내면에서 뭔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내담자에게 폭식과 구토의 역할은 ‘나는 쓸모없는 존재’ 라는 부정적인 믿음을 차단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일시적일 지라도 말입니다.


다이어트, 살의 문제로 더 이상 나의 아픔을 끌고 가지 마십시오.


식이장애 증상은 당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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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사버려
  • 04.26 07:05
  • 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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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완피그
  • 09.28 16: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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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요트개대낑
  • 09.09 20:13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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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엔35이쁜생각
  • 06.07 0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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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잉스
  • 05.24 19:40
  • 비밀 댓글 입니다.
  • #세남자의여자
  • 03.30 22: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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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요하
  • 02.21 20:30
  • 폭식 그만해야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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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gi999
  • 01.03 08:50
  • 폭식..매번 먹고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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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rueshina
  • 01.01 22:32
  • 맞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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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하늘루
  • 12.22 22:10
  • 잘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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