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이것저것 많이 해봤는데 다 소용없더라고. 그저 안 먹는 게 최고야. 안 먹는데 살이 찌겠어?'
지난 이야기가 다이어트에 대해 아무런 고민 안 해본 사람들이 툭툭 던지는 말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다이어트를 좀 해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바로, ‘무계획적인 식사량 줄이기’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앞선 칼럼에서 늘 강조해왔듯이, 먹는 칼로리가 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그 어떤 다이어트도 폭식하면서 성공할 수는 없으며, 단식 중에 살이 안 빠질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저도 예전에는 ‘그냥 안 먹으면 그게 다이어트지, 방법이 어딨어. 식욕을 꾹 참고 견디면 빠지는 거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든 결국 먹는 칼로리를 줄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그 부분이 빠지면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였기 때문이죠. 이론적으로도 빈틈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생각에서 벗어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분명히 맞는 말인데, 왜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나요?
그건 너무 인간을 기계적으로 바라봐서 생기는 맹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 정신에 관련된 부분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이죠.
짧은 기간 동안 섭취하는 칼로리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기초대사량을 조금 줄이고 추이를 지켜봅니다.
우리 정신은 날카로워지고 성격이 예민해지며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게 되죠.
의지로 배고픔을 억제하는 경우 우리 몸은 '이러다 굶어 죽을지도 모르겠다'라며, 몸과 정신을 최대한 '먹이 찾기 좋은 상태’로 바꿔놓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인내심을 갖고, 마음을 다스리면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기간이 길어진다면 우리 몸과 정신은 ‘노력해도 먹을게 없나 보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 같다’ 라고 판단하며, 기초대사량을 줄이고 뇌가 통제하던 몸을 이제 우리 몸이 직접 제어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생각해서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라 눈이 저절로 움직이며 음식을 찾고, 그냥 손이 가고 일단 먹고 그렇게 되는 것이죠.
비만 환자를 많이 보기 전엔 이런 과정을 의지로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간의 도움만 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론적으로는 틀린 게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초창기 환자분들은 감량에는 성공했지만, 요요에 시달렸고 의사나 함께한 트레이너나 다이어터 의 의지만 탓하며 ‘적게 먹기만 하면 되는데, 그걸 못 참고’ 식의 변명만 하게 되었죠.
지나고 나니 참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의지로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으라고 지도한 것이니까요. 물론 요즘엔 그런 방향으로 지도하지도 않고, 예전만큼 빠른 감량을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만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하지만 가둬놓고 음식을 적게 주거나, 정말 가난해서 못 먹을 정도가 아니라면 ‘적게 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다이어트 이론과 방법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 무작정 안 먹고 실패하기보다는 조금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셔야 하는 것이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되, 오랫동안 즐겁게, 내 몸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 방법은 어떻게 찾는 것이 좋을까요? 다음 칼럼에서 계속 이야기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 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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