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의 왕자 사자는 사냥에 성공하면, 한 끼를 포식한다. 그리고 다음 사냥까지 전혀 음식을 먹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끼도 먹지 않는 셈이다.’
1일 1식을 유지하고 있는 지인이 위와 같은 사자의 식사 습관을 설명하면서, 본인도 점심 한 끼만 양질의 식사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위장관은 한꺼번에 들어오는 많은 양의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느라 엄청난 부담을 가지며 일해야 하며,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인슐린도 분비량을 더 늘려가며 일해야 한다.
지금껏 아무 탈없이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소화력은 타고난 듯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사 패턴은 삼시세끼다.
꼬르륵 하는 배꼽시계도 하루 세 번에 맞춰 울려 댄다. 하루 세 번 울려대는 배고픔의 신호인 식사 시계(food clock)는 인체의 생리적 작용 때문에 정확히 작동하게 된다.
즉 우리 몸의 대사와 에너지 비축에 관여하는 장기나 조직, 호르몬 분비 등은 하루 세 번 식사에 맞춰져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전날 저녁을 7시에 먹었다면, 다음날 낮 12시에 점심을 먹기까지 열일곱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은 셈이 된다.
이러면 나타나는 몸 속의 생리적 반응을 살펴보자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므로 간에서 비축 하고 있던 글리코겐(탄수화물)을 분해하여 혈액으로 내보낸다.
간의 글리코겐 비축량은 대략 100g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식사하고 나서 네 시간이나 여섯 시간이 지나면, 뇌에서는 음식이 들어올 때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열두 시간이 넘어도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기아 상태'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기초대사량을 낮추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한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진다는 것은 보유한 근육량이 소실됨을 의미한다. 즉,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에쿠스의 엔진에서 티코의 엔진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 속에 음식이 들어오면 활발히 움직이는 호르몬'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면서 혈당을 조절한다. 식사하면 혈당이 오르면서 인슐린이 작용하여 근육과 지방세포에 탄수화물인 포도당이 쌓이게 된다.
반면에 운동하게 되면 글루카곤이 작용하여 근육과 지방세포에 쌓여 있던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두 번째는 끼니마다 배고픔을 일으키는 그렐린이다.
그렐린은 위에서 분비되는 내분비물로써, 공복 호르몬(hunger hormone)이라고도 한다. 그렐린은 식사 전에 수치가 올라가고 식사 후에는 수치가 내려가는 성질이 있다.
세 번째는 체지방량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렙틴이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렙틴의 작용으로 몸속의 지방량은 큰 폭의 변화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가령 전날 밤에 회식해서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했어도 들어온 열량이 전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 아니다.
즉 렙틴의 작용으로 현재의 체중점을 유지하게 되어 과다한 지방량이 쌓이는 것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슐린과 글루카곤, 그렐린, 그리고 렙틴은 기본적으로 하루 세끼에 가장 적절히 대응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이러한 호르몬이 적절하게 작용해야만 인체가 무리 없이 제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에 세 번,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잠시 영유아 시절로 돌아가보자. 신생아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두세 시간마다 젖을 달라고 보챈다.그 횟수는 생후 3개월이 되면 하루 네 번에서 여섯 번으로 줄어들고, 6개월이 지나면 서너 번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몸의 장기와 호르몬 분비 등이 하루 세 번 식사에 맞춰져 있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문헌: 신인류 다이어트, 김영사
※칼럼제공: 피트니스 큐레이터, 김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