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가면 하체운동보다는 상체운동하는 사람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하체는 회피하고픈 부위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하나는 너무 힘들고, 다른 하나는 두꺼운 다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골반과 고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체운동을 해야만 한다.
잠시 해부학적 표현을 알아보겠다.
사람이 보행할 때나 운동을 할 때 기본적으로 관절을 움직이는 패턴은 굴곡과 신전이다.
굴곡과 신전이라는 표현은 주로 팔과 다리를 흔들 때 사용한다.
팔과 다리를 몸 앞으로 구부리거나 뻗을 때를 굴곡, 팔과 다리를 몸 뒤로 젖히거나 구부릴 때를 신전이라고 한다. (무릎관절에서는 달리 표현하지만 여기서는 예외로 두겠다)
몸통의 움직임을 표현할 때도 앞으로 구부리는 것을 굴곡, 뒤로 젖히는 것을 신전이라고 한다.
간단히 예를 들면, 펜싱에서 런지 자세는 앞쪽 다리는 굴곡, 뒤쪽 다리는 신전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허리 강화 운동인 백익스텐션 운동을 신전운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굴곡과 신전의 시작은 아기가 기어 다니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기어다닐 때 쓰이는 근육인 접는 근육(굴곡근)과 펴는 근육(신전근)이다.
굴곡과 신전은 우리 몸의 관절을 이루는 곳에서는 예외없이 관찰된다. 목과 허리 그리고 손과 발 등 심지어 손가락, 발가락, 머리뼈에서도 굴곡과 신전의 움직임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움직임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능부전(dysfunction)상태가 된다.
기능부전은 심장의 기능이 약화하면 심부전,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신부전이라는 말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절의 움직임이 약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능 부전은 극기야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그렇다면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굴곡과 신전을 이용한 운동을 해야만 한다.
최근에 앉아서 장시간 근무하는 젊은 직장인에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진단을 받은 사례가 종종 나온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골반과 관절을 이루고 있는 대퇴골두에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대퇴골두가 부서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통증은 물론 주변 근육의 움직임 기능이 제대로 나올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좌식생활은 고관절 충돌 증후군과 칼슘이 침착되는 고관절 유착도 초래할 수 있다.
하체의 시작인 고관절 주변은 힘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무게중심점’이기에 더욱 굴곡과 신전에 관한 운동에 신경써야 한다.
대표적 운동으로써 '스쿼트'와 '런지', 그리고 '데드리프트'를 들 수 있다.
좌식생활에 길들어진 직장인에게는 시간을 내어서 이 동작(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만큼은 꼭 해야만 한다.
평창 올림픽 때 보여준 선수들의 가공할 만한 실력은 스쿼트와 런지 그리고 데드리프트를 열심히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의 이상화 선수는 체력 훈련 시 스쿼트를 180kg을 들었다고 한다. 또한, 모든 운동선수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체력 단련 중 위의 세 가지 운동을 빼먹지 않고 훈련 루틴에 포함한다.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꼭 세 가지 운동을 해야만 하는 부류가 있다. 노인층이다. 같은 70대라도 세 가지 운동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과의 부상에 대한 내성도 현격히 차이가 난다.
100세 시대를 뜻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라는 학술용어가 등장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하고 골골하면서 100세 시대를 맞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건강한 육체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스쿼트와 런지 그리고 데드리프트만큼은 꼭 운동하자.
스쿼트와 런지 그리고 데드리프트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동작이다.
벤치나 의자에 앉을 때는 스쿼트 동작이 필요하고, 무릎 꿇고 바닥에서 신발 끈을 멜 때는 런지 동작이 응용되며,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데드리프트 동작으로 들어야만 허리를 다치지 않을 수 있다.
국민 여동생, 국민 MC, 국민배우라는 말을 쓰듯이 트레이닝에서도 ‘국민 3대 동작’이라고 감히 부르고 싶다.그것은 바로 관절의 기본 움직임인 굴곡과 신전을 활용한 ‘스쿼트’와 ‘런지' 그리고 ‘데드리프트' 다.
※ 칼럼제공: <트레이닝을 토닥토닥> 저자, 김성운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