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염치없게도 잠수를 쭈욱 타다가 약 5개월 만에 돌아오며 인사드립니다. 아마 대부분의 그룹원 분들께서는 저를 처음 보실테지요.
제 소개와 그동안 제가 왜 잠수를 탔는지, 그리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돌아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참 많이 길 예정입니다. 원래도 수다쟁이었는데 떠나있던 5개월은 참 긴 시간이었기 때문이죠.ㅎㅎ
물론 꼼꼼히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찌됐든 마지막 문단 결론은 '이번엔 더 이상 길게 잠수타지 않고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정석방에서 활동을 하겠다'가 될 예정이거든요.. 😊 그럼 긴 주저리주저리를 먼저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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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작년 다이어트 내용과 잠수타게 된 썰★
저는 작년 2월 중순부터 정석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8월 중순까지 6개월 동안 66.5kg, 33.3%의 체지방률에서 최저 51.7kg, 20.x%의 체지방률까지 순수 지방만 14kg를 감량하고 바디프로필까지 찍었던 다이어터였습니다.
그 6개월 간은 정말 모두가 말하는 완벽한 다이어트식단으로만 살았고, 그렇게 좋아하던 고탄수화물&고지방 음식들(빵, 떡, 면, 케이크, 피자, 치킨 등)은 한 번도 먹지 않았습니다. 외식은 무조건 샐러드나 샤브샤브, 또는 도시락을 싸가서 친구들이 앞에서 먹을 때 저는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한 번 먹으면 2병씩 먹던 술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운동은 적어도 주3회 근력+유산소운동을 2시간씩 했고, 바디프로필 날짜가 다가오자 마지막 1달은 주6일 운동을 했죠.
제가 생각해도 정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나 유지기간은 9,10월 단 2달. 11월부터는 정반대의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9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 2달은 적응하느라 바쁘고 일이 많아 약속도 별로 없었고, 아직은 옷이 얇을 때라 경각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1월이 되면서 일도 많이 적응이 되고, 지난 8개월 간 거절하거나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약속들도 많아졌고, 옷이 두꺼워지면서 제 스스로에게도 관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리적으로 살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다이어트 때 했던 그 식단을 정말 즐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그동안 먹지 않았던 음식들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도 커졌고, 남들이 볼 때도 많이 먹었지만 남들이 보지 않을 때도 많이 먹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먹었다는 건지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뷔페 접시로 예를 든다면 하루종일 먹은 양이 뷔페 접시 꽉꽉 채워서 최소 10접시는 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어떤 날은 삼시세끼 다 먹고, 간식으로만 고르곤졸라 피자 2판 정도의 양을 혼자 먹었던 적도 있어요.. ㅎ
그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저에겐 '폭토'라는 식이장애도 찾아왔습니다. 폭식하고 토하고 그리고 또 먹었죠. 토했으니까 괜찮을거야 라면서요. 그러다 엄청 먹고서 토가 안나오는 날에는 억지로라도 토하려고 배도 눌러보고 물도 엄청 먹어보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를 못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또 더 먹기도 했어요. 그럼 토가 나올까봐요. 그리고 그렇다고 그 다음날에 조절했느냐...아닙니다. 아침부터 또 군것질을 하게 되더라고요.
음식에 집착하게 되니 특히 여러 명이 같이 뭔가를 먹을 때 '내 몫'이라는 게 너무 중요했어요. 배가 불러도 무조건 내 몫을 채워야하고, 몫을 채우고 나서도 남은 음식들이 아깝기도 해서 더 먹게 됐지요. 물론 먹고 또 토하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했죠.
직업 특성 상 9월부터 성대결절을 계속 앓고 있었는데, 당연히 더 낫기 힘들었고 다 나은 줄 알았던 역류성 식도염도 심해진 건 두말하면 잔소리였습니다.
또 여성들이 다이어트할 때 가장 흔하게 겪을 수 있는 문제가 있죠, 바로 생리불순. 사실 변명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식사량을 처음 늘리게 된, 특히 탄수를 늘리게 된 이유는 생리불순 때문이었습니다.
말은 못했지만 이런 다이어트는 처음이라 몸이 놀랐던지 생리를 4월부터 안하게 됐었거든요. 처음엔 몸이 익숙해지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3개월이 지나도 안하니까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바디프로필까지 1달이 남았는데 밝힐 수가 없더라고요. 바디프로필이 끝나고 다시 잘 먹으면 할 줄 알았구요.
바디프로필이 8월 중순에 있었고 9월에 처음 산부인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보라고 하셔서 조금씩 늘렸으나 11월 말에도 안해서 결국 피검사도 해봤는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도 아니고 제 호르몬은 아주 정상적인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12월 초부터 1달 간 약을 매일 복용하게 됐습니다. 1달 복용 후 1월에 기적적으로 다시 생리를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1주일이나 했던 예전과 달리 이번엔 3일만에 끝나고 말았죠. 2번째 생리는 거의 50일이 지난 2월 중순에 했습니다. 생리일도 다시 6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생리 양은 전보다 적었습니다.
이제 4월이 됐는데 아직 3번째 생리는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원래는 생리통도 하나 없고 30일 주기에 1주일 꽉 채워서 대형과 오버나이트가 없으면 안될 정도였는데... 제 몸이 참 많이 놀랐었나보더라구요.😂😂 4월 중순에도 안하면 산부인과를 재방문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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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황★
그래서 요새는 어떻게 지내느냐... 2월 중순부터 정신을 차리고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다이어트pt를 해줬던 트레이너 언니가 방황하던 저를 붙잡아줬거든요.
언니에게 그동안 겪었던 생리불순과 식이장애(근데 폭식, 과식, 과음은 이야기해도 차마 토하고 또 먹은 것까지는 말 못하겠더라고요.)에 대해 털어놓았고, 인바디도 다시 재봤습니다.
그랬더니 처음 언니를 만났던 1년 전 그 때와 아주 흡사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더 나빠진 상태였죠. 체중은 61.1kg로 5.4kg가 적었지만 그때보다 근육은 2.6kg 더 없고, 지방은 1.4kg가 더 많아 체지방률은 34%로 더 높아졌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다이어트가 아니라 근육량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기간도 1년 길게 잡아서 운동을 하기로 계획을 함께 짰어요. 이미 반복된 요요로 표준에서 많이 떨어져버린 근육이 저에겐 너무 절실하거든요. 또 이번엔 재활(왼쪽 어깨가.. ㅠㅠ)도 조금씩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식단도 더 이상 정석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하지 않습니다. 원래 채소를 좋아하긴 해서 샐러드도 먹긴 하지만 양조절만 해서 일반식 다 먹고 있어요. '너무 늘어나버린 위장 크기를 줄이기'와 탄수화물(특히나 고탄수, 정제된 당으로 범벅되어 있는..) 양을 줄이면서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 '일반식을 하면서도 탄단지 비율 잘 맞추기'가 이번 다이어트의 식단 목표입니다.
체지방감량이 아닌 심폐지구력 향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유산소운동을 시간도 3-40분 내외로, 싸이클보다는 트레드밀에서 뛰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최근엔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을 못 간 지 벌써 3주가 넘었는데, 근력운동은 혼자 하기 너무 귀찮고 재미없어서 안하고 있고(ㅎ... 😭) 조깅은 주4회 3-40분(보통 5-6km)은 하고 있어요. 어쩌다보니 조깅에 취미가 붙기 시작했고, 일단은 5월에 10km 마라톤을 신청해서 그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얼른 코로나가 진정되어서 더 원초적인 목표인 근육량 증가를 위한 근력운동을 시작하게 됐음 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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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게 된 계기★
다시 정석방에 찾아오게 된 계기는 둘리언니(줌바둘리짱님)가 저를 찾아준 덕분입니다. 사실 2월에 다이어트 다시 시작하면서 친한 실제 친구 2명과 함께 셋이서 3월부터 그룹방을 만들었었거든요. 언니가 제가 쓴 한 글에 댓글을 달아주면서 저의 생존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사실 너무 오래 잠수탔던 것도 그렇고, 요요가 와버린 게 그 동안 저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실망을 시켜드린 거 같아 너무 죄송해서 2월에 바로 당장 못 돌아가고 있었어요. 다시 남들에게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 때 돌아가자라는 생각이었죠.
머리로는 알죠. 나는, 나의 몸은, 언제나 당당하고 사랑받아도 된다는걸. 그래도 죄송한 마음이 커서 적어도 체지방률이 표준으로는 들어온 뒤에야 좀 덜 민망하게 돌아갈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ㅎ
그렇지만 이미 둘리언니가 저를 찾아준 마당에 저도 그동안 참고 있던 오랜 옛 동료들(이렇게 말하니 꼭 몇 년 잠수탄 거 같은 뉘앙스네요.ㅋㅋㅋ)이 보고 싶은 마음도 커지고 새로운 분들도 만나뵙거 싶어져 돌아오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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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 및 앞으로의 활동 계획★
현재 친구들과의 그룹방에서도 식단은 늘 인스타그램 링크로 올리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로 올려놓으니까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편하더라구요.ㅎㅎ 그리고 더 이상 칼로리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다이어리에 섭취나 운동 칼로리 기록은 하지 않아요. 가아끔 너무 궁금해서 검색해보고 기록도 하긴 하는데, 어차피 이제는 계량도 하지 않아서 그냥 참고 정도로만 합니다. 혹시나 제 식단이 궁금하신 분들은 @pine_the_purple 검색해보시면 매일의 제 식단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석방에서의 활동 형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매일 올리기보다는 1주일에 1번씩 지난 1주일을 되돌아보는 형태로 올리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거 같아요. 물론 가끔 운동이나 식단, 근황을 올릴 수도 있겠고요.
이번 다이어트는 제가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정말 마지막 다이어트가 될 수 있도록 적어도 1년 길게 잡고 해보려고 합니다.
제 지난 1년의 썰이 여러분께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요요나 식이장애 등이 오신 분이 계시다면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고, '나는 왜 남들처럼 1달에 5kg,10kg씩 못 빼는거야' 싶으신 분들은 지금 여러분이 잘하고 계시다는 위안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평균적으로 한달 3kg 감량이었음에도 저런 문제점들을 겪었어요. 뭐든 급한 건 좋지 않습니다..... 😭
끝으로 제가 너무 오랜만에 긴 글을 쓰느라 매끄럽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혹여나 전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