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때문에 큰 걱정이에요”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한 여성의 고민이다.
필자가 유심히 보니 얼굴을 포함한 다른 부위도 문제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나는 비만 해소의 묘법을 모자 속에 감추어 둔 마법사가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인류 비만 해소의 키를 당신이 쥐고 있으니 얼른 묘안을 내놓으라는 듯한 표정을 내게 짓는다.
순간 장난기가 발동한 필자는 중국의 여배우가 시도해서 효과를 보았다는 회충 다이어트를 소개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위적으로 키우는 장 속의 회충이 포도당이나 지방을 잡아먹어 살이 찌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다 그녀가 회충 알을 한 움큼 긁어모아 먹고 몇 달 후 에어리언으로 변신하여 나를 찾아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26,000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대부분 이 모양이다.
혹세무민, 사람들의 건강을 망치고 돈을 긁어모으는 방법은 탐욕스러운 암세포처럼 무섭게 증식해 왔다.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사회가 이를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여성들이 뒤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을 사서 먹고 있다.
고개를 좌, 우로 흔들면 살을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법도 개발되었다.
체념한 듯이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때론 빠르게 흔드는 다이어트 법인데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권할 때 해야 한다.
썰렁한 농담이지만 애교로 봐줄 만하다.
다이어터들의 돈을 뺏지도, 그들의 몸을 망가뜨리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바람 든 봉지를 발로 차는 다이어트 법도 있다.
글리코겐과 수분을 몸에서 소모하니 체중이야 줄겠지만, 평생 봉지를 발로 차며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지의 조사에 의하면 다이어트를 시도한 200명 중 체중감량에 성공한 이들은 불과 십여 명뿐이라 한다.
그중에서 5년 가까이 유지, 관리가 된 사람은 단, 한 명뿐이라고 하니 무려 99.5%의 실패율이다.
결국, 이 세상 모든 다이어트 방법들은 비만 해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살을 찌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도 나왔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살을 빼고자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돈을 바쳐가며 살을 찌운 것을 빗댄 말이다.
이 세상이 상업주의로 물든 순간부터 인간의 비만은 시작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주의에 종지부를 찍을 수는 없으니 각자가 깨닫고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굳이 유, 불리를 따지자면 우리가 날씬하고 건강할 때 이 세상엔 불리한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리고, 우리가 게걸스럽게 먹어댄 대가로 살찌며 흉하게 늙어갈 땐 유리한 사람들이 많아진다.
우리가 할인 매장에서 과자 한 봉지를 손쉽게 집어 들 때 기업에서는 이미 우리의 그런 편의적 선택을 위해 제품개발부터 판촉, 유통까지 수십 명, 수백 명이 땀을 흘려 고생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 과자를 개발한 기업이나 개인이 그 제품을 광고하는 기업이나 언론에서 마케팅 대상을 받고 있을 때 우리의 어린 자녀들은 TV 앞에서 그 과자 봉지를 뜯고 있었을 것이다.
몇 년 전엔가 필자는 TV에서 외화 “나 홀로 집에”를 재방송으로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의 주인공 맥컬리 컬킨이 혼자 남은 집에서 시리얼로 식사하며 이런 대사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초간편 식사를 만든 자에게 축복을. 하지만 두려워하지마. 이제부터 시작이야!”
대사를 만든 자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지금도 나는 그 대사를 잊을 수가 없다.
3만, 4만 가지의 다이어트 방법이 개발되고 동원되어도 우리의 생활방식, 즉 적절치 못한 식습관과 부족한 운동이 개선되지 않는 한, 비만 해소는 인류의 요원한 꿈이 될 공산이 크다.
실체가 없는 다이어트는 결국 그 해결책을 원점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신천지를 찾아 나섰다가 결국은 오랜 세월 고생과 방황 끝에 가장 좋은 곳이 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처럼 말이다.
인간이 상업적 목적을 위해 만든 식품들은 공통으로 체내에서 잉여(중성)지방으로의 전환이 쉽다.
체지방 전환율이 낮은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먹고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칼럼제공: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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