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유전, 식습관, 생활습관, 사회적 요인, 연령, 인종 등. 그 외에도 약물이나 갑상선 저하증, 쿠싱 증후군 등의 질환 역시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비만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의사로서는 중요했기에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비만의 진단 기준과 비만의 원인에 대해 포스팅을 했다.
그런데 막상 내 몸을 관리하는 데에는 이런 지식들이 도움보다는 방해가 되었다. 바보같이 내가 살이 찐 이유를 비만의 원인들에서 찾으려고 한 것이다.
원래 살찌는 체질이라거나 내 몸에 무슨 질환이 있어서 살찐 것은 아닐까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병에 걸린 것이라면 비만이 내 탓이 아니니까. 안타깝게도 나는 튼튼했다.
그리고 병으로 인한 비만도 거의 대부분 본인이 노력해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 이후에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닌 것 같다. 살이 찌는 체질이라는 이야기는 다들 많이 한다. 또 '부모님이 뚱뚱하셔서 나는 어쩔 수 없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게 다 '왜 내가 살이 쪘나?' 라는 질문을 하셔서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이것도 어떻게 보면 아주 비슷한 질문이다. 다만 내가 살찐 이유 중에서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할 뿐이다. '왜?'라는 질문을 하다 보면 내가 살찐 것과 살을 빼지 못한 것에 대한 핑계나 변명이 나오기 쉽다.
그렇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면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문제의 해법을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근무 시간이 길어서 헬스장 갈 시간이 없어. 그래서 나는 살을 못 빼.'
→ 내가 헬스장에 갈 시간은 없지만 10분이라도 꾸준히 할 수는 있지 않을까? 계단을 올라가도 되고 근육 운동을 해도 되겠다!
'나는 부모님 두분 모두 다 살이 쪘어. 이건 유전이야. 어쩔 수 없어'
→ 분명히 유전적인 면도 있겠지만 집에서 항상 간식을 같이 먹기는 해. 밥을 먹고 나서도 후식이 꼭 필요하고. 그거라도 조금씩 참아볼까?
이 질문을 통해서 살이 찐 것은 남이나 세상 잘못이 아니라 바로 내 책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렇다고 '역시 내가 못나고 게으르고 한심해서 살 찐거야'라고 생각하자는 건 절대 아니다.
살을 뺄 수 있는 힘도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보자.'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을까?'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면 이제부터라도 곰곰이 자신을 돌아보자. 진짜 구체적인 것들을 떠올리자는 말이다.
'하루에 커피 다섯 잔은 기본이야'
'후식은 필수지'
'TV는 누워서 보라고 있는 거 아니었어?'
'으 … 어떻게 해야 1미터라도 덜 걸을 수 있을까?'
살이 찌는 체질,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살빼기에 하나 도움이 안되니 이제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던져 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보자.
출처: 책 <뚱뚱해도 괜찮아> 중 발췌
※칼럼제공: 다이어트하는 닥터, 닥터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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