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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아쓰
  • 입문2020.06.13 06:27302 조회1 좋아요
다이어트 성공후의 거식증과 요요..그리고 다시 살빼기
음...조금 심각한 얘기를 여기다가 쓰게 되네요.. 오늘 처음 가입했지만 조금 들어주실래요?:)

혹시나 거식증이 있으신분은 트리거 때문에..읽으실지 한번 생각해 주세요...

조금 길어요ㅠㅠ

전 외국에서 거주하고있는 이제 고등학생 입학하는 예비 고딩입니다:)
제 다이어트의 시작은 6학년 여름방학. 약 6월~7월쯤이랍니다.

외국으로 이민간건 4학년 끝나자 마자. 전 약간부터 모태 통통~뚱뚱이였어요. 설상가상 1년마다 10키로씩 붙어서 1학년 올라갈때마다 앞자리 수가 바뀌었죠.

늘 부모님도 살빼라, 너 뚱뚱하다, 친구들한테 놀림받아야 정신차린다, 이런식으로 매년 말씀해 오셨죠. 하지만 이 말들이 사실이 될줄은 몰랐었어요.

사실 살빼야한다는 생각은 전부터 하고있었어요. 무려 159cm에 73kg이 나갔었죠. 지금 말하기도 부끄러운 숫자네요..ㅎ

하지만 늘 작심3일..그래서 제대로 시도한적은 딱히 없었어요..

그러던중 6학년이 끝나가던 때. 늘 조금 조금씩 놀림만 받았었는데, 갑자기 대놓고 괴롭힘의 타겟이 되었어요. 늘 저의대해 뒷담화, 별 놀리는 말들은 일상이었고, 저를 놀리려 단톡방도 생기고. 하지만 전 살쪘다는 그 말이 맞는말이기도하고, 엄청난 소심쟁이라 어째 말을 못하고 울기만 했죠.

그러던 마지막날. 남자애가 제 뒤에와서 욕을 엄청하다 저를 엄청놀리더라고요. 계속 당해왔던일이지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내가 무엇때문에 이리 매일 울고 고통 받아야 하는지. 도데체 이세상은 왜 이리도 외모지상주의인건지. 모든걸 원망했죠.

그렇게 그날 몇일후 한국으로 방학을 보내러 왔어요.

한국에서 독하게 마음을 먹었어요. 80kg 까진 가지 말자고. 마침 방학도 여름 방학은 2달이라 73kg에서 55kg 까지 빼보려했어요.

시작은 정말 어려웠어요. 뭘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칼로리? 이런건 알지도 못했죠. 그래서 3시간에 걸쳐 배우고 메모하고, 동영상도 보고. 열심히 공부했죠. 다이어트에 대해.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경험, 많은게 부족하다보니 잘못된 결론들도 나왔죠.

식단이란것도 준비를 잘 못했어요. 덴마크 다이어트를 보고 빵순이인 제가 할수있을거라는 생각에 무작정 이걸 내가 조금 바꿔서 해볼까? 라는 결론만 나왔죠.

그래서 먹은게 아침으로 식빵 두조각, 점심 고구마 한개, 저녁은 안먹고.

이게 진짜 어려웠어요. 늘 라면 3봉지도 클리어하는 저에겐 너무나 힘들었죠. 근데 전 제 정신이 이리 강한지 몰랐어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로 다른건 손을 안댔어요. 가끔가다가 가족끼리 뭘 먹어야 하는 날만 저녁이나 점심을 조금 먹고요. 아무리 맛있는게 있어도, '나중에 살뺀 내 모습을 보는게 훨씬 달콤할거야' 라는 생각과, '아는 맛이야' 하는 생각에 식단을 잘 지켰죠. 복수심도 솔직히 조금 있었고요..ㅎ

그렇게 학교를 한국에서 다니지 않으니 학원만 다녔는데, 학원이 끝난후 약 오후 7~8시 쯤, 무작정 매일 달리러 갔어요. 뒤에 산책로만 늘 3시간을 운동했죠. 진짜 죽을맛이었지만 이번엔 맘을 독하게 먹었기에 어떻게든 되더라구요.

그렇게 학교 개학날쯤 55키로는 찍었어요. 개학날 학교에가니 너무 역겨웠어요. 태도가 어떻게 그리 바뀌냐고. 친구도 하나 없던 제가 애들이 저에게 몰려와서 방학간 어떻게 뺐냐고 다 다가오더라고요. 그렇게 뒤에선 놀리고 비웃던 애들이 그러니 토할것 같더라고요. 그럼에도 전 가면을 쓰고 대했어요. 착하게, 열심히 대해줬죠. 솔직히 관심받는건 좋아해요. 그것도 좋은 관심이요. 새로온 애들도 예쁘다고 해주고, 주변인들이 예쁘다고 해주니 너무 싫기도 했지만 이게 맘은 은근 좋더라고요.

다이어트란건 중독이 될수도 있는것 같아요. 살을 조금 더빼겠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고요. 전 그래서 저 미친 식단을 안버렸죠. 솔직히 버릴수 없었어요. 다시 살찔까 두려움이란것도 생겨서.

그렇게 다시 이곳에 와선 약 2달에 걸쳐 48키로도 찍었어요.
하지만 이 불안감이란게 사람을 안놔주더라고요. 단거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거 한입이라도 먹으면 다시 돌아갈거야라는 생각에 절대 다른건 먹지 못했어요. 그리고 행여나 살이 쪘을까 하며 체중게도 하루에 6-7번은 재고요.

사실 이게 거식증이란건 절때 알지 못했어요. 저 증상들은 거식증을 알리는 신호거든요. 그냥 엄청열심히 다이어트만 하고있다고 생각만 했어요.

그렇게 45, 44, 43..42 제 키는 160에 42kg이 되었어요. 하지만 전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1kg만더, 뺄수있을때 더, 이 생각으로 더 뺐어요. 그렇다보닌 물마시는것도 무서워서 하루에 한잔도 못마셨죠. 그렇게 피부는 건조해지고, 얼굴에 혈색은 없어지고, 몸은 해골과 가까운 몸이 되고. 체육시간엔 너무 힘들고, 한국에 겨울에 갔을땐 사우나에서 쓰러지고. 전 그럼에도 심각함을 느끼지 않았어요.

학교에선 제가 눈에 띄게 말라가니 절 상담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했어요. 전 당연히 거식증이 아니라고 생각을했어서 자랑스럽게 하루에 먹는양과 운동양을 설명했죠. 하지만 상담선생님의 표정은 심각해져 갔어요. 그렇게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정신병원에 한번 다녀올수있냐고 하셨죠. 물론 가기 싫었죠. 중학생이 정신 병원이라니. 솔직히 무서웠어요. 그래서 계속 핑계를 대며 미뤘죠.

그러다 생리가 끊겼어요. 그러자 저도 조금 심각한걸 알았어요. 엄마께도 얘기했죠. 그렇게 저도 느끼고, 병원에 갔어요.

부정했지만, 선생님은 몸무게가 더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심박수가 41, 너무 낮았죠. 사람은 자면서 심박수가 더 떨어지는데, 제 심장은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았죠. (정상적인 사람의 심박수는 80)

그렇게 입원을 하라고 하셨지만 거부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제게 제안을 하셨어요. 다음에 왔는데도 몸무게가 떨어지면 바로 입원한다고요. 전 받아 들였어요. 솔직히 죽는다는 말은 무겁게 다가왔거든요.

그렇게 다음 진료. 살은 역시 더 빠졌죠. 38kg이 됬어요. 심박수도 32까지 내려갔더라고요. 그날 선생님은 바로 앰뷸런스를 불러 절 입원할수있는 병원으로 이송시키셨어요.

제 병실은 1인실. 하지만 간호사분이 24간 유리창으로 감시. 먹은후 1시간 동안 화장실 사용금지, 다양한 룰이 있었죠.

한 2주를 입원했어요. 한국에서 할머니도 제가 입원했다니 보러 오셨죠. 지금 생각해 보니 저 진짜 민폐네요..; 학교는 2주간 특별 병가 처리 되어 무탈없이 다음 학년에 갔어요:)

병원은 하지만 진짜 제게 맞춰 주었어요. 밥도 먹고싶은 음식으로 바꿔 주시고, 간식도 나중엔 먹고 싶은걸 먹을수있게 되었죠. 식단은,(3시간 간격으로 아침, 간식, 점심, 간식, 저녁, 간식.) 전 거부감 없이 늘 다 먹었답니다;) 하지만 먹는걸 거부하는 옆방아이는 튜브를 주입해서 억지로 먹인다고 하더라고요..ㅎㄷㄷ..

그렇게 45kg으로 퇴원, 계속 병원에 규칙적으로 가는걸로 하고. 퇴원했죠.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아무도 없으니 옛날 생각이 다시 나와요. 칼로리를 체크하고 먹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루에 1200을 먹으니 다시 빠지기 시작했죠. 의사 선생님을 2주 간격으로 보는데, 살이 빠지니 늘 거짓말도 했어요. 아파서 빠졌다, 별의별 얘기를 다 했죠.

그러다 나중엔 늘 몸무게 잴때 가운을 입고 하는데, 그 안에 추를 숨겨서 올라가기도 하고, 물도 왕창 마시고.. 별의별 짓도 다 했죠.
이 모든걸 2년이나 했어요.

그러다 결국 제 삶이 망가져요. 머릿속엔 거짓말들과 음식 생각뿐이고, 몸은 망신창이, 생리도 안하고, 머리숱도 많이 줄고. 새로운 친구들과 힘이없어서 놀지는 못하고. 키도 안크고, 우울증도 오고, ㅈㅎ도 해보고, 하면 안되는 생각까지 했죠.

부질없다고 생각한 어느날 그냥 엄청먹었어요. 그냥 생각없이요. 근데 이게 처음엔 죽을거같은 생각이 들어요. 죄책감이란게. 근데 이게 하다보니. 정말 많은게 바뀌어요. 혈색도 돌기 시작하고, 에너지도 생겨서 놀수있게되고, 여러가지가 가능해졌죠.

이것도 단점은 있었어요. 도저히 멈출수가 없었어요. 먹는거란건 너무 달콤한 유혹이었어요. 처은에 먹는걸 시작할때 조금더 계획이있었어야 하나봐요. 그냥 하루에 3000칼로리는 기본이 되버린거죠. 그렇게 계속 찌다보니 살에 대한 집착은 좀 버려지더라고요. 하지만 살은 그렇다보니 엄청찌고.

그래서 지금 상황이 다시살빼고있게 되었네요. 절대로 이번에는 오버해서 빼지 않을거에요. 제 목표만 찍는다면 거기서 멈출거에요.

지금은 61kg에 160cm네요:)
키가 안커서 큰일났지만 어쩔수없죠. 다 제 책임이니.

이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죄송해요. 사실 이것도 많이 줄인거에요..ㅎ 사실 부모님도 제게 우시면서 제발 먹어달라고 하시는것도있었고, 수학여행 에피소드, 친구관계, 여러 얘기가 더 있지만.. 더 쓰면 너무 길어질것같아서 여기서 마칠게요.

이 글 읽어주신분 너무 감사해요. 제 글이 많이 무거운 야기를 다뤘는데, 불편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드릴게요.

살이라는 거에 여러분들이 집착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요즘 제 생각을 바꿔보려해요. 살빼려고 한다지만, 내 몸을 내가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요. 남이 놀리면 어때요. 결국엔 걔네가 이상한거잖아요:)

제 병인 거식증이 나은건 아니에요. 완쾌는 없다고 봐요. 이 병은 언제든 재발하고, 마음 한구석에서 가끔씩 튀어 나오기도 하고요.

혹시나 지금 거식증을 앓거나 하시는 분들, 응원해요. 언젠가는 고칠거라면, 일찍 고치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여러분들 그리고 절때 혼자가 아니에요. 주변에 좋은 친구, 가족들은 언제나 여러분 편일거랍니다!

질문할게 있으시다면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

그럼 진짜 여기서 마칠게요. 감사합니다
-예비고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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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omiarmy
  • 12.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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