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어느 관리샵에서 '몸무게를 1kg빼주는데 100만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이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운동해서 빼면 되지. 100만원씩이나 주고 살을 빼다니'라며 놀라워한다.
하지만 몸무게 1kg 줄이는 것은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 방송에서 다이어트 성공사례를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 내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체중감량이 어렵기 때문이다.
덜먹고 많이 움직이면 되는 다이어트가 이토록 힘든 이유가 뭘까.
단테의 신곡에 인간의 7가지 죄악이 나온다. 7가지 죄악이란 정욕(Lust), 탐식(Gluttony), 탐욕(Greed), 나태(Sloth), 분노(Wrath), 시기(Envy), 허영(Vanity)을 뜻한다. 이 7가지 인간의 본성을 죄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본성들이 과도할 경우 질병을 비롯한 각종 범죄와 소소하게는 분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7가지 죄악 중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 바로 탐식(Gluttony)이다. 음식섭취가 몸에 최소한의 영양소를 보충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는 문화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탐식이 커진 것. 이는 비만이라는 사회적인 질병을 낳았다.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비만율은 31%(2013년)이다. 10명 중 3명은 체중조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는 비만율이 세계에서 으뜸간다는 미국의 비만율과 맞먹는다.
탐식하는 문화 그리고 높아져가는 비만율이 불러온 결과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질병, 다른 하나는 지방제거를 비롯한 비만관리의 활성화다. 비만율이 높은 미국은 지방흡입술이 가장 발전돼있다. 지방흡입술을 최초로 개발한 나라 역시 미국이다. 그들에게 지방 1kg을 줄이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즉 지방 1kg은 치열하게 싸워 없애야 하는 몸 안의 ‘독’인 것이다.
몸에 불필요한 잉여지방이 생기면 혈관벽에 축척돼 몸의 신진대사를 서서히 떨어뜨린다. 우리의 신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가 혈관인데, 이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몸의 장기를 비롯한 각종 부위가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이런 내 몸의 독, 지방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로써 지방흡입은 어쩌면 생명과도 직결된 수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환자가 몸의 독소 ‘지방’과 씨름하다가 병원을 찾는다. 하나같이 ‘일년 내내 운동도 하고 먹는 것도 줄여봤지만 몸무게가 1kg도 줄지 않았다’는 하소연이다. 물론 환자들은 분명 지방이 줄지 않을 만큼 충분히 음식을 먹었을 것이고, 운동도 게을리 했을 것이다.
몸 속의 지방을 줄이는 것에는 왕도가 없다.덜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만이 지방과 싸워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1kg에 100만원의 가치를 가지는 지방을 없애는 몇 가지 팁을 제시하겠다.
우선 몸의 움직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하루 동안 얼마나 움직이는지?' '서랍장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 음식 먹은 그릇을 바로 닦는 일,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를 제자리에 두는 일' 등 일상 속 사소한 행동을 부지런한 습관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럼 지방제거뿐 아니라 삶도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수다, 영화, 여행’ 등 ‘먹는 것’이 아닌 다른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먹는 즐거움이 다른 즐거움으로 대체될 수 있을 때, 잉여지방은 우리 몸에 자리를 잡지 못한다.
또한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한국의 음식은 소금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모든 반찬과 찌개, 국 등에 소금이 첨가돼 있다. 하루 나트륨섭취 권장량은 5g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12.5g의 소금을 섭취한다.
나트륨 섭취량이 높으면 과식을 하게 된다. 소금이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해 필요 이상의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습관에서 소금간을 조금만 줄여도 불필요한 과식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루 2리터 정도의 물을 반드시 마셔야 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만성적인 탈수 상태에 있고 이를 배고픔으로 인지하여 잉여의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많은 물을 섭취함으로써 상당량의 필요없는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아주 간단한 생활 습관의 교정이 궁극적인 체지방 감량의 지름길이다.
※ 칼럼제공: 닥터 손유나 의원, 손유나 원장
http://www.drsonyou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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