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겸 운동겸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사람들의 다이어트 욕구도 한껏 고양되어 방법을 강구하곤 하는데, 흔히 잘 보이고 만져지는 피하지방이 아니라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지방간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간 무게의 5%가 넘는 지방이 간 내에 쌓이게 되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간 내에 쌓이는 지방은 주로 중성지방인데, 간과 지방의 무게를 직접적으로 잴 수는 없기 때문에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또는 조직검사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지방이 얼마만큼 쌓여 있는지를 파악한다.
정상적인 간의 겉모습이 선홍색인데 비해, 지방간은 지방의 색으로 인해 노란빛을 띄게 되며 내부에 군데군데 노란색 지방이 덩어리져 뭉쳐있는 것이 보인다. 가벼운 지방간에서 시작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될 수도 있고, 이 경우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니 간과하지 않도록 하자.
지방간이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술을 꼽는데, 실상은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도 지방간이 될 수 있다. 잦은 음주나 과음으로 인해 생기는 알콜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이유로 생기는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뉘어진다.
지방간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대개는 건강검진을 하거나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우연히 발견하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이처럼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전신이 피로하다거나 항시 권태감을 느낀다거나, 오른쪽 배 윗부분에 불편감이나 약간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알콜성 지방간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음과 장기간에 걸친 잦은 음주로 인해 간에 무리가 가서 생기는 질환이다. 잦은 음주는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되기 전에 손상이 악화되게 하고, 간에서 지방합성이 촉진되고 축적되게 한다.
지방간이 된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는 경우는 약 20% 내외가 간염을 거쳐 간경변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의 알콜성 지방간은 알콜 섭취를 끊거나 줄이게 되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금주와 식이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초기에 금주와 식이요법을 동시에 진행한 경우 1~2개월이 지나면 간에서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면서 3~4개월이 지나면 완치도 가능하다. 지방간이 그 이상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음주의 횟수나 양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첫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비만이나 성인형 당뇨, 스테로이드제나 여성호르몬제 등의 약제, 심한 영양부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지방간 환자의 70% 이상이 비만이고, 그 외에도 상당수가 과체중인만큼, 비만이 원인이 되어 지방간이 생긴 경우라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불필요한 잉여지방을 줄여 체중감소를 도모해야 한다.
성인형 당뇨로 인해 발생한 지방간은 혈당조절이 중요한데 이 경우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며 필요 시에 약물이나 수술의 도움도 가능하다.
음식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단기간의 과도한 체중감량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 6개월에 걸쳐 본인 체중의 10%를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 우선은 음식의 섭취량을 줄이고 총 섭취 칼로리를 낮게 유지해 체내에 이미 축적되어 있는 지방을 줄이는 것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름이 많이 든 음식이나 튀긴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단음식도 멀리하도록 하며, 밥은 백미보다는 잡곡을 먹고, 신선한 야채와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지방이 적은 고기, 생선, 두부, 된장과 같이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해 고단백 저지방 식단으로 채우면 건강한 체중감량을 위한 기본은 준비되었다고 하겠다.
앞으로 수개월은 갈수록 운동하기 좋아질 것이다. 좋은 영양을 가진 나물과 채소들도 지천으로 자라 풍성하고 건강한 식탁을 차리기도 쉬워질 것이고, 스트레칭이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서 조깅이나 등산 등 활동량을 늘리기에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간과하고 지나치기 쉬운 지방간이지만, 굳이 지방간을 의식하고 치료하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실천하기 쉬운 건강한 식습관, 운동습관으로 예방을 시작하기에는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볕 좋은 봄날, 건강하게 먹고 좀 더 움직여보자.
※칼럼제공: 닥터 손유나 의원, 손유나 원장
게시글 목록
함께 읽으면 도움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