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비만 클리닉을 하고 있는 나는 비만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효과적으로 살을 빼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고민과 연구에 앞서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건강을 망친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TV 프로그램이나 잡지 같은 매체를 통해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을 접하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유행하는 다이어트가 바로 원푸드 다이어트다. 포도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현미 다이어트 등 지금까지 인기를 끌었던 다이어트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
초기에는 체중감량이 커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지만, 대부분 수분과 근육의 소실을 유발하여 금방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기존의 원푸드 다이어트가 만병의 근원인 내장 지방을 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건강과 미용을 위하여 꼭 필요한 근육을 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근육에 의해서 좌우되는 기초대사량이 급격히 감소해 똑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되면서,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더 쉽게 요요 현상이 오는 것이다.
체중감량의 핵심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근육은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빼는 것이어야 한다. 무조건 적게 먹고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서 미세 영양소의 결핍이 없어야지만, 체지방을 분해하는 체내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한다.
그래야만 효과적으로 살을 빼면서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지 않는다. 물론 이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체중감량에 성공한 뒤 요요 현상 없이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사례 연구와 실험을 통해 만든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바로 종이컵 다이어트다.
종이컵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커피 자판기의 종이컵 크기를 생각하면 된다. 또는 같은 크기의 일반 컵을 사용해도 된다. 이 종이컵으로 하루 세끼를 정해진 비율만큼 먹으면 된다.
아마도 종이컵 다이어트는 지금껏 당신이 실패했던 다이어트 방법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종이컵 다이어트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도록 해주고, 요요 현상 없이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이어트 방법이기 때문이다.
종이컵 다이어트는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 걸까?
우선 다이어트를 위하여 섭취해야 하는 하루 칼로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의학적으로 보통 여자는 1000-1200kcal, 남성은 1200-1500kcal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하지만 1200kcal 이하의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하면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는 1200kcal를 권장한다.
이때 칼로리의 비율은 아침, 점심, 저녁 동일하게 1:1:1로 맞추는 것이 가장 좋으나 일반적으로 저녁에는 칼로리가 그대로 축적되기 쉽기 때문에, 종이컵 다이어트는 전략적으로 아침 400kcal, 점심 400
kcal, 저녁 250kcal 정도를 맞춰주고, 오후 4~5시경 대략 150kcal 정도의 간식을 먹도록 한다. 오후 4~5시경 간식은 저녁식사에 폭식하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비율의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해서 종이컵을 어떤 비율로 먹으면 되는 것일까?
아침: 섭취량 400kcal
밥류 1컵 + 채소류 1컵 + 콩류 및 고기, 생선, 계란류 0.5컵 = 총 2.5컵
점심: 섭취량 400kcal
밥류 1컵 + 채소류 1컵 + 콩류 및 고기, 생선, 계란류 0.5컵 = 총 2.5컵
간식(오후 4~5시경): 섭취량 대략 150kcal
저지방 칼슘 강화 우유 1팩(200ml 기준) + 중간 크기 과일 1개
저녁: 섭취량 250kcal
밥 류 0.5컵 + 채소류 1컵 + 콩류 및 고기, 생선, 계란 류 0.5컵 = 총 2컵
이것이 종이컵 다이어트의 핵심 요령이다. 종이컵을 나만의 다이어트용 저울이라고 생각하고, 위 비율에 맞춰 계량한 뒤, 파란 접시에 담아 먹으면 된다.
종이컵 다이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찬이 여러가지인 경우에 굳이 한 가지 반찬만 골라 먹을 필요가 없다. 종이컵에 여러 가지의 채소 반찬을 넣어 컵이 되도록 정량화해 파란 접시에 담아 먹으면 된다.
예를 들어 나박김치 1/2컵, 시금치나물 1/2컵을 채워서 채소류 1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물론 종이컵에 밥과 반찬을 담을 때 꾹꾹 눌러 담거나 넘치게 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똑같이 종이컵 한 컵에 음식을 담더라도 밥을 꾹꾹 눌러 담았을 때 칼로리가 2배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또 하나 기억할 점은 다이어트를 할 때 한식 위주로 먹는 것이다.최근 한 대학 병원에서 해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한식과 서양식의 다이어트 효과를 비교한 임상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한식군이 서양식 군에 비해 체중감소와 허리둘레 감소가 더 많이 되었다.
한식군에서 허리둘레가 많이 감소한다는 것은 바로 비만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한식군에서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다이어트를 할 때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식이야말로 한끼 식사에 여러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고 비만을 예방할 수 있는 다이어트식이라는 것을 기억하자.이렇게 칼로리와 영양 성분을 고려하여 나눈 대로, 종이컵 2.5컵-2.5컵-2컵 요법을 2주간 지키면, 요요 현상 없는 놀라운 다이어트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종이컵 다이어트를 할 때는 매끼 식사 전 종이컵 2잔의 물을 마시고 식사를 시작하도록 한다. 과식을 막아줌은 물론 체지방을 분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때 물은 식사전에 마시면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상관없으니 식전 2잔의 물로 공복감을 다스리고 체지방 분해를 원활하게 하자.
종이컵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공복이 심해 배고픔을 참을 수 없을 시에는 식사와는 별개로 종이컵 1컵 분량의 오이, 토마토, 당근, 양배추, 양상추, 배추, 샐러리, 미역, 다시마를 하루 2번까지 챙겨먹을 수 있다.미역과 다시마는 물에 불려 염분을 제거한 후 먹으면 칼로리는 낮으면서 식이섬유를 충분히 공급하면서 공복감을 없애줄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국이나 찌개는 염분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먹고 싶을 때는 종이컵 반컵 이하로 양을 정하고,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그나마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종이컵다이어트로 올해는 몸짱에 도전해보자.
※ 칼럼제공: 닥터 손유나 의원, 손유나 원장
http://www.drsonyou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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