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잠을 자도 피로가 안 풀리는 것 같아. 잠도 깊게 못 드는 것 같고' '목과 어깨가 너무 결리네, 마사지 해줘도 나아지지도 않아' '며칠 쉬었는데 왜 이렇게 몸이 피곤하지. 열은 없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한 게 두통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은데. 참, 입맛도 없다'
주변에서 입버릇처럼 이런 증상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는지, 혹시 본인의 이야기는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자.
현대인들이 정신없이 일하고 바쁘게 지내는 것이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겠지만, 단순히 봄이라 날도 좋고 볕도 좋아지고 식사 후 춘곤증이 쏟아져서 몸이 노곤해진 것이 아니라, 이런 피로감이 수개월째,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면 본인의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피로라고 하면, 반복적이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육체적, 정신적인 작업에 의해 몸과 마음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피로가 나타나는 형태는 실로 다양하기 때문에 한 두 가지로 단순화시켜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두통이나 현기증, 피로감, 무력감, 권태, 불면, 식욕부진, 위장장애, 발열, 정신불안 여러 가지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피로는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갈수록 심해질 수 있고, 단계적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피로의 원인은 작업 환경이나 일의 양과 질, 작업의 형태가 적절하지 못하거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나타날 수 있으며, 또한 생활적인 면에서 수면의 질이나 영양상태, 휴식 환경 등이 적절치 못할 때 나타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거나, 피로로 나타나는 증상의 강도가 상당히 심하지 않다면, 직접적인 피로의 원인을 빨리 찾아내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해보기를 권한다.
피로의 회복은 휴식을 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균형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간단한 체조나 운동부터 시작해서 몸을 좀 더 활력 있게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신욕이나 목욕, 마사지도 근육을 풀어주어 몸의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유효하며,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도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심각한 피로증상이 6개월 이상 복합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면 만성 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정확한 수치가 나오는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기준이 복잡하여 간단히 정의를 내릴 수는 없다.
땀, 인후통, 두통, 손발 저림을 동반하는 심한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위의 피로회복을 위해 언급한 방법들이 그닥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비교적 널리 인정되며,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들을 살펴보자면 다음을 들 수 있다.
1)항우울제 - 불면증과 우울증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을 줌
2)부신피질 호르몬제 - 단기간, 저용량으로 사용하며 피로감과 무력감을 호전시키는데 도움을 줌
3)인지 행동 치료
만성 피로 증후군의 경과나 회복은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완전히 회복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 CDC의 자료에 따르면, 나이가 어릴수록, 또 동반된 증상의 수가 적을수록 회복이 잘 된다고 보고된 바 있지만, 재발 가능성 또한 농후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할일은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넘쳐나는 이 때 만성 피로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면, 능률상 정서상 그야말로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다.
같은 일을 해도 성과가 오르지 않고 삶의 질 또한 떨어지는 상황이니 그 누가 반기겠는가. 몸에 피로가 쌓이고, 심지어 만성 피로 증후군의 증상과 겹친다면, 만성 피로 증후군에 도움이 되는 생활 가이드를 찾아 습관화 해보자.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점진적으로 유산소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증상의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걷기나, 수영 등과 더불어 스트레칭을 주 5일씩 3개월 가량 지속하고, 상태에 따라 최대 30분이 될 때까지 조금씩 운동 시간을 늘리되 과하지 않게 진행하면 좋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은 피하도록 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본인의 몸상태 변화를 신경 써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과유불급이라고 몸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오면 조금 쉬어가면서 자신을 한번 돌아보도록 하자. 일에 쫓겨 시간과 스트레스에 쫓겨,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방치하다가는 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칼럼제공: 닥터 손유나 의원, 손유나 원장
http://www.drsonyou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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