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탄수화물은 늘 조심스러운 존재입니다. 주변에서는 '탄수화물이 살을 찌우는 주범이며 탄수화물 중독이 마약보다 무섭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일단 밥, 빵, 떡, 과자 등 탄수화물부터 줄이기 시작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탄수화물 먼저 줄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은 어쩌다 미운 털이 박힌 걸까요?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탄수화물은 당질이라고도 하며 사람이 하루에 섭취하고 사용하는 열량의 55~7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3대 영양소라 불리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모두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대부분 에너지는 탄수화물과 지방을 연소하여 만들어집니다.단백질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에너지원의 기능보다는 인체의 골격을 유지하고 보수하며 여러 반응을 조절하는 데 쓰입니다.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을 통해 온몸의 조직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특히 뇌는 정상적인 상황에선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혈당이 일정 농도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당이 나쁘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당의 섭취를 중단하면 집중력과 판단력이떨어질 뿐만 아니라 뇌와 신경에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단백질 분해를 막아주는 탄수화물
단백질은 세포와 조직을 유지하고 호르몬을 생성하는 필수적인 기능이 있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보다는 고유의 기능을 담당해야 합니다.
탄수화물은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금식을 하여 혈당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몸은 포도당을 보충하기 위해 체내 단백질을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탄수화물 부족이 장기화되면 단백질 손상을 줄이기 위해 지방분해가 시작되는데 이 과정에서 케톤체가 만들어져 포도당 대신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케톤은 비정상적인 에너지원이어서 체내에 많아지면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지고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피로, 무기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탄수화물은 우리가 무조건 피하고 멀리해야 할 영양소가 아니라 잘 다스리고 조절해서 섭취해야 할 영양소입니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을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탄수화물도 다 같진 않다
탄수화물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하는데 당분자의 결합 개수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소화, 흡수 속도에 따라 단순 탄수화물과 복합 탄수화물로 분류합니다.
단당류와 이당류는 단순 탄수화물(단순당)로, 다당류는 대체로 복합 탄수화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섭취 후 혈당 상승 속도의 차이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식이섬유입니다.
현미나 통밀 같은 복합탄수화물은 구조적으로 당과 식이섬유가 그물처럼 얽혀 있고, 소화할 때에 섬유질이 겔을 형성하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비교적 느리고 포만감을 줍니다. 때문에 혈당도 완만하게 상승하여 췌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복합 탄수화물은 비타민 B와 C, 마그네슘, 아연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여서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합니다.
그에 반해 흰 밀가루, 흰 쌀, 도넛, 과자, 케이크, 첨가당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빠르고 쉽게 소화되어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강하게 자극합니다. 과다 분비된 인슐린은 혈당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공복감을 가져와 다시 당이 높은 음식을 찾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더욱이 정제된 탄수화물의 강렬한 단맛은 뇌를 자극하고 각인시켜 단맛 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단순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필요한 열량을 당으로 채워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소의 불균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탄수화물을 똑똑하게 다스리는 식습관
현미와 잡곡, 귀리, 통밀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탄수화물을 선택합니다.
보통 흰 쌀밥, 면류, 떡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빠르게 자극하지만,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습니다.
흰빵보다는 통밀 빵을, 일반 파스타면 보다는 통밀 파스타가 좋습니다. 감자, 고구마, 과일의 경우엔 껍질째 드시는 것이 당의 흡수속도를 늦춰줍니다. 다만, 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라 할지라도 과식은 삼가야 합니다.
탄수화물은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탄수화물만 먹을 때보다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인슐린 분비 자극도 적어집니다.
따라서 식사시에는 탄수화물, 육류, 채소를 골고루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라면이나 국수를 먹어야 한다면 콩나물, 숙주 같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함께 드십시오. 시리얼을 드실 때도 블루베리나 딸기, 견과류 등을 넣어 드시면 좋습니다.
청량음료, 과일주스, 과일 맛 우유, 단 과자 등의 가공식품 섭취는 가급적 줄이고, 제품 구매 시에는 성분표시를 꼭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은 전분이나 밀가루를 말하며, 당류는 단순당을 말합니다.
무가당, 무첨가 표시가 있을 경우에는 시럽이나 액상과당이 들어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만약 설탕, 액상 과당 외에 덱스트로스, 글루코오스, 말토덱스트린이 표시되어 있다면 당이 첨가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칼럼제공: 다솜한약국 김상민 한약사
http://blog.naver.com/panaxosd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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