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제가 밀가루를 먹지 않은 지 3년 가까이 됐는데 뱃살도 어느 정도 들어가고 이제는 허리띠 구멍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젊은 분들은 잠시만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금방 빠지기 때문에 뱃살에 대해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40대가 넘어가면 예전에 비해서 쉽게 살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설사 다이어트를 해서 살이 빠졌더라도 얼굴이나 팔다리 살이 먼저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난감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찔 때는 배가 먼저 나오고, 살을 빼면 얼굴과 팔다리가 먼저 빠지니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데, 배는 볼록 나오고 얼굴 살은 빠져서 주름지고 나이 들어 보이는 악순환을 반복합니다.
다이어트를 해도 잘 빠지지 않는 뱃살을 빼려고 온갖 운동은 다 해보는데 그것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때, 밀가루에 관심을 가져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밀가루의 문제는 앞서 말씀 드린 ‘고혈당-인슐린-복부비만’으로 연결되는 삼각편대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밀가루 속에 포함되어있는 글루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루텐 넌 누구니?
글루텐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보리와 같은 곡식류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을 말합니다.
물에 녹지 않고 잘 뭉치거나 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해서 물 속에서 계속 주무르면, 탄수화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끈끈한 덩어리가 남는 데 이것이 밀 단백질인 글루텐 입니다.
밀가루는 90% 정도가 탄수화물이고, 10% 정도가 단백질인데, 단백질의 80% 정도가 글루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글루텐의 잘 뭉치고 끈끈한 성질 때문에 빵을 만들 때 효모의 작용으로 공기가 발생해도 그것을 잘 감싸서 부풀어 오르게 해주고, 면을 뽑을 때 가늘고 길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글루텐은 곡식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성분이기는 한데, 왜 밀가루에 들어있는 글루텐을 꼭 찍어서 강조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밀가루만큼 품종개량을 위해서 유전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옛날 밀가루와는 다르게 현대의 밀가루는 키를 작게 해서 밀 이삭이 잘 눕지 않고, 알곡이 많이 차서 수확량을 늘리고 추위와 병충해에 강하고 음식 만드는 데 더욱 유리하게 찰지도록 만들기 위해 유전적인 개량을 거듭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증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밀가루 속의 글루텐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글루텐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질환이 ‘셀리악병’ 입니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인데 소장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 증상이 체중증가 또는 체중감소 그리고 설사인데 반드시 ‘셀리악병’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밀가루를 먹으면 속이 그득하고 소화가 안 되고 뭔가 안 좋은 느낌이 있었다면, 글루텐에 민감한 체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밀단백질은 밀가루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데, 밀단백질 중에서 글루텐 단백질이 80%를 차지하고, 비글루텐 단백질이 나머지 20%입니다.
비 글루텐 단백질은 알파 아밀라제, 티오레독신 외에 10여 종이 있는데, 이것들로 인해서 천식이나 피부발진의 증상이 나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밀가루가 모든 사람에게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어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살이 찌거나 빠지는 등의 증상이 생기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없이 배가 유독 나오거나 당뇨가 발생했거나 잦은 설사와 변비 천식과 피부염 피부발진 등이 반복해서 발생한다면, 글루텐 민감성에서 발생하는 ‘셀리악병’이 아니더라도 일단은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밀가루 음식의 문제점은 밀가루 자체의 문제 외에 대부분 설탕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각종 빵과 케이크, 과자 등 밀가루가 주원료로 들어간 음식들은 모두 설탕이 과하게 들어있습니다. 냉면, 자장면과 같은 면류의 설탕 함량도 매우 높습니다.
탄수화물 자체도 입 안으로 들어가면 설탕으로 바뀝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밀가루 음식의 함량을 보면, 밀가루 음식은 설탕 덩어리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설탕은 우리 몸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인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파괴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설탕을 많이 함유한 밀가루 음식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살을 찌우고, 뼈도 약하게 만들어, 성장부진이나 골다공증, 당뇨병, 염증성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을 하는 데도 살이 안 빠져서 고민이거나 팔 다리는 가늘어지는 데 유독 뱃살만 두드러지게 나오거나 천식이나 잦은 피부염으로 고생 중이거나 설사와 변비로 항상 배가 더부룩한 분이시라면, 밀가루 섭취를 줄여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칼럼제공: 소아시 한의원, 이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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