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담심리사 이사랑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힘들고 화가 나는 일이 참 많습니다. 그런 일들은 예상치 못한 때에 갑자기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종류도 다양하고, 정도의 차이도 매우 큽니다.
길을 가다 발을 삐끗할 수도, 출근길에 운전하는데 길이 막힐 수도, 다이어트를 결심했는데 폭식을 할 수도,핸드폰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이런 일들이 우리에게도 일어납니다.
믿었던 남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했을 때, 오랫동안 준비했던 시험에 불합격했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배우자의 외도를 알아버렸을 때, 아이들에게 오늘은 잘 해줘야지 결심했지만 나도 모르게 고함을 질렀을 때, 심지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 등등…
만약 어린 시절에 이런 상처를 경험한 적이 빈번하게 있었다면, 타인보다 더욱 쉽게 식이장애나 다이어트 중독 등의 증상에 노출되기도 쉽습니다.
삶에서 이러한 불행에 당면한다면, 정말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을 거예요. 또한 시야도 좁아져서 삶에서 그것만 보이고, 붙잡고, 집착하게 될 겁니다.
놓아야 하는데, 생각이 나지 않아야 하는데, 계속 생각나고, 계속 눈물이 나고, 씻을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로 남습니다.
우린 이런 상처들을 어떻게 감당해내야 할까요? 과연 감당은 할 수 있긴 한가요? 여기 상처를 낫게 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첫째, 작심 3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기가 어디 쉬운가요? 하지만 '3일만 더 견뎌보자', '3일만 살아보자' 이렇게 마음먹어보세요.
감당할 수 없는 큰 폭풍으로 혼란스러워만 하던 내가 3일이 지나면 조금씩 식사도 하게 되고, 또 작심 3일을 결심하고 지나면, 눈물이 조금 줄어들고, 하다 보면 30일, 3개월, 3년이 지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어떤 큰일이든 처음보다 살아낼 만하고, 처음보다 평안해지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닙니다
사람 인(人)자를 이렇게 쓰는 이유는 한 획은 한 사람이고, 다른 한 획은 그 사람을 받쳐주는 또 다른 한 사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본인이 속한 공동체에서 자신을 보는 관점에 따라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든 나를 깨끗한 관점으로 보아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힘든 일을 말할 수 있는 친구도, 가족도 없다고요? 용기를 내신다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나의 힘듦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지역 내에 무료 또는 저렴한 상담기관들이 있습니다.
지역별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청소년 상담기관)'나 '건강가정 지원센터(성인 상담기관)','정신보건
보건센터'가 위치해있고, 더 긴급하게 상담이 필요할 시에는 청소년전화 1388이나 여성의 전화 1366,
사랑의 전화 등의 전화상담도 가능합니다.
셋째,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분노하세요
당신이 아프고 화가 난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당신 자신에게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감정이 많이 격양되었을 때는 아무데나 쏟아내면 당신도 상대방도 난처해지거나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으므로,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한 사람들에게 또는 홀로 있을 때 하세요. 그 곳은 혼자 있는 방이 되어도 좋고, 종교 장소가 되어도 좋습니다.
친밀한 친구나 가족이 되어도 좋고, 그런 사람이 없다면 비밀보장을 해줄 수 있는 상담사나 종교인을 찾아가세요. 혼자 이 작업을 하실 때 감정이 통제가 안 된다면, 행동으로 종이를 찢는다던지 솜인형이나 베개를 때리는 행동도 감정을 쏟아내는 데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명상에 관한 내용은 제가 쓴 이전 칼럼을 확인해주세요.
넷째, 용서하세요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겁니다. 하지만 도저히 용서하고 싶지는 않지요? 불가능한 것만 같은 용서도 위의 작업을 거친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능합니다.
그래도 도저히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나 같은 상황이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누구든지 용서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한 의인의 사례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백범 김구 선생님이 학교의 교장으로 초빙할 정도로 김구 선생님과 각별한 관계였던 손양원 목사님은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양자로 맞았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그 분도 사람인데 화가 나지 않았을까요? 그 안에 용서와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이런 상처를 받게 만든 사람과 상황을 용서하세요. 꼭 감정을 분노의 대상에게 직접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위의 작업을 통해 충분히 분노하고, 슬퍼하고 난 후에는 입에서 차마 떨어지지 않더라도, '용서한다'는 말을 되뇌어보세요.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또한, 자신의 잘못도 되돌아보며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용서를 구하세요. 자기 자신에게 분노하지 않는다면, 타인에게 하는 분노도 줄어듭니다.
다섯째, 사랑하세요
음악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中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며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 없으리
산을 옮긴 믿음 있어도
나 있는 모든 것 줄지라도
내 자신 다 주어도
아무 소용없네 소용없네
사랑은 영원하네
나 자신부터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그 따뜻함으로 주변 사람들을 환하게 밝혀주세요.
『상처입은 치유자』 (헨리 나우웬 저, 2011)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을 겪고도 삶을 아직도 살아내고 있는 강한 당신, 존재만으로 소중한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누구든 각자의 상처를 떠안고 살아갑니다.
그 상처는 잊혀질 순 없을지라도 당신의 삶에 다양한 의미로 녹아 자리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의미로 말이지요.
그 상처들이 있기에, 오늘의 사랑할 수 있는 내가 존재합니다.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칼럼제공: 에니어그램심리연구소 이사랑 상담심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