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아기 어린이집 보내고 그늘이 시원하고 너무 좋길래
잠깐 벤치에 앉아서 핸드폰 보고 있었어요.
근데 어떤 할머님이 옆에 오셔서 앉으시더니
날씨 얘기를 하시면서 계속 혼잣말을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계속 핸드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커피 사탕 하나를 손에 쥐어주시는게 아니겠어요?
다이어트가 우선이었던지라 이걸 어쩌나 살짝 망설이는 찰나에
그렇게 달지 않다며 한 번 먹어보라고 하시는 말씀에 일단 받아 들었는데,
안 먹고 주머니에 집어넣는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입에 털어 넣었지요.
순간 입안에 퍼지는 달달한 커피맛이 너무 좋더라구요.
나무 사이로 바람이 불어 오면서 시원한 느낌도 너무 좋았구요.
그 순간이, 그 시간이 너무 마음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할머님은 말동무가 필요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할머님이 8남매를 낳아 키운 이야기,
저희 외할머니가 10남매를 낳은 이야기,
옛날엔 다 그랬다~ 약이 있노 뭐가 있노 언제 아파 죽을지 모르는 자식들이라 일단 많이 낳고 봤다 아이가~ 하시면서 ㅎㅎㅎ
자식분들이 다 이근처 살아 당신께서도 4년전에 서울로 왔다는 이야기,
저는 친정이 너무 멀어 부럽다는 이야기,
정말 별거 아닌 이야기들을 도란도란 나누었네요 ㅎㅎ
그러다 스피닝 가야 할 시간이라 먼저 일어섰어요.
순간 시골에 와 있는 정겨운 느낌이라 너무 따뜻하고 좋았네요.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구요.ㅎㅎ
다이어트 한다는 이유로 건네주시는 사탕을 거절 했다면
이 따뜻한 시간도 없었겠지요?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묘해서 첫 글을 다신에 끄적여 보네요.
오늘도 다신 형제자매님들 각자의 목표를 위해 힘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