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장애를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식행동 문제'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사가 안정이 되고 난 후, 자신의 신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또는 회피하는 '체형확인과 회피'를 다루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치료 방침에 따라 밥을 잘 먹기 시작할 때, 내담자들은 자신의 체중과 신체에 대해 굉장한 불안감을 드러냅니다.
사실 잘 먹기 시작해도, 실제 체중은 1~2kg의 차이밖에 없지만 내담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중의 변화는 10kg 정도 자신이 쪘다고 느낄 만큼 그 고통과 불안감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이 때 두드러지게 나오는 증상이 바로 강박적인 '체형확인과 회피'입니다.
집착하는 신체부위도 개인에 따라 다양합니다. 턱살, 뱃살, 허벅지 등 자신의 전체 모습을 보기 보다는 어느 특정 부위를 신경 쓰며 심하면 매일 마다 하루에 100번도 넘게 자신의 신체를 만져보며 확인합니다.
내 신체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하는 행동이지만 특별히 식이장애 내담자들에게 '체형 확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확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확인이 나의 신체와 외모에 대한 불 만족감으로 이어지게 되고, 감정까지 영향을 끼쳐 자꾸만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내 자신을 다시금 외모만으로 외형만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더 심한 분들은 아예 자신의 신체를 외면합니다.
치료에서 기본적인 것을 체크할 때 이런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은 '요즘에는 밥도 잘 먹고, 체중도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다 괜찮아요'입니다.
그래서 체중을 재보자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잴 수 없다고 피하십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인데, 회피하는 것이 더 이상 내 체중에 신경을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너무 심한 체형확인으로 인해 지쳤고 힘들었기 때문에 아예 체형회피로 바뀌게 된 것 뿐이라는 것!
체형회피가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체형과 외모에 대한 관심과 두려움이 지속되도록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체형확인을 하고 계시다면, 바로 멈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살찐 부위가 없나 하는 마음으로 거울을 본다면, 그 부위는 더욱 내 눈의 편견으로 인해 마음에 안 들게 보이도록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길거리에 마른 여성들도 나의 편견으로 인한 신체 비교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치료자의 체질량 지수를 공개했을 때,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것에 다들 놀래십니다. 그만큼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완전 체형회피를 하고 있다면, 조금씩 내 몸을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몸에 헐렁한 옷들은 피하시고, 혼자 있을 때는 손부터 차츰차츰 몸 전체로 내 몸을 마사지 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지나친 체형확인, 지나친 체형회피! 둘 중 하나라도 나의 일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나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 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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