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사전적으로 diet 즉 '식이'라는 의미입니다. 먹는 문제라는 것이죠.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굶거나 한두 가지만 먹거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어떻게 먹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모두의 숙제인 '요요 없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말 그대로 평생 할 수 있는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평생 굶거나 평생 달걀 + 닭 가슴살만 먹을 수는 없으므로, 여기에서의 다이어트는 건강하고 다양하게 구성된 식이요법을 의미합니다.
건강하고 다양한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다른 훌륭하신 분들의 칼럼도 많고, 다이어트 유 경험자들의 식단표도 많으니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식의 식이요법이든 나에게 맞고, 오래 할 수 있으며, 힘들지 않은 것으로 꾸준히 진행하시면 됩니다.
1. U-turn을 하라
그런데 우리는 사람인지라 건강한 음식으로 잘 먹다가도 밤늦게 치킨과 술을 먹는다거나, 참다가도 과자와 케이크의 유혹에 넘어갔다거나 하는 일이 생깁니다.
항상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지만 계속 살이 찌거나 혹은 금방 포기하시는 분들은 이런 상황에서 '에잇, 망했네. 그럼 그렇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먹자' 라거나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은 먹지 말지 뭐.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많이 먹자' 하고는 내일 또 약속이 있다는 이유로 또 과식하는 패턴이 많습니다.
반면에 지속해서 식이조절을 잘하시는 분들은 '앗, 또 먹었네. 지금이라도 정신 차렸으니 지금부터는 조절하자.' '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계속 먹게 될 거야' '많이 먹었으니 운동을 좀 하고 자야겠어, 내일은 간식은 먹지 말도록 하자'라고 생각합니다.
길을 가다 보면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목적지와 반대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에겐 U-turn이 있습니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빨리 돌아설수록 실패를 만회하기 쉬워집니다.
2. 꾸준히 하라. 하다 보면 재미있어진다
다이어트라는 마라톤에서 처음에는 숨이 턱까지 차고, 딱 그만하고 싶은 시기가 생깁니다. 그때는 좀 천천히 가도 되고 잠시 속도를 늦추고 물도 마시고 몸도 풀고 스트레칭도 좀 해도 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소위 말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처럼 정말 기분이 좋고 저절로 발이 움직이는 시기, 즉 운동에도 음식 조절도 재미가 붙고 힘들지 않고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기가 옵니다.
3. 바꾸기 쉬운 것부터 단기목표를 세워라
42.195km 마라톤을 한 번에 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들 10km 마라톤은 쉽게 시작하고, 늦던 빠르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시작하는 편입니다.
TV 속에 나오는 너무 깡마르고 평균적으로 저체중에 속하는 연예인의 몸을 목표로 하지 말고, 본인이 원하는 단기간의 목표를 잡아서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하루3끼는 다 먹고 대신 간식먹지 말기, 출퇴근 합쳐서 30분은 꼭 걷기, 자기 전에 10분만 스트레칭 하기 등등 아주 쉬운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1~2주에 1번, 적어도 1달에 1번은 그 목표를 상향 조정하셔야 합니다. 수학의 정석 사놓고 1년 내내 집합만 보면 안 되죠. 지수 로그도 봐야 하고, 미분 적분도 해봐야지요. 집합만 보다 끝나는 사람은 수능성적 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4. 엄마라면, 같이하라
저도 2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라 운동할 시간을 내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다행히 진료실이 있어 짬이 날 때 하루 15분 정도씩(연속으로 힘들면 끊어가면서) 근력운동을 하지만 많이 부족한 운동량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10kg 미만 이었을 때는 아기를 안고 스쿼트를 하거나 (물론, 운동에 익숙하신 분들이 하셔야 다치지 않습니다) 배 위에 얹고 크런치나 레그레이즈 같은 복근운동을 했었습니다.
혼자 서서 걸을 수 있는 지금은 손을 잡고 스쿼트를 하거나 제가 운동을 하면 그걸 옆에서 보고 따라 하거나 저를 방해하거나 하면서 같이 운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이와 같이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적은 저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이 보이는데, 아이와 종일 같이 있는 엄마가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받게 되겠죠.
아이를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두고 1시간 운동센터에서 운동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까지, 엄마라면 짬짬이 같이 아이와 같이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집안일은 잠시, 미뤄두고 더러운 집안은 하루 정도는 눈 질끈 감고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거든요.
누구나 살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시기 특히 여자라면 산후, 갱년기 이후가 있고, 바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그러니까' 라는 이유로 나를 버려두지 마시고, 꾸준히 관리해주세요. 다이어트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