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과체중 이었던 분 계신가요?
슬프게도 어렸을 때 과체중이었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과체중 혹은 비만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유는 뒤에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최근 아동, 청소년들의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길을 걷다 보면, 마르고 날씬한 아이들과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들로 양극화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동 청소년의 비만율은 1997년도에는 5.8%였습니다. 그런데 교육부 신체 발달 및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2006년도에는 11.6%, 2013년도 15.3%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갈수록 비만도는 높아지고, 특히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아비만은 어떻게 판정할 수 있을까요?
소아비만의 판정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체질량 지수의 백분위(BMI) 이용하는 법, 신장별 표준체중을 이용한 판정 방법, 국제 비만 특별위원회 기준 등이 있으며 적혀진 순서대로 비만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되어 있습니다.
가장 비만도가 적게 나오는 BMI 방법은 소아 청소년 표준 성장도표를 기본으로 체질량 지수가 85~94 백분위수일 때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일 때 비만으로 정하며, BMI가 25kg/m2일 경우에는 백분위수와 무관하게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우리 귀여운 아이가, 혹은 조카가 이 기준에서 과체중 혹은 비만에 걸린다면 다른 기준으로는 거의 무조건 비만에 해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아비만을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신경쓰고 또 신경쓰는 지방, 그 지방세포의 수가 성장기에 결정됩니다.
성인이 되어 살이 찐다면, 지방세포의 크기만 늘어났다 줄었다 하지만, 어릴 때 살이 찌는 경우에는 지방세포의 수 자체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성인기에 살을 뺀다고 하더라도 지방세포의 수 자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즉 소아비만의 경우 지방세포 증식으로 인해 앞으로도 비만으로 살이 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앞서 언급했듯이 아동 청소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64~79%에 달한다고 합니다. 2형 당뇨병, 고혈압, 대사증후군 등의 발생 확률도 더불어 높아지게 됩니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도 살이 찌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우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는 심리적 영향이 당연히 더 큽니다. 또래 집단이 매우 중요한 시기에 뚱뚱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거나 소외를 당한다면 정신적, 심리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성장기 특히 유소년기에는 자제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음식 앞에 매번 무너지는 우리보다 더 심하죠.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단맛을 좋아합니다. 보통 쓴맛이 나는 풀에 독초가 많기 때문에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생존 본능으로 진화된 것입니다.
그래서 빵이나 단 음료에 중독되기 쉽습니다.마트의 단 음료들을 먹고 마시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치킨,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단+짠 조합)에 중독되어, 결국 비만이 되기 쉬워집니다.
즉 어릴 때의 식습관이 성인의 식습관을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소아비만을 더욱 신경써야 합니다.
그렇다면,소아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소아비만은 부모의 역할이 8할 이상이다.
아이의 음식을 결정하는 것은 부모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해 먹거나 사먹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공식품이나 과도한 단맛이 나는 먹거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쓰셔야 합니다.
2. 부모가 먼저 살을 빼라.
부모의 비만율이 높을수록 소아 비만율도 높아집니다. (부모의 BMI가 25이상일 경우, 이하인 경우에 비해 자녀의 비만율이 4배 이상 높다고 함.)
유전적, 체질적인 부분도 작용하겠지만 부모의 식습관이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날씬하게 만들고 싶으면,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그래야 가족의 식습관이 바뀔 테니까요. 엄마 아빠는 야식을 먹고,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만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답니다.
3. 먹는 양을 줄이기 보다는 시간을 정해주고, 음식의 종류를 바꾸라.
소아 청소년기에는 먹는 양을 너무 제한하면, 성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먹는 양을 줄이는 것 보다는 먹는 횟수와 시간을 정해주고 건강식, 자연식품 위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단음료 대신 물을, 과자 대신 과일을, 빵 대신 밥을 하루 3끼 + 간식 1번 정도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해도 비만도는 줄어듭니다.
4. 운동을 강요하지 마라.
몸이 무거운 아이에게 운동을 하라고 줄넘기를 시키거나 달리기를 시키면 힘들어집니다.
운동 말고 노는 시간을 주세요.밖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기, 엄마 아빠와 같이 공놀이 하기, 휴일에는 넓은 공간으로 나가서 놀기 등 노는 시간을 늘려주면 자연스럽게 활동 양이 늘어납니다.
세 살 비만이 여든까지 갑니다.미리 미리 신경을 써서 건강한 체력을 물려주세요.그것을 위해서 우선 우리 자신부터 챙깁시다!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 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