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2살 여자입니다.
서울에서 혼자 산지 4년째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험생활,직장생활, 퇴근 후 대학원, 논문 등 정말 바쁜 생활을 보냈어요.
특히 에너지가 넘치는 밝은 성격이라 남들은 혼자 사는게 너무 재밌어서 결혼 할 마음이 없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작년부터 자꾸 혼자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먹기시작하는거에요.
오히려 수험생이거나 매일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다녀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폭식하지 않았는데
자취생활 4년째인 작년부터 갑자기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심한 폭식을 시작했어요.
물론 평소에 제가 오로지 취미가 맛집을 찾아다니고,
남들보다 먹는 양이 많고
취미가 요리라서 먹거나 요리하는 양에 대해서는
1만큼도 귀찮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에는,
특히 금요일 밤이나 일요일 저녁에는
아무 생각 없이 혼자 있다가 갑자기 냉장고 문을 열고 미친듯이 먹기 시작합니다.
이게 자주 있을 때는 주 3회정도 있고, 1주일에 한번,
괜찮을때는 한달에 한 번정도 있어요.
원래는 그냥 내가 먹고싶은게 있나보다,
오늘 실컷 먹자 이런 생각이었는데...
점점 갈수록 저 자신을 학대하는 정도로
심하게 먹기 시작해요.
제가 지난 달부터 매일 개인달력에 폭식 여부를 다 체크하고 식단을 짜고, 얼마나 먹는지 모든 칼로리와 음식사진을 찍는데
정말 조절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먹어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그렇게 먹는다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는데 폭식 이후로 퉁퉁 부어서 오는 저를 보고 이제 다들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가 너무 땡기고 불편하면서, 온 몸의 세포들이 다 터질것처럼, 폭식 후 3일정도는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간질간질 하면서 통증이 있고 너무 힘듭니다...
폭식 관련된 여러 논문을 찾아보고
(제 전공이 상담심리라서)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혼자 사는 외로움인가?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사실 가족과 함께 있을때는 전혀 폭식 생각도 안들고 음식에 대한 욕구가 그렇게 강하지도 않거든요...
사실 오늘도.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오늘도 폭식을 해버렸어요.
제가 폭식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지금도 멍하니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다가
이번에 다신 8기를 통해 정신과 치료 대신에 이걸로 제 폭식증을 치유해보자는 결심에 이렇게 자기 전,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오늘 먹은 양,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의 폭식 계기는 스미 다이어트에서 아침 점심은 잘 먹고
(먹고싶은 것을 먹고, 더이상 스스로를 억압하거나 너무 굶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저녁은 거의 간단하게 단백질 쉐이크만 먹으려고 오늘 계획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와의 약속이 생겨서 제 다이어트 계획에 차질이 생긴거에요.
오늘 아침에 제가 직접 만든 두부버섯들깨크림리조또(?) - 3종류의 버섯, 두부, 우유, 치즈, 들깻가루, 파, 청양고추
에 상추쌈을 먹었고
점심에도 불고기에 상추쌈 가득, 밥 아주 약간(사진보다 남겼어요), 아욱국의 아욱.
이렇게 먹으니 오후까지 포만감이 유지되고 정말 좋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저녁 약속이 생기니까 친구와 매운갈비찜을 먹고, 찜닭은 거의 손을 안대서 집에 포장해왔어요.
친구와는 녹차빙수 절반정도 먹고, (오늘은 치팅데이라는 마음으로) (이때부터 거의 정신을 잃은 것 같아요...)
유명 빵집에 들어가서 빵을 딱 한개만 사고 (여기까지도 나쁘지 않았어요)
집에 와서 야금야금 먹는데 그때부터 정신을 잃기 시작하는거에요.
그러더니 포장해온 찜닭 한마리를 거기서 다 먹고, 먹은 후에 단 것이 땡겨서 빵을 다 먹어버리고,
냉동실에 쑥개떡 2개, 견과류 두봉, 비상용 오뜨 초코케익 1개, 매실 액기스... 이걸 정신없이 먹었어요.
아마 먹을게 더 있었다면 계속 먹었을 거에요...
결국 오늘 칼로리가 3200kcal 정도 됩니다....
지난주 폭식도
아침 점심 정상적으로 먹고
오후에 간식으로 3명이서 교촌치킨을 먹었는데 나름 양이 부족했나봐요.
저녁 9시에 대학원 다녀 온 후 집에서 혼자
바베큐 치킨 한마리를 시켜 그 자리에서 다 먹고, 개떡 8장, 고구마 2개를 먹었어요.
저의 일반적인 폭식 패턴은
빵 - 치킨 - 라면 - 단 과자 - 고구마 - 개떡
거의 이 6개 종류를 모두 다 먹습니다.. (오늘 라면과 고구마만 빠졌네요)
폭식을 할 때에는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 정신없이 뛰어가서 폭식거리를 사옵니다.
빵도 3개를 먹어도 3개를 한꺼번에 사오는게 아니에요.
조금만 먹어야지 하는 마음에서 1개만 사고, 빵집에 나오면서 막 뜯어먹어요.
그리고 다시 막 뛰어가서 또 하나를 더 삽니다. 집 도착해서 다 먹자마자 또 다시 빵을 사러 뛰어가요.
단걸 먹으면 매운게 땡겨요. 그럼 진짬봉이나 볶음너구리같은 자극적인 라면이 땡겨요.
이번엔 편의점으로 뛰어갑니다.. 라면을 먹었으니 에라모르겠다 치킨을 시켜요.
이렇게 제가 먹는걸 친구들이 믿지 않다가도
저와 매일 식단 공유하는 친구가 제 모든 일상을 보더니, 정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정말 괴롭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 집 냉장고를 테이프로 붙여뒀구요, 냉장고 안열려고 속에 있는 물건도 다 적어뒀어요.
그리고 제가 건강을 잘 안챙기냐? 전혀 아닙니다.
해독주스도 잘 만들어먹고 건강식, 영양제, 종류별로 다 챙겨먹고, 온갖 다이어트 서적은 다 읽고있어요.
틈나는대로 운동도 하려고 하구요,
폭식을 치료하려고 아침마다 명상과 108배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래도 안되네요... 너무 괴롭습니다.
어제도 엄마와 통화하다 펑펑 울었네요..
밖에서 놀기좋아하는데 폭식이나 살찔까봐
또는 한번먹으면 폭식 조절이 안될까봐 주말에 약속도 안잡아요 ㅠ 너무 힘들어요....